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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수영 입문기 - 반면교사가 새옹지마로 변하다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실력은 개미 콧구멍 크기만큼씩 나아지고 있다. 갑자기 개그 코너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그건 니 생각이고.' 벼룩 콧구멍 크기만큼씩 좋아지는 걸로 합의를 보자. 개미, 벼룩한테 콧구멍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새벽에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대견하다. 심지어 남들보다 10분이나 먼저 풀에 나와 혼자 연습을 한다. 이제 킥판을 잡고 물위에 떠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지는 된다. 물론 숨을 쉬러 물밖으로 머리를 들면 어김없이 가라앉는 문제는 있다. 나의 사전에 완벽이란 없으니까.

 

오늘 수영을 처음 배우는 남자 한 명이 새로 왔다. '음 파' 와 물장구를 배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랬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저 단계에서 포기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수영을 배우며 답답한 것은 나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사의 말만으로 나의 문제점을 알기란 쉽지 않다. 웃긴 모양을 직접 보고 실컷 웃어야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배우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나의 문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이런 걸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하던가?

 

결국 머리를 들면 가라앉는 문제점은 한시간동안 고쳐지지 않았다. 강사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깨우치지 못하였다. '괜찮아. 벼룩 콧구멍만큼씩이라도 좋아지고 있으니까.'라며 다음 시간을 기약하였다. 긍정적인 마인드.

 

처음 온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한시간을 잘 마쳤다. 다행이다. 게다가 머리를 들어도 가라앉지 않는 경지를 벌써 깨우치더라. 강습을 시작 삽십 분만에 이미 나를 추월했다. 수영천재가 나타났다......

 

환불기간 지났나? 포기할까? 이런 걸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던가?

 

 - 반면교사(反面敎師) -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를 이르는 말

 

- 새옹지마(塞翁之馬) -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 다음 어학사전에서...

 

Written by 잠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