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해는 뜬다] 우리 동네 해돋이 명소

 

  자. 2012년도 마지막 날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시간의 구분이 뭐 그리 중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항상 이때가 되면 어쩐지 경건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쯤되면 2013년 첫 해돋이 생각을 하게된다.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2012년을 돌아보고, 2013년의 각오를 다지고 싶어하는 것이 똑같은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차를 몰고 세네시간을 달려 바다고 산이고 가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그리고 또 갔다고 치자. 바다나 산에서 해돋이 보는 게 뭐 그리 쉬운 일인가? 해돋이 보는 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거 다 핑계다. 인정하자. 운이 없는거다. 당신 운 없는 걸 왜 조상님 탓을 하나?

 

  해돋이를 볼 수 있다고 치자.(조상님께 감사해라. 조상님 덕이다.) 장열히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각오를 다지고 돌아서는 순간 마주한 광경은 당신을 분노케 한다. 그곳에는 커플이 있다. 깍지 낀 손을 모으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해돋이 보러 왔으면 해나 볼 일이지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남자가 말한다.

 

  "우리 애기 눈에서 해가 뜨네. 소원 빌어야겠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러면 무슨 좋은 방법 없냐고?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쓰는거다. 그래서 당신도 '서울 해돋이', '우리 동네 해돋이'로 검색해서 여기 들어온 것 아닌가?

 

1. 우선 6시 41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7시 41분에 해가 뜨니 한시간 전에는 일어나야 한다. 해돋이 보는 데 중요한 건 시간이지 장소가 아니다.

 

2. 따뜻하게 입고 집밖으로 나간다. 이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밖은 생각보다 춥고 어둡다. 반드시 극복해야 된다.

 

3. 겨우 나왔다. 이제 캔커피를 사자. 뜨는 해를 보며 마시는 따뜻한 캔커피는 상당하다. 편의점 알바생에게 '새해 복 많이 받아요.'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말라.

 

4. 이제 해뜨기까지 30분 정도 남았다. 우리 동네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가장 높은 곳이 어딘가? 동네 뒷산이든, 아파트 옥상이든 상관없다. 출입이 가능하면서도, 동쪽에 가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 평소 자기 동네에 애정이 있다면 쉬운 일이다.

 

5. 생각해냈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자. 시간이 빠듯하다. 도착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나뭇가지가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심하면 어제까지 없던 건물이 생겼을 수도 있다. 나만의 해돋이 포인트를 찾자. 방향을 모르겠다면 지도 어플을 활용하자. 지도 오른쪽이 동쪽이다.

 

 

  잠시 기다리면 해가 뜰 것이다. 2013년의 첫 해를 보며 소원을 빌며 각오를 다지자. "올해에는 꼭 ㅇㅇ할 것이다." 큰소리로 외쳐보자. 행운을 빈다. 이제 캔커피를 마셔봐라. 꿀맛이지 않은가? 당연하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했으니 배가 고플만도 하다. 집에 가서 아침밥을 먹자. 2013년 첫 아침밥을 먹고 기운내서 일년을 사는거다.

 

  생각보다 실망스럽다고? 신년 아침에 부지런을 떨었고,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해돋이 포인트를 찾았다. 뭘 더 바라는가?

 

  '우리 동네 해돋이'라는 포스트(http://blog.naver.com/jyleen/60176739058)에 가보자. 왠만한 해돋이 명소 보다도 멋진 광경이지 않은가? 우리 동네에서 이것보다 더 멋진 해돋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잘 찾아보라.

 

written by 요리사 지망생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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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도 해는 뜬다'

 

  너무도 당연한 이 말이 머리속에 등장했을 때, 자전거를 타고 한강다리를 건너던 중이었다. 해뜨기 직전의 어스푸레하던 하늘을 기억한다.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비치기 시작했다.

 

  바로 전까지 새벽 한강변을 자전거로 달렸다. 새벽 자전거는 처음이다. 밤까지 내리던 비는 어느새 물러가 있었다. 얼굴을 스치는 공기가 상쾌했다. 며칠째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는 순간은 한번도 같았던 적이 없다.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잘 알 수 있는 곳이 자전거 위이다. 하늘, 공기, 바람, 풍경, 사람, 강물은 때때로 변했다. 그걸 보는 재미가 있다.

 

  페달을 밟는 마음도 수시로 바뀐다. 밖의 풍경에 관심을 가지다가도 어느 순간 안의 풍경을 보고 있었다. 그날도 그랬다. 갑자기 찾아온 생각에 온통 정신이 팔렸다. 화를 내다가도, 후회하고, 원망하다가도, 체념했다.

