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스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0.30 플레이스테이션 그리고 새턴 vol.4
  2. 2012.10.18 플레이스테이션 그리고 새턴 vol.3




세상에는 많은 민간요법들이 존재한다. 배 아픈 아이에겐 배탈 약보다 빠른 할머니나 엄마의 따뜻한 손이 있듯이 게임 세계에서도 여러 민간요법들이 존재한다.

나의 첫 게임기였던 패밀리 경우 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는데 슬롯에 팩을 끼워 넣는 형식이었다. 지금의 SD카드랑 비슷한 형식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원시적인 느낌이다. 때로는 팩의 케이스, 즉 플라스틱이 부셔져서 PCB보드 체로 게임에 꽂아 넣을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게임은 팔팔 잘만 돌아가곤 했다. 이런 점이 팩의 장점이기도 했다.


패밀리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패밀리 최고의 민간요법은 바람이었다. 게임기에 팩을 꽂아 넣을 때 유독 인식이 안 되는 게임들이 있었다. 다시 꽂아도 인식이 안 되는 건 똑같았는데 이럴 때 최고의 방법은 팩과 게임기에 입을 대고 후후바람을 불어 넣는 것이었다.

바람을 불고 다시 꽂으면 이상하리만큼 인식이 갑자기 되고는 했다. 원인을 따지자면 그냥 먼지가 쌓여서 안 되던 게 바람을 불어서 먼지가 제거되어 인식이 됐다고는 밖엔.


여담으로 대학시절 여자 친구와 함께 당시 최고의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DS를 같이 산적이 있다. 당시 닌텐도DS는 국내에 정식 유통되어 한글로 만나 볼 수 있었는데 내가 게임 팩을 넣기 전에 입으로 후후불자 여자 친구는 오빠 여기 입으로 불면 안 된다고 쓰여 있는데 왜 자꾸 바람을 부는 거야?”라며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어릴 때 팩을 꽂을 때면 바람을 불던 것이 익숙한 나로썬 당연한 절차였는데 그 아이에겐 이숙하지 않은 행동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그럴 것이 게임기에 보면 주의 사항으로 입으로 바람을 불지 마세요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었는데 게임기를 오래 만들어 온 닌텐도에서 이런 민간요법도 모르고 그런 주의 사항을 적어 놓는 게 이해가 안됐다. 그럼 도대체 닌텐도 직원들은 그 주의사항을 지키며 어떻게 팩을 인식시키는지 참으로 궁금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나는 그 후로도 아랑곳 안고 계속 입으로 바람을 불고 팩을 넣고는 했다.


근데 나중에 보니 여자 친구도 나랑 똑같이 입으로 후후불더니 팩을 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의 말로는 게임이 인식이 안 되서 오빠가 하는 대로 바람을 후후 불었더니 인식이 아주 잘돼는 거야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 후로 그 아이도 나처럼 팩을 꽂을 때 최고의 민간요법인 바람을 불어 넣고 게임을 하곤 했는데 손녀딸의 배를 낫게 한 할머니처럼 볼 때마다 흐뭇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플스에도 여러 민간요법이 존재했다. 게임이 인식이 안 되기로는 패밀리 저리가라였던 플스는 툭하면 시디가 인식이 안 되서 메모리카드 관리 화면으로 넘어가기 일수였다. 그래도 패밀리의 경우 게임하던 도중 멈추는 일이 그나마 없었는데 플스는 게임 중에 수시로 시디를 읽다가 못 읽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고 하루 종일 시디를 읽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 하는 민간요법이 있었는데 바로 플스 본체에 무거운 책 올리기, 뒤집어 놓기, 옆으로 세워 놓기 등이었다. 나는 주로 본체 뒤집기를 사용했는데 성공률은 대략 80% 이상이었다. 이정도의 성공률이니 누구든 안하려 해야 안할 수 없는 민간요법이었다. 내 친구는 주로 옆으로 세우는 방법을 취했는데 그래서 나중에 플스2가 나왔을 땐 옆으로도 세울 수 있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시디를 못 읽는 경우는 시디의 표면에 스크래치가 많을수록 심했는데 이 스크래치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한 친구는 시디에 치약을 바른 적이 있다. 치약이 시디의 표면을 얇게 벗겨내어 스크래치를 없어준다는 이유였는데 나도 해본 적 있지만 효과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 후로 사용해 본적은 없다.


플스는 초창기 시디플레이어 마냥 조금의 충격만으로도 게임이 멈추기 일 수였다. 그래서 각자의 노하우인 민간요법으로 해결했고 플스를 가진 사람이라면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written by 선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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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게임기는 패밀리(일본에서는 패미콤이라 불렸다)라는 게임기였다. 어린나이에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를 졸라 산 게임기였다.

팩이라고 불리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끼워 사용하는 게임기였는데 당시 만해도 패밀리가 있는 친구의 집은 항상 많은 친구들이 모이고는 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패밀리는 친구와 같이 할 게임도 거의 없었는데 뭐 그리 많이들 모여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다. 옛날 TV있는 집에 사람이 모이는 것과 비슷한 거였을까?


플레이스테이션(이하 플스)도 마찬가지였다. 플스가 있는 친구 집엔 학교 끝나자마자 많은 아이들이 몰려가고는 했다. 그래도 플스는 패밀리와 다르게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 많았다. 더불어 32비트 최신 게임기답게 패드의 여유만 있다면 멀티탭이라는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무려 4인용, 두개를 사용하면 무려 8인용까지도 가능했다. 단지 8인이 함께할 게임이 없어서 문제였지만 그래도 게임은 함께 하는 거라는 이미지는 새긴 것 같다.

멀티탭도 놀라웠지만 플스의 독특한 점이라면 메모리 카드라는 저장장치였다. 메모리 카드는 게임의 전반적인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였는데 주로 게임 세이브 데이터를 저장하고는 했다. 용량이 한정되어 있는 팩과는 달리 메모리카드만 있다면 얼마든지 세이브 데이터를 옮기고, 복사하고, 보관이 가능했다. 툭 하면 세이브 데이터가 공중분해 돼 버리는 팩과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게임 세이브 데이터가 한번이라도 날아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세상의 진리를 어린나이에 알게 해주곤 했다. 내 경우 세이브가 중간에 날아가자 그 게임자체를 접은 적도 더러 있었다. 아무튼 메모리카드는 친구의 데이터를 받을 수도, 내 데이터를 나눠 줄 수 있어서 세이브가 날아간다 해도 처음부터 해야 하는 수고는 덜 수 있었다.

나는 매달 게임 잡지를 사고는 했는데 일어로 된 게임 공략을 위해서였다. 이 게임 잡지에는 복사게임시디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와 메모리카드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가 함께 들어있었다. 인기 있는 게임의 스티커가 들어있었는데 때로는 공략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스티커 욕심 때문에 산적도 더러 있었다.


메모리카드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내 것'이라는 하나의 인식표이자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였기에 놓칠 수 없는 게임 생활의 한 부분이었다.


Written by 선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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