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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편의점 도시락 어디까지 먹어봤니?#3] 제육볶음 정식 편

편의점 도시락의 가장 발달한 나라는 아마 일본일 것이다. 이유를 조금 살펴보자면 아마 혼자 밥 먹는 문화가 발달해서가 아닌가 싶다. 예전 일본에 갔을 때 느낀 점 중 하나지만 식당에도 혼자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 술도 마찬가지고 혼자 무엇인가를 하는 문화가 상당히 발달했다. 함께하는 것을 즐겨하는 순수혈통의 한국인으로서 조금 의아한 부분이었다. 


시간이 지나 우리나라도 조금씩 혼자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마 편의점 도시락이 생기고 가장 좋아했을 사람은 기러기 아빠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집에 들어가며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 챙겨 레인지에 돌린 후 가볍게 맥주와 티비를 함께 하면 잠시 적적함도 달랠 수 있으니 말이다. 자취생 역시 맨날 먹는 라면에서 따뜻한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은 최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혼자 밥 먹어야 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고 혼자지내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말한다. 그 덕에 다양한 도시락이 생겼지만 한 구석 조금 쓸쓸한 기분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자, 진중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오늘 소개할 도시락은 CU의 ‘제육볶음 정식 도시락’이다. 일단 가격부터 공개하자면 2천 5백 원으로 편의점 도시락의 보편적인 가격이다. 우선 바쁜 사람들을 위한 세줄 요약부터 들어간다. 


+세줄 요약+

최근에 먹었던 도시락 중 밥의 상태가 가장 양호한 편. 제육볶음과 함께 들어있는 여러 반찬 모두 괜찮은 편. 거기에 젓가락과 함께 김이 들어있어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다. 2천 5백 원으로 보통 수준의 가격. 큰 특징 없으나 단점 없는 도시락. 

*별점 : ★★★☆☆





CU 제육볶음 정식 도시락

이 도시락은 이름 그대로 한국인 중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까 싶을 정도로 보편적인 음식인 제육볶음을 메인으로 하는 도시락이다. 아마 불고기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육볶음이 반찬이니 사람들의 관심 끄는 덴 성공이라 본다. 


구성을 보자면 우선 메인 반찬인 제육볶음, 계란말이 두 개, 볶음김치, 마늘종 볶음 그리고 김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김이 들어 있는 점에서 일단 나는 만족했는데 예전 어릴 적 집에서 도시락을 싸주실 때 꼭 김을 넣어주셨다. 그래서 왠지 도시락하면 김과 함께 먹던 게 생각난다. 잠시 설명했지만 이 도시락의 밥 상태는 굉장히 좋다. 고실고실한 게 편의점 도시락 중엔 상위에 속한다. 그 밥에 김을 얻어 젓가락으로 밥과 함께 살짝 집어 입에 넣었을 때 김의 바삭함과 밥의 부드러움은 최고의 조합이다.


대부분 도시락에 들어 있는 김의 양은 10장 정도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밥이 맛있기만 하다면 김만 있으면 한 끼는 충분하다. 하지만 밥이 별로면 김까지 맛이 없어진다. 김은 확실히 좋은 밥반찬이긴 하나 밥에 좌우되는 식품이다.


김은 영양소도 많다. 편의점에서 파는 레토르트 식품이라고는 하나 김의 영양소는 레알이다. 이 제육볶음 도시락에는 김이 들어있다. 그 점만을 생각해서라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도시락이다. 


마늘종 볶음의 식감은 상당히 좋다. 눅눅하게 씹히지 않고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게 확실히 식감이 좋다. 거기에 함께 들어있는 버섯도 눅눅하지 않고 쫄깃함을 유지하고 있다. 계란말이도 비슷하다. 



계란말이의 포인트는 바로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함이라 할 수 있다. 도시락에 표기된 대로 1분 30초 레인지에 돌렸을 때 계란말이의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차가운 감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돌렸을 땐 계란말이가 오히려 퍽퍽해 질 수 있다. 차라리 조금 차가운 계란말이가 좋은 선택이다. 


계란말이는 두 개지만 나름 젓가락으로 나눠 보면 여러 조각으로 나눌 수 있다. 한 덩어리 당 3개 정도로 나눌 수 있다.(더 나눌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나누면 식감이 떨어진다) 아니면 입으로 두 번에 나눠 베어 먹는 것도 방법도 괜찮다. 


메인 메뉴인 제육볶음도 양이 조금 적은 감이 있지만 식감을 위해 도톰하게 하려 한 노력이 보인다. 이 도시락의 전체적으로 칭찬할 점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반찬에 수분 유지가 잘되어 있다. 제육볶음 역시 씹었을 때 양념에 베어 나오는 감이 좋다. 건더기를 다 먹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국물이 이를 입증하는데 나중에 반찬을 다 먹어도 여기에 밥을 비벼 먹어도 괜찮을 거 같다. 


이 도시락은 전체적으로 단점이 없는 도시락이다. 전체적으로 수분유지가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식감이 살아있다. 단점을 굳이 찾자면 남자가 먹기에 전체적으로 양이 부족할 수 있다 정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장점일 수도 있다. 채소와 육류의 배합도 적절하다. 거기에 김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제육볶음을 밥 위에 얹고 김을 봉지체로 비벼 조각내고 그 위에 뿌려 같이 비벼 먹어도 괜찮을 거 같다. 단지 숟가락이 없어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 맛은 생각보다 괜찮을 거 같다.





누군가에게 도시락을 싸 줄 때 김을 넣어준다는 것은 상당히 상대방을 배려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깟 김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배번 도시락에 김을 넣어준다는 것은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혹시 누군가에게 도시락을 싸줄 일이 있다면 꼭 한번 김을 함께 넣어 보도록 하자. 작지만 큰마음을 느낄 수 있다.


Tip. 편의점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 도시락에 표시되어 있는 시간을 지키는 게 좋다. 혹시 차가울까 더 돌렸을 때 음식이 퍽퍽해지거나 식감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용기가 대부분 플라스틱이라 오래 돌려야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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