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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1 겨울은 살아 온 날에 대한 추억이다





금방 입동이 지났다. 지났다고 표현할 정도로 긴 날도 아니지만 겨울이라고 달력에서 먼저 알려준다. 동결. 겨울은 확실히 모든 것이 멈춘다.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학교도 얼어가는 물 마냥 조심스럽게 흐른다. 회사도 한해 마무리라며 의기투합보단 훈훈한 기운이 돈다.


가을 내 화려하게 수놓았던 나무들의 가지에는 앙상함만 가득해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조금 있으면 하얀 눈꽃이 필 나무가 불쌍하기까지는 않다. 세탁소 들러 여름 내 맡겨 두었던  외투들 찾아오며 다시 느낀다. ‘겨울이 왔구나’하고.

입에서 피어나는 하얀 입김 호호 불며 겨울을 입감한다. 하얀 눈 올 때면 알 수 없는 설렘에 집에 붙어 있을 수가 없다. 기대감도 가득하다. 새 학기 준비하며 새 공책, 새 연필, 새해. 설렘 가득하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아쉬운 게 겨울이다.

한해 마무리한다는 나름 자기합리화적인 변명으로 수만은 술자리에 참여한다.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로 속은 속대로 아파 ‘아, 내년에는 술 좀 줄여야지’라는 부질없는 다짐도 해본다. 속은 아프지만 그래도 빠질 수 없다. 나름 중요한 연내 행사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운 날에도 길가의 허름한 포장마차 오뎅 국물이면 따뜻하다. 옷깃 사이로 스멀스멀 넘어오는 겨울바람도 두툼한 목도리 하나면 따뜻하다. 누군가의 체온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사람이 따뜻하다는 건 겨울만이 알려준다. 그러고 보면 오히려 겨울이 꼭 추운 것만은 아니다.


겨울은 살아온 날, 지나온 날의 추억이다. 지나온 날 들에 대해 돌아보고 다시 돌아보고 다짐하고 기대하고. 웃기도 울기도, 힘들던 기억도 한 번에 쏟아 나온다. 무언가 아쉽고, 누군가 그립고… 새 것의 설레임과 지나간 날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공존했다. 매번 나의 겨울은 그래왔다.


올해 겨울도 그리 큰 변화 없이 왔다. 거리 포장마차의 오뎅도 다시 김을 모락모락 내기 시작했고 서랍 속 목도리 꺼내 나름 겨울준비도 했다. 단지, 달라진 거라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술자리만큼 늘어난 결혼식에 다니는 것뿐이다. 그렇게 또 내 앞에 찾아왔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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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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