 

  마음 속을 달리다 지쳐 집에 돌아가던 중이었다. 눈을 돌려 밝아진 밖을 바라봤다. 바로 그때 문장은 조합되었다.

 

  지금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보일만한 곳을 찾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페달을 부지런히 밟았다. 해는 볼 수 없었다. 방향은 맞았지만 큰 건물이 시야를 방해했다. 시간이 꽤 흐르고 나서 자리를 떴다.

 

  해를 보지 못해도 날은 밝는다. 주위에 오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회사나 학교에 가려고 일찍부터 일어난 사람들이리라.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서둘러 자전거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 아침 이후로 '서울에도 해는 뜬다'라는 말이 수시로 떠올랐다(늦잠만 자는 주제에). 그리고 최근 들어서 뜨는 해를 보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 서울에서 뜨는 해를 보기 시작한 계기를 쓰려다가 이상한 글이 되어버렸다...

 

written by 요리사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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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해는 뜬다] 해는 기다리지 않는다

 

  ....어윽!

 

  변기에 앉아 힘을 준다. 쾌변이다. 잠시 행복감을 느낀다. 며칠 규칙적인 생활을 했더니 장운동이 좋아진 모양이다. 물을 내리고 옷매무새를 추스르다 문득 생각한다.

 

  '잠깐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아, 맞다. 해돋이 보러 하늘공원에 온거지.'

 

  그렇다. 나는 해가 뜨는 것을 보려고 하늘공원에 왔다. 시계를 본다. 오전 7시 53분이다.

 

  새벽에 휴대폰 알람소리에 잠이 깼다. 몇 번을 고민하다 '일.어.나.자.'라고 중얼거리며 정신을 차렸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도 용케 옷을 찾아 입고 집을 나섰다.

 

  녀석의 기운을 느낀 것은 그때였다. 용트림을 하는 녀석을 달랬다. 괜찮아, 라며 녀석을 잠재웠다. 그게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하늘공원에 왔다. 커피와 음악도 빠뜨리지 않았다. 공원 동쪽에 있는 하늘계단을 오르며 상쾌한 설렘을 느꼈다. 어제와 달리 날씨가 좋았다. 별이 보였다. 오늘은 기필코 해돋이를 보리라 다짐했다.

 

  하늘계단 꼭대기의 전망대에 자리를 잡았다. 하늘공원까지 갈까 고민하기도 했다. 높이 차이도 크지 않아 보이고, 무엇보다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없어 마음에 들었다.

 

  시계를 보니 오전 7시 20분, 해뜨기 24분 전이었다.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몸을 움직여 추위를 녹이기도 하고, 해가 뜨리라고 생각되는 곳을 향해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도 했다. 조금 추운 것만 빼면 아주 완벽했다.

 

  사건은 항상 중요한 순간 직전에 터진다. 사건은 오전 7시 41분에 일어났다, 범인은 녀석이다. 추운 날씨 탓으로 녀석이 잠을 설친 모양이었다.

 

  '이런, 3분, 3분이다. 제발 좀 가만히 있어.'

 

  아까와는 달리 온몸의 기운을 끌어모아 녀석을 무력진압했다. 순순히 말을 듣는 듯 하더니, 녀석은 방심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박을 풀고 달아났다.

 

  7시 43분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선택을 해야 했다. 해돋이냐, 팬티냐. 결정은 빨라야 했다. 순간 화장실이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곳을 향해 냅다 달렸다. 선택은 팬티였다.

 

  장소는 하늘공원 입구이고, 방향은 북서쪽이다. 북동쪽만 되었어도 달리며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정북만 되었어도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기만 하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북서쪽이다.

 

  뒤를 돌아볼 틈도 없다. 시계를 볼 틈도 없다. 머뭇거릴 틈이 없다. 잘못하면 해가 고개를 내미는 것을 눈으로 보는 대가로 녀석이 고개를 내미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터였다.

 

  이 순간에도 등뒤의 해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여유따윈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뒤는 앞에서 이야기 한대로다.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고, 기분 좋게 녀석을 떠나보냈다.(녀석은 과연 그럴만한 녀석이었다.)

 

  7시 56분에 해와 마주한다. 해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해는, 맨 뒤에서 기회를 기다리다 절묘한 코너링으로 무섭게 치고 나가는 3000미터 쇼트트랙 선수처럼, 고개를 내밀자마자 순식간에 하늘로 치고 올라갔다. 가슴 졸이며 지켜보다 잠시 화장실 간 틈에 중요한 순간을 놓친 시청자가 바로 나다. 1위과 2위의 차이는 벌써 2바퀴 반, 무난히 우승할 것이다.

