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3 19:18



MB정부가 저물어가는 요즘, 정부에서 통 듣지 못한 말이 있으니 바로 ‘인하’라는 단어 같다. 인하라는 단어를 언제 들었는지조차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그 정도로 지금은 기름값뿐만 아니라 생계에 유지하는 기본적인 식료품부터 해서 공공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치솟아 언제부터인가 만원으로 제대로 된 물건 하나 사기도 쉽지 않다.

만원이라는 돈의 단위는 작은 단위가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지갑에 달랑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들어있으면 이보다 가볍게 느껴질 수가 없다. 차라리 천 원짜리 10장이 오히려 더 두둑한 느낌이 든다. 이처럼 만원이라는 단위는 어느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는 작은 돈 단위가 돼버렸다. 만원으로 버스 10번도 못 탄다. 그것도 광역버스를 탈 시에는 왕복이면 끝이다.


요즘 연일 고공 행진을 자랑 중인 유류를 보면 1리터당 1,920원이라 했을 때 만원으로 고작 5리터 조금 넘게 주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12Km/L 연비의 차량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는 50Km, 이는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오산역까지 갈 수 있는 거리다. 사실 이것도 통행료까지 포함한다면 어림도 없다. 고속버스를 타면 동서울터미널에서 대전역까지 갈 수 있다.

대형 마트에서도 만원은 그리 크지 않다. 계란은 60개를 살 수 있고 삼겹살은 반 근 정도 살 수 있다. 쌀은 2kg 정도 구매가 가능하며 소고기는 100g 정도다. 이 정도가 마트에서의 만원의 가치다. 이제는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만원은 이제 크지 않은 돈이 됐다.


과자고 아이스크림이고 대부분은 천원이 넘으니 아이들에게 용돈이랍시고 천 원짜리 주던 시절은 지난 것이다. 이젠 길 위의 떡볶이를 먹어도 천 원짜리는 없다.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만 원을 줘도 친구들과 과자 몇 개, PC방 몇 시간, 간식 몇 번 먹으면 순식간이니 아이들도 만원이라는 돈의 단위도 그다지 크지 않게 됐다. 점심시간에도 만원으로는 많은 것을 할 수 없다. 서울권 평균 점심 식사비용은 7~8천 원 선. 식사 후 커피숍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엄두도 낼 수 없어 자판기 커피가 고작이다.


요즘 직장인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내 연봉 빼고는 다 올랐다.”라는 말을 종종 듣고는 한다. 분명히 농담인 줄은 알지만, 이것저것 할 것 없이 오르는 물가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하는 소리라 괜스레 씁쓸하다. 


답답함을 달래주던 담뱃값도 선진국 수준으로 인상, 퇴근 후 한숨 쉬며 마시는 소줏값도 인상. 정말 오르지 않는 건 내 연봉과 내 새끼 성적뿐이다. 경제 대통령이라고 구호를 내걸었지만 내리지 못해 올리기만 하는 건지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이젠 정말 아무렇지 않게 터져 나오는 인상소식에 저절로 얼굴에 ‘인상’써질 뿐이다.


written by 저격수

'Socie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하는 앵무새] 당선축하에 올리는 글  (0) 2013.01.06
국회의원 연금법 그리고 언론플레이  (2) 2013.01.04
인상  (0) 2013.01.03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  (0) 2012.12.12
개천의 용은 없다  (0) 2012.12.10
나쁜 것도 익숙해진다  (0) 2012.12.03
Posted by 해적단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