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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함께 하는 세상살이

[커피이야기#1] 믹스커피의 등장 요즘 한집 건너 볼 수 있는 것이 커피숍이자 카페다. 작은 동네인 우리 동네도 벌써 들어선 카페만 해도 4개나 된다. 언제부턴가 확실히 우리 생활 한자리 잡고 있는 것이 커피가 됐다는 소리다. 그렇다고 커피라는 음료가 갑자기 우리나라에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집 찬장 같은 곳을 보면 병에 담겨있는 인스턴트커피가 있었고, 그 옆에는 항상 ‘프리마’가 함께 있었다. 티스푼으로 커피를 몇 숟갈 담고 프림을 넣고, 설탕도 넣어 물을 부어 마셨다. 프림은 우유 대신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가끔 프림만 물에 타 먹어도 고소하니 맛이 좋았다. 인스턴트커피는 오래전부터 가정집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 드라마를 보면 조금 있는 집에서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영상을 보면 갈색의 인스턴트커피가 담겨 있었다... 더보기
자유인의 애수의 항구, 한 카페 자유인의 체험기, 그 첫번째 커피전문점이라는 말이 번지기 시작하던 무렵에도 난 커피 마실 줄을 몰랐다. 동네 서점이 있던 자리에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고 플라스틱 컵을 든 사람들이 길거리를 장악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커피를 먹기 시작한 듯 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커피전문점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반강제로 들어간 커피전문점의 방대한 메뉴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도 결국엔 아이스초코나 핫초코를 주문하곤 했으니까. 나는 거의 최근까지도 커피와 카페와 친하지 않았다. 백수가 마음 편히 내 일(?)을 할 공간이란 많지 않다. 이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무렵 나는 카페를 빈번히 드나들고 있었다. 자주 가던 밥집이 카페로 변해버려 점심메뉴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무렵이기도 하다. 요새는 장난스레 '카페 메이트'라고 부르는 친구와 카페 구석에 쳐박혀.. 더보기
[커피를 찾는 사람들#2] 일상=커피 우리나라는 믹스커피와 친한듯하다. 작은 식당을 가더라도 식당입구 앞에는 공짜 커피자판기가 있기 때문이다. 밥 먹고 커피한잔은 식후 땡이란 말을 할 정도다. 한번은 중국에 갔더니 한국 사람들을 위해 믹스커피를 천원에 팔고 있었다. 습관이 무섭다고 밥 먹고 ‘식후 땡’을 위해 천원을 지불해서라도 커피를 마신다. 나도 그 습관에 길들여져 식사 후 커피가 너무 먹고 싶어, 천원이란 거금을 주고 마실까 말까 고민을 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 먹진 않았지만 장난으로 ‘중국에서 커피장사나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커피를 접하게 된 계기는 시골로 답사를 갔을 때였다. 인심이 넉넉한 마을 주민은 나를 반갑게 맞으며, 항상 커피를 내왔다. 시골에서 커피는 접대음료로 통했다. 재밌는 건 집집 나름의 제조방식이 있었고.. 더보기
[커피를 찾는 사람들#1] 화려함 vs 궁핍함 길을 걷다보면 우아한 옷을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고급스런 가방을 멘 여성의 손에는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있다. 회사로 가는지, 친구를 만나러 가는지 바쁜 걸음이다. 멀뚱멀뚱 나는 짧은 1초 동안 여자의 스타일을 평가하고 바로 컵으로 눈이 향한다. 자동반사적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엔젤리너스 등 유명한 커피전문점의 커피인지 아니면 길 다방표 커피인지를 확인한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 해서웨이’가 잘 차려입고 커피를 양손으로 들고 뉴욕 한복판 거리를 걷는 장면은 여성 누구나 꿈꾸는 장면이다. 직업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는 현대여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직장에 다니면 꼭 반듯한 옷을 차려입고 커피한 잔을 손에 쥐며 출근해야지 생각.. 더보기
[차 마시는 앵무새] 내 생애 첫 커피 고은 시인의 생애 첫 커피。 “전쟁 때는 여기 선착장 바로 앞까지 미군 부대 헌병이 있었어. 그때는 헌병이 휘발유 몇 드럼을 파도에 떨어뜨려서 팔아먹었어. 내가 본부 운수과에 있을 때 조사하러 나온 적이 있었거든. 여기까지가 미군 부대였으니까. 그때 처음으로 커피를 마셔 봤어. 미군 헌병이 큰 깡통에 들어 있는 커피를 주는 거야. 그야말로 원두커피지. 먹어 보니까 고소하더라고. 그런데 배가 고프니까 그걸 꿀떡꿀떡 다 먹었어. 그게 몇 리터더라? 무척 큰 거였는데 그걸 다 먹고 정신이 이상하게 됐어. 그래서 야전 병원에 실려 갔잖아. 그때 커피 병에 걸려서 혼이 났어.” 위의 짤막한 글은 고은 시인의 인터뷰 내용이다. 선생님이 33년생이시니까 그의 20대는 1950년대, 그리고 한국전쟁 때를 말하겠다. 미.. 더보기
스타벅스 다이어리- 스티커 모으기 대작전 돌아보기 2012년 12월 31일. 천신만고 끝에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손에 쥐었다. 아아...그동안 얼마나 길고 긴 인내와 노력이 필요했던가! ㅜㅜ 돌이켜보니 12월은 스타벅스 다이어리 스티커 모으기에 정신줄 놨던 달이었다. 오늘의 커피, 아메리카노, 라떼, 비안코, 초콜렛 모카에서부터 프라프치노까지! 스타벅스 메뉴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메뉴를 30일이란 시간 동안 훑어보았던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물론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돈 주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상품이다. 정가 17000원. 그러나 이것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 아니 정확하게 말해 대부분의 여성들은 '스티커 모으기 대작전'을 통해 이것을 획득한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서는 총 17개의 스티커를 모아야한다. 주어진.. 더보기
할리스에서 만난 '언니의 스와로브스키' 추위가 사그러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너무 춥다. 시베리아 벌판을 우리 동네 밑장에 깔았나보다. 밤이면 밤마다 울어대던 길 고양이들도 자취를 감췄다. (아마 그들의 아지트에 모여앉아 고래고래 욕을 하고 있을 거다). 그러나 고양이처럼 마냥 춥다고 집에서 웅크릴 수만은 없는 법. 카페라도 나와 앉아있어야 책이라도 한 줄 볼 것 같아 추운 밤 할리스로 향했다. 허허, 역시 연말은 연말이다. 할리스 4층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다행히 4층 가운데 빈자리 하나 남아 있어 냉큼 앉아 가방으로 영역 표시를 하고, 우당탕 내려가 라떼 한잔 시켜 올라왔다. 할리스는 회원카드만 있으면 사이즈 업 또는 샷 추가를 무료로 해준다. 야호, GRANDE 사이즈! 맛있게 냠냠. 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공부거리를 펼치고 앉아, 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