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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대한민국에서 혼자 밥 먹기


(食)은 생물이 활동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행위로써 단순 생산 활동에 그치지 않고 만남, 대화시간 등 다양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다는 즐거움은 포기하기 힘든 욕구중 하나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행복감을 전해주는 식사를 혼자 한다는 것에 대해 한국은 얼마나 관대할까?


누군가 식사를 한다고 한다면 무의식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누구와?”이다. 식사를 한다고 하면 누군가 함께 먹는 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식당을 봐도 혼자서 먹기 보다는 여럿이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이 혼자보단 2인 이상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그게 우리나라의 정서일 것이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던지자면 ‘혼자 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이다. 질문 자체도 유치하다. 이 질문에 내 대답은 ‘있다’다. 그러나 사실 혼자서 밥을 먹기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다.


대학 시절만 해도 혼자서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학교를 다니다 보니 주변에 항상 사람이 있던 것도 사실이고, 시간을 내기 편하다보니 식사 약속을 잡기도 쉬웠다. 그래서였는지 함께 밥 먹을 이가 없으면 끼니를 거르기도 했다. 이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건 일본여행 후였다.


친구와 함께 일본여행 중 가장 어색했던 것이 식당에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친구와 함께 밥을 먹으러 온 우리가 다 어색할 정도로 혼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말 처음엔 어색 그 자체였다. 한편으로는 ‘왜이리들 혼자서 먹을까?’하는 생각도 들며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도 사회생활을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누군가와 만나 한 끼 식사를 할 시간을 만들기보단 조금씩이지만 혼자 먹는 것에 익숙해지기로 했다. 정확힌 익숙해졌다.


혼자 먹는 적적함이 익숙해지면 다음으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주변의 관심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유독 주변에 관심이 많다. 주변에서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왔는지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근 나라인 일본과 비교했을 시 우리나라 주변 관심 수준은 거의 병적으로 높다. 그러니 식당에서 혼자식사를 한다는 건 많은 관심을 끄는 행위일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일본의 무관심적인 정서보단 지나칠 수도 있는 우리나라의 정 많은 관심이 좋다. 이러한 관심이 때로는 주변의 범죄도 막아주며 훈훈한 이야기도 전해주니 말이다.


혼자 생활하며 식사하는 인구가 많은 일본의 경우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잘 되어있다. 식당엔 혼자 먹을 수 있도록 칸막이가 되어 있는 식당도 있으며, 작은 테이블도 잘 갖춰져 있다. 편의점엔 혼자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며 레토르트 제품이 가득하다. 거기에 혼자서 밥 먹는 사람을 위한 비디오까지 있을 정도니 혼자 식사하기에는 일본은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주변관심만 조금 익숙해진다면 혼자 밥 먹기에 좋은 나라다. 웬만한 식당에서 음식은 포장이 가능하고, 배달문화는 세계 최고 수준인지라 주변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또 한솥 도시락을 시작으로 맛도 좋고 저렴한 도시락들도 많이 등장해 혼자 식사하기가 좋아 졌다.


혼자 밥 먹는 것은 핵가족과 골든 미스 등 혼자 사는 사람이 늘면서 생긴 사회적인 문화다. 또한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생활에서 누군가와 시간 맞춰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없는 안타까운 우리현실이기도 하다. 아직은 어색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져야할 문화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written by 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