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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on

[삐뚤어지기#1] 명탐정 코난


명탐정 코난은 1994년부터 일본 ‘주간 소년 선데이’에서 연재를 시작으로 아직까지 연재되고 있는 추리만화다. 코난은 어릴 적 보던 ‘소년탐정 김전일’에 뒤를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인데 어린모습을 한 남도일(쿠도 신이치)이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재미있는 코난을 한번 삐뚤어지게 보면 참 무섭다. 우선 코난은 물론 함께 다니는 아이들은 멘탈이 甲이다. 코난이 여행을 가든, 어디에 있든 사건은 터진다. 그 사건은 일반 범죄도 아닌 치밀한 계획에 의한 살인 사건이다. 생각해보라. 코난이 있는 자리에선 누군가 항상 죽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항상 살인 현장에 있다. 한 번에 안 와 닿는가?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여행을 갔다. 근데 그 자리에 코난이 나타났다. 그 말은 즉, ‘누군가 죽는다’이다. 이것보다 무서운 일이 있을까? 차라리 시걸 형님이 나타났다면 사람이 죽는 것을 최소화해 구해줄테니 그나마 안심이다. 근데 코난은 무조건 누군가 죽는다. 누군가 죽어야 사건을 해결한다. 한 명의 죽음으로 끝 날 때도 있지만 가끔은 연쇄살인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끔찍하다. 여행지에서 코난이 나타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거다. 문득 코난이 있는 자리에는 항상 살인 사건이 일어나니 이쯤하면 살인범보다 코난이 더 나쁜 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난과 함께 다니는 ‘어린이 탐정단’은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한번 겪을까 말까한 일들을 자주 당한다. 일단 살인현장에 자주 있는 것은 기본이고 납치범에 의한 납치 감금, 폭탄 범죄로 인한 불타는 건물에 고립, 폭주기관차 안에 있는 등 나열하면 수십 개는 된다.(이 아이들 전생에 나라를 팔았나보다) 아이들의 멘탈도 멘탈이지만 이쯤 하면 이 아이들의 부모는 제명에 못 죽을 거 같다. 



코난이 가는 곳은 살인사건도 있지만 차량폭파, 건물폭파, 다리폭파, 방화 등 다양한 시설물 파괴도 일어난다. 이정도면 다이하드의 민폐형사 존 맥클레인보다 더 심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명도 참 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살인 현장에서 꼭 살아남으니 말이다. 내가 살인자라면 일단 코난부터 죽일 것이다. 왜? 코난을 살려둬 계속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함은 물론 꼭 코난에게 꼭 덜미가 잡히기 때문이다. 완전범죄를 하려면 일단 코난부터 죽이면 되는 것이다.


남도일의 여자 친구로 나오는 유미란(모리 란)도 문제다. 이 아이도 코난 만큼이나 트러블메이커인데 꼭 사건현장 코난과 함께 한다. 거기다 약간의 무모함까지 겸비해 코난을 피곤하게 만들 때도 있다.(납치 된다든지 범인의 표적이 된다든지) 

그래도 유미란 이 아이의 대단한 점은 남도일에 대한 무한 사랑이다. 남도일은 사라진지(?) 무려 9년이나 지났다. 그래도 얼굴한번 안 비추는 남도일을 기다리고 좋아하고 있다. 물론 가끔 코난이 음성을 변조해 전화를 하지만 무슨 고무신도 아니고 그렇게 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쌍팔년도에도 이러지는 않았을 거다. 이쯤하면 남도일을 잊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리고 방금 말한 것 처럼 남도일이 7살 코난이 된지 9년이 지났다. 근데 아직도 초등학생이다. 코난은 물론이고 어린이 탐정단 아이들 모두는 9년째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소리다. 크지도 않는다. 대단한 아이들이다. 


코난의 사건해결방식은 특이한데 일단 사건을 추리한다. 그리고 단서를 잡고 범인을 알아내면 유명한(유미란 아버지) 탐정을 마취시켜 잠들게 하고 음성변조를 가능하게 하는 나비넥타이를 이용해 사건을 해결한다. 그렇다면 유명한 탐정은 무려 9년 동안 코난의 사건해결을 위해서 마취총을 맞았다. 동물도 이렇게 까지는 안한다. 





이쯤하면 약물중독으로 중간에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 같다. 이밖에도 어리바리한 형사도 유명한 탐정만큼은 아니지만 많이도 마취당한다. 만독불침이라도 습득한 건지 대단하단 말밖엔 나오지 않는다.


코난의 인기는 9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코난의 인기가 계속됨으로 인해 늘어나는 건 코난 주변인의 피해다. 아마 9년 동안 죽은 사람 수를 헤아리면 대략 천명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코난이 사는 동네는 고담시보다 더 암울할 뿐이다.


written by 저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