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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밥 먹는 앵무새] 영국의 대표 음식, 피쉬앤칩스(Fish and chips) 영국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빅벤(Big Ben), 타워브리지(Tower Bridge), 웅장한 대성당들, 영국 차(tea), 빨간색 2층 버스, 축구, 펍, 셰익스피어, 해리포터 등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제국이었던 만큼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많겠지요. 그런데 음식 얘기는 빠졌네요. 영국에서 조금이라도 지내셨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음식이 좀 그렇긴 하지요. 하지만 오늘은 ‘영국의 음식’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몇 되지 않을 요리들 중에서 대표인 피쉬앤칩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피쉬 앤 칩스의 역사와 문화 피쉬앤칩스는 19세기 후반 영국 북해의 트롤어업의 발전과 항구와 주요 거점 산업도시를 이어주는 열차의 발전과 함께 노동자계층의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음식으로 부상하게.. 더보기
[차 마시는 앵무새] 내 생애 첫 커피 고은 시인의 생애 첫 커피。 “전쟁 때는 여기 선착장 바로 앞까지 미군 부대 헌병이 있었어. 그때는 헌병이 휘발유 몇 드럼을 파도에 떨어뜨려서 팔아먹었어. 내가 본부 운수과에 있을 때 조사하러 나온 적이 있었거든. 여기까지가 미군 부대였으니까. 그때 처음으로 커피를 마셔 봤어. 미군 헌병이 큰 깡통에 들어 있는 커피를 주는 거야. 그야말로 원두커피지. 먹어 보니까 고소하더라고. 그런데 배가 고프니까 그걸 꿀떡꿀떡 다 먹었어. 그게 몇 리터더라? 무척 큰 거였는데 그걸 다 먹고 정신이 이상하게 됐어. 그래서 야전 병원에 실려 갔잖아. 그때 커피 병에 걸려서 혼이 났어.” 위의 짤막한 글은 고은 시인의 인터뷰 내용이다. 선생님이 33년생이시니까 그의 20대는 1950년대, 그리고 한국전쟁 때를 말하겠다. 미.. 더보기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1 [특선 요리] 연말 달력 이야기 1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집을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대여섯 정거장을 지났을까. 나는 자리에 앉아 보고 있던 책을 가방 속에 넣어 버리고 새삼스럽게, "이젠 정말 연말이군!" 하였다. 달력의 숫자가 12월 31일이어서가 아니라 지하철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른 포오즈로 앉아 있어도 표정만은 한결 같다.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표정은 무엇보다도 더 나에게 2012년의 마지막 날이란 느낌을 풍겨주었다. 반대편 문이 열리며 50대 후반의 아저씨가 탄다. 감색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넘긴 모습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얼굴 가득한 함박웃음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편안해지는 기분을 돋워주는 것이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 생각하면.. 더보기
간식거리, 여자의 원초적 본능. "모모씨, 이리와서 좀 먹어요. 왜 이렇게 안먹어요?""아...저, 점심 먹은지가 얼마 안되서 간식은 그냥 그러네요.""에이~남자가 되가지고 점심가지고 되겠어요? 이리 와서 이거 빵이랑 뻥튀기도 좀 먹어요." 지난 약 4년 동안 일을 하면서 주구장창 들었던 이야기다. 현재 시간 오후 2시 30분, 사무실의 여성 한 분이 조용히 나가더니 이내 빵봉지와 뻥튀기를 산더미 만큼 들고 들어온다. 간식이 도착하면 순식간에 우르르 달려가 와글와글 떠들면서 이걸 먹는건지 흡수하는건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먹어치운다. 참고로 점심은 12시 30분에 다 먹은거다. "아, 너무 배부르다~~~이제 못 먹겠다. 다이어트 해야되는데 아놔 미치겠네~~""맞아맞아, 우리 요거까지만 먹고 오늘은 끝하자!" 말만 그렇지 ㅠㅠ. 그렇게 .. 더보기
스타벅스는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비싸다, 그리고 맛있다.]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한 후 커피를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에 들렀다. 나는 카라멜 마끼아또, 친구는 프라프치노를 시켰다. 뭔가 입이 심심해서 디저트로 초코 케익도 하나 주문했다. 커피 두 잔에 케잌 하나의 가격은 대략 1만 7천원. 참고로 이날 친구와 먹은 점심은 6천 원짜리 냉면이었다. 나는 대학시절 내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냈다. 단순 서빙이 아니라 직접 커피를 만드는 일을 했다. 그래서 커피 맛이라면 간 정도는 제법 볼 줄 안다. 내가 커피 만들던 당시까지만 하더라도(제대 무렵이니 2005년 쯤이다) 커피숍은 그리 많지 않았다. 고작해야 작은 영세 브랜드가 동네에 몇 군데 있었을 뿐이다. 커피숍을 찾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커피 문화라는 자체가.. 더보기