 

  섭섭한 마음으로 해를 쳐다본다. 해는 부드러운 햇빛을 내비친다. '허허, 또 뜨잖아. 내일 보면 되지. 아니면 모레도 있고.' 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

 

  그래 내일은 기필코 보리라. 꼭 화장실은 들릴 것이다.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못 기대된다.

 

written by 요리사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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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해는 뜬다] 가장 어두운 밤의 위로


07:15


  남산을 오르는 버스에 있다. 아마 첫차인 듯하다.. 함께 하는 이들은 네다섯명 정도. 다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창밖만 바라본다.

  아직 주위가 어둡다. 저멀리 도시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가로등 불빛과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는 아침의 불빛이 교차하고 있다. 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빛의 경쟁. 승리자는 없다. 반복만이 있을 뿐...

  그런 날이 있다. 랜덤으로 틀어놓은 노래가 지금 내 상황과 우연히 겹치는 날.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된 듯한,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슬픔은 날 가로질러 저 멀리 또 흘러가는데
  허무했던 숱한 밤을 지나서
  또 다시 돌아오는 공허한 공기들
  태양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기회는 언제고 반드시 찾아온다 하지만

   

  스위트피의 가장 어두운 밤의 위로가 이어폰에서 흘러나온다. 위로...그래 나는 남산 위로 간다.



07:35


  주위는 조금 밝아져있다. 해가 뜨는 시간 7시 43분 41초.

  남산에 도착해서 동쪽이 가장 잘보이는 곳을 찾아다녔다. 지금 나는 시야가 트인 비탈길 중간에 서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따뜻한 캔커피를 만진다. 손끝에 전해지는 온기가 긴장을 풀어준다.

  일출을 보려 한다. 동지날을 기점으로 길어지기 해가 보고 싶었다. 지난 밤에 마신 술 때문일 수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생각때문일 수도 있다. 각오를 다지고 싶었나?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지금 나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

  나는 가장 긴 밤의 끝자락이라는 시간 속에 있다. 산자락이든 도시의 빌딩 사이든 붉은 빛이 내비치면 나는 어떤 시간 속에 있게 될까?


  나는 가장 긴 밤의 한가운데 있다. 

  나는 가장 어두운 밤의 한가운데 있다. 
  그리고 길어지는 태양 앞에 있다.  



08:01


  그저 이쪽이거니 추측할 뿐이다. 거기에는 흘러가는 구름이 있다.

  해는 뜨지 않았다. 아니, 해가 뜨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집을 나설 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올려다 본 하늘에는 전날 눈을 뿌린 구름이 물러나지 않고 있었다. 

  10초의 고민, 그리고 무엇에 이끌린 듯 남산을 향했다. 구름이 걷힐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였는지, 동쪽하늘에 구름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이었는지 알 수 없다. 아무 것도 기대하거나 자신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흘러가는 구름을 본다. 구름 뒤 해를 상상한다. 보이는 듯도 하다.



08:49


  버스로 오른 길을 걷는다. 도시의 풍경이 거기에 있다. 아침의 불빛들만이 그곳에 남아있다.

  나는 무얼 한걸까? 평소와 달리 일찍 일어났고, 추운 날씨에 산을 올랐다. 10분 남짓 적당한 장소를 찾았고, 동쪽을 30분 남짓 바라봤다. 길어지는 해는 보지 못하고, 해를 상상했다. 그리고 걷는다.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산을 다 내려오고 큰길로 나섰다. 그 순간 구름 위로 해가 뜨는 것을 본다. 아주 좁은 구름의 틈이다. 그 사이로 해가 보인다. 해를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보고 있지 않아도 태양은 뜬다.'

  해는 다시 구름 아래로 사라졌다.


  

17:12


  카페에 앉아 글을 쓴다. 일몰 시간은 오후 5시 17분 40초다. 오후 내내 나와있던 해는 방금 빌딩숲 아래로 넘어갔다. 5분 뒤면 해의 자취는 아예 사라지고, 가로등 불빛이 위세를 떨칠 것이다. 다시 밤이 된다. 어제보다 1분 정도 짧아진 밤이다.

  

  밤이 되면,

  글은 집어치우고 나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스위트피 - 가장 어두운 밤의 위로

youtu.be/ud71GYV1RhM


 

written by 요리사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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