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려서 게임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엔 학교 끝나고 잠시나마 꼭 오락실에 들리고는 했다.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하기 위해 PC방을 가기도 했다. 스타의 인기는 E-스포츠라는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었고 프로게이머라는 스타를 만들어 냈다. 나도 그렇게 E-스포츠를 문화로 생각했고 게임도 즐기며 어른이 됐다. 근데 언제부턴가 난 약쟁이가 되었다.


작년 4월 30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외 13명은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같은 중독물이라고 자기 마음대로 규정해버리더니 이것을 관리하는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 했다. 순식간에 난 마약사법과 같은 등급의 범죄자가 됐다. 


게임업계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을 들쑤신 것이 처음 아니다. 셧다운제(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게임을 할 수 없도록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의 접속을 강제로 막는 조치) 강화를 시작으로 게임업계 매출 1% 징수, 게임중독법까지 다양했다. 물론 제대로 발효된 것은 없지만 소식만으로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그들이 말하는 게임의 문제점



공청회에서 그들이 말하는 게임의 문제는 술, 마약, 도박과 같은 중독물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법안을 발의한 신의지 의원은 게임을 ‘행위 중독’이라고 규정하며 보건복지부의 관리가 필요한 행위라 말했다. 더불어 게임에 중독될 경우 게임을 따라 범죄를 저지르는 모방범죄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최영현 실장은 “게임은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 국민 개개인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4대 중독은 해결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게임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중독성이 심한 게임을 하는 것은 가정의 행복을 빼앗아 간다는 점과 그 아이들이 커서 모방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게임의 선정성은 아이들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인터넷 게임 과몰입은 사회, 경제적 폐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이 언제부터 사회, 경제적으로 폐해를 주고 아이들의 정서를 침해 했으며 어떤 모방범죄가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게임은 사회악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특히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술, 마약, 도박, 게임 중독으로부터 사회를 구하겠다.”라고 말하며 게임은 마약 술보다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



더불어 황 의원은 지난 7일 국제친선 조찬 기도회에서 “하나님 이외에는 어떤 것에도 메여서는 안 된다. 중독은 하나님 이외에 메이는 것. 신앙으로 중독문제를 해결해가자.”라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며 다시 게임중독법을 도마에 올렸다.



  말하고 있는 그들의 문제점



그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것은 “게임을 해본 적 있는가?”이다. 게임을 사회악이라 말하는 그들은 과연 그것을 해본 적이 있냐는 것이다. 물론 마약사범을 검거하는데 있어서 마약을 해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마약은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인식은 어린아이도 갖고 있다. 마약과 게임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른, 즉 기성세대다. 사실상 그들이 커감에 있어서 게임을 접할 기회는 없었다고 생각된다. 인터넷이나 컴퓨터도 제대로 못하는 양반들이 무슨 게임을 해봤겠는가.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봤다면 알겠지만 게임을 했을 때 중독되는 경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당히 게임을 즐긴다. 그 와중에 몇몇이 심하게 중독되어 사회생활도 접고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라면 낚시의 중독도 굉장히 심각하며 당구중독도 생각해봐야한다. 중독은 개인의 차이고 절제의 문제다. 게임중독인 사람은 다른 어떤 무엇인가에 빠졌을 때에도 헤어 나오지 못 할 것이다. 비단 게임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17년 전 우리 사회에 타마고치(たまごっち: 애완동물을 기르는 휴대용 게임기로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아이들은 열광했다. 아이들은 이 게임기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2명에 1명꼴로 타마고치를 했다. 그리고 매스컴에선 연일 타마고치가 아이들을 망치고 있으며 교권을 침해한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아이들의 성장에 방해가 되며 정서가 불안정해진다고 떠들어 됐다. 



당시 아이들은 정말 타마고치에서 못 헤어 나올 정도로 게임을 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타마고치는 추억속의 장난감이 됐고 타마고치가 죽으면 많은 아이들이 자살을 할 것이라는 소리는 개소리가 됐다.



 그들이 모르는 문제점



게임에도 큰 문제가 있다며 단연 언어폭력이다. 이미 인터넷을 포함한 온라인 언어폭력은 사회적 문제다. 게임 내에서의 언어폭력도 심각한 사태다. 먼저 해야 할 것은 게임을 규제가 아니라 온라인상에서의 언어폭력에 대한 처벌이다.


온라인 언어폭력 상황은 생각보다 굉장히 심하다. 많은 이들이 악성댓글과 언어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심하게는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좌시한 체 왜 애먼 게임만 잡는지 이해할 수 없다. 솔직히 게임 때문에 자살한 사람은 없지 않은가?


게임 모방범죄가 무섭다면 게임 모방범죄에 관한 처벌을 강화해야지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처사다. 바바리맨 잡겠다고 바바리코트 못 입게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정녕 아이들의 게임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게임보다 재미있게 놀 수 있게 세상을 만들어 주면 된다. 그럼 게임을 하라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놀지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게임은 그저 스트레스 해소용이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프랑소와즈 사강은 마약으로 인해 법정에 섰을 때 이렇게 말했다. “나를 파괴할 권리는 나에게 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도 그것이 옳은 선택이든 나쁜 선택이든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마저 그들이 박탈할 이유는 없다. 

마지막으로 공부만 하는 아이들을 보고 싶으시면 본인들 자제분들만 시켰으면 좋겠다. 나는 내 아이들과 게임하면서 키울 테니까.


written by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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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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