갱시기는 맛있다 한적한 일요일 초저녁. 초등학교 동창 녀석 결혼식 다녀온 남자 셋은 헤어지기 아쉬워 당구장에 들어섰다. 당구 한 게임이야 1시간이면 충분하고 다시 길을 나선 세 남자는 번화가 한 커피숍에 들어갔다. 다 큰 사내 셋이 모이면 당연하듯 술자리가 마련되는 것이 상정이겠지만 잔 기울이기엔 이른 시간이요 저녁을 먹자니 아쉬운 시간이었다. 사내 셋이라 해도 자리가 없어 말 못했지 자리만 있다면 여자들 못지않은 수다다. 이 날 오랜만에 모인 세 남자의 화두는 음식이었다. 이 : 요즘 장사는 어떠냐? 손님은? 진 : 자꾸 나이가 있으신 손님들이 와서 걱정이다. 우리 집 컨셉은 젊은 여성인데 말이야.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와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 보쌈에는 왜 김치가 없냐? 찌개는 너무 달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에게 .. 더보기
두 남자의 커피 비긴즈 두 남자의 커피를 마신 기억은 군대를 기점으로 나뉜다. A(31세): 글쎄, 군대 전에 뭘 마셨는지 기억이 전혀 안나요. 그냥 믹스커피 정도는 마신것 같기도 하고. 그만큼 별 생각이 없던 거겠죠. B(30세): 대학동기 두 사람과 어딜 놀러가던 중 동료 한 사람이 마트에서 음료수를 사겠다며 뭘 마실지를 물었어요. 그 때 두 사람은 캔커피를 택했고, 저는 베지밀을 선택했죠. 전 군대가기 전까지 한번도 안 마셔본 것 같아요. 두 남자의 커피와의 인연은 군대에서부터 시작된다. A: 특수한 보직이었죠. 적기를 레이더로 감시하고 보고하는 뭐 그런 보직이라. 새벽12시부터 아침 7시반까지 근무하는 일이 잦았죠. 그 때 마침 에스프레소 정도를 마실만한 육군호랑이가 그려진 컵을 누군가가 줬죠. 아마도 간부였던 것 같은.. 더보기
호빵은 따뜻하다 뭐랄까. 차가운 바람이 볼이 아리도록 불어도 겨울은 따뜻하다고 말한 것 같다. 하지만 겨울은 따뜻하지 않다. 춥고 쓸쓸함의 대명사다. 그래도 나에게 겨울은 따뜻했다. 정확히는 나를 따뜻하게 했던 것들이 많았다. 호빵도 그중 하나다. 나를 따뜻하게 하는 것. 겨울을 가장 먼저 알리는 것이 호빵이다. 내 입에서 호호 입김 나올 때쯤 슈퍼든 편의점이든 모락모락 피어나는 호빵이 겨울을 알린다. 거리 걷다 호빵 연기 피어나면 ‘이제 겨울이 오나’한다. 그리고 그 즈음이면 어머니가 장보며 호빵 한 봉지를 사오시고는 한다. 그러면 확실한 거다. 겨울이 왔다고.사실 호빵은 찐빵이다. 맛도 비슷하고 만드는 형태도 비슷하다. 달달한 단팥을 넣은 동글동글한 흰 빵에 넣은 모양이 딱 찐빵이다. 단지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가정.. 더보기
편의점 음식 어디까지 먹어봤니? - 식사편 - 잠시 새벽일을 한 적이 있다. 새벽일이라면 짐작하겠지만 공사현장에 나가는 거였다. 5시 일어나 차로 부지런히 달리면 7시쯤 현장에 도착한다. 새벽에 일어나본 이라면 알겠지만 씻을 시간도 부족한 아침이다. 매번 대충 국에 밥 말아 마시듯 먹거나 운 좋게 컨디션 좋아 일찍 일어난 날이면 그나마 밥상 구색 차려 한술 뜨는 게 전부다. 나중엔 체력 딸려 잘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허다해 빈속으로 나가는 게 일수였다. 그래도 나는 부지런한 어머니 덕에 그나마도 잘 챙겨먹은 경우였다. 함께하는 동료들은 대부분 아침을 거르고 출근했다. 전부라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현장엔 아침 해결할 함바집도 있었지만 상태가 군대 짬밥보다 못했다. 그러다 보니 조회 후 식사 대부분은 편의점에서 해결했다.편의점에서 파는 음식들은 생.. 더보기
커피우유 어릴 적 내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딱 두 가지가 있었다. 육회 같은 생고기류가 하나였고 또 하나는 바로 커피였다. 어머니는 유독 이 두 가지 음식을 못 먹게 했었는데 생고기야 면역 약한 아이들에게 안 맞을 수도 있다 치고 커피는 왜 그랬나 모르겠다. 항상 어머니의 말로는 “커피는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아니란다.”라고 어린 나를 설득하고는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린 녀석이 커피를 마시고 잠을 못 잘까봐 걱정하셨던 것 같다. 뭐 카페인이 몸에 좋은 것도 아니니 말이다. 더불어 지금과 다르게 인스턴트 커피 밖에 없던 시절, 절대로 인스턴트는 입에 못 대게 하셨던 어머니 의지의 한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고1 때 맞췄던 교복도 작아질 만큼 시간이 지났을 때 무렵 같은 반 친구 녀석이 커피를 마시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