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

[500원] 옛 애인 선물 처리법 한창 매서운 겨울 날씨의 연속이다. 기세등등한 동장군 덕분에 옷깃을 여미는데 힘이 들어가서 점퍼 지퍼가 고장이 나 버렸다. 지퍼에 달린 고리가 끊겨져 버린 것이다. 쇠고리였는데… 초강력 따뜻한 이 털 점퍼는 ex-girl friend의 선물이다. 보편적으로 오랫동안 연애를 하게 되면 연인들에게는 사시사철의 선물들이 쌓여져 간다. 특히나 한국의 연인들은 철마다 서로 챙겨줘야 할 기념일들이 넘치지 않은가. 하지만 헤어지게 되면 이것들은 처치곤란에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다. 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남겨두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해결법은 다르다. 어떻게 헤어졌느냐에 따라, 얼마냐에 따라, 팔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대체로 커플링), 애착에 따라, 추억에 따라 등등등. 얼마 전 지인에게 이 잠바에 대해서 얘.. 더보기
겨울은 살아 온 날에 대한 추억이다 금방 입동이 지났다. 지났다고 표현할 정도로 긴 날도 아니지만 겨울이라고 달력에서 먼저 알려준다. 동결. 겨울은 확실히 모든 것이 멈춘다.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학교도 얼어가는 물 마냥 조심스럽게 흐른다. 회사도 한해 마무리라며 의기투합보단 훈훈한 기운이 돈다. 가을 내 화려하게 수놓았던 나무들의 가지에는 앙상함만 가득해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조금 있으면 하얀 눈꽃이 필 나무가 불쌍하기까지는 않다. 세탁소 들러 여름 내 맡겨 두었던 외투들 찾아오며 다시 느낀다. ‘겨울이 왔구나’하고.입에서 피어나는 하얀 입김 호호 불며 겨울을 입감한다. 하얀 눈 올 때면 알 수 없는 설렘에 집에 붙어 있을 수가 없다. 기대감도 가득하다. 새 학기 준비하며 새 공책, 새 연필, 새해. 설렘 가득하지만 그래도 돌아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