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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시대의 해적이다

[책보다 알바] 3장. 익숙해진다는 건 익숙함 하나.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인간 모두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그 상황에 적응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보고 ‘익숙해졌다.’라고 말한다. 나 역시 평범한 사람인지라 알바를 하는 동안 너무도 힘들었던 것들에 대해 익숙해져 갔고, 그중 가장 ‘익숙해졌다.’ 혹은 ‘요령이 생겼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설거지였다. 누군가 “설거지가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설거지야 말로 지구상 남아있는 그 어떤 일보다 귀찮고 짜증남과 함께 엄청 힘든 일이라 자부할 수 있다. 아무튼 설거지는 내가 알바 하는 동안 나를 가장 괴롭힌 일중 하나였다. 내가 일하는 곳은 조리실이 작아 식기세척기가 없다. 그래서 음식과 함께 나갔던 그릇들은 고스라니 사람 손을 거쳐 설거지를 해야 한다. 그.. 더보기
[책보다 알바] 2장. 취한다는 건 내가 일하는 곳은 보쌈을 메인메뉴로 하는 퓨전 주점이다. 즉, 술을 파는 것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그렇다보니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들의 취한 모습을 보고는 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각각 다르듯이 사람마다 취한 모습도 정말 다양한데 살펴보면 대충 이렇다. 가장 대중적 유형은 고성방가형이다. 취기가 오른 사람들의 가장 보편적 유형으로 잔이 돌면 돌수록 목소리가 커진다. 술도 먹고 귀도 함께 먹은 건지 점차 대화의 데시벨은 높아져 아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한 테이블의 목소리가 커지니 조용히 대화하던 다른 테이블은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그러니 자연스레 다른 손님들도 목소리가 커진다. 이는 연쇄반응처럼 조금씩 퍼져 나중엔 술 마시는 사람 모두가 소리를 지르는 상황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