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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2 앞 이야기 -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1 감색양복을 멋지게 입은 사람이 은행창구에 앉아 있어. 맞아. 아까 봤던 달력아저씨야. 이때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네. 은행직원이 마주 웃으며 말을 건네고 있어. 우리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볼까? "상환이 완료되었어요. 축하합니다. A고객님" 이름을 듣지 못해서 급하게 A라고 했어. 괜찮지? 우리 아저씨는 여전히 웃고 있어. 지하철에서의 아저씨가 해준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아마 이때가 은행대출을 모두 갚은 시점인 모양이야. 아저씨 축하해요. 앞으로 탄탄대로만 남았네요. "덕분에 아주 빨리 갚은 것 갚아요. 고마워요." 하고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섰어. 이제 집으로 달려가 아내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일만 남은 거지. 근데 아저씨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더보기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1 [특선 요리] 연말 달력 이야기 1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집을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대여섯 정거장을 지났을까. 나는 자리에 앉아 보고 있던 책을 가방 속에 넣어 버리고 새삼스럽게, "이젠 정말 연말이군!" 하였다. 달력의 숫자가 12월 31일이어서가 아니라 지하철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른 포오즈로 앉아 있어도 표정만은 한결 같다.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표정은 무엇보다도 더 나에게 2012년의 마지막 날이란 느낌을 풍겨주었다. 반대편 문이 열리며 50대 후반의 아저씨가 탄다. 감색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넘긴 모습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얼굴 가득한 함박웃음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편안해지는 기분을 돋워주는 것이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 생각하면.. 더보기
지구 멸망과 동지 팥죽의 관계 [주방에서] 지구 멸망과 동지 팥죽의 관계 “12월 21일? 세상이 망하는 날이잖아. 지구 종말, 마야사람들 똑똑해요. 진짜로 멸망할거야? 사과를 심을까? 여긴 배잖아. 그럼 배를 심어야지.” 요리사가 불안해하네요. 선장이라는 사람이 한소리 하니 요리사가 아까부터 저러고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은 요리사에게 밥 얻어먹기 힘들 수도 있겠어요. 나쁜 선장 같으니라고. “2012년 12월 21일이 무슨 날인줄 알아?” 선장이 이렇게 말했는데요. 그날에 요리사에게 무슨 큰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걱정입니다. 요리사가 없어지면 제가 굶어 죽을 수도 있거든요. 옆에서 숙취를 이기기 위해(?) 해장술을 마시고 있던 선의가 끙끙거리면서 물어보네요. 그리고 선장은 대답을 하고요. 선의 “선장이 지구 멸망 같은 거 기다릴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