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 진상인 정여사. 개까지 끌고와 진짜 진상을 부린다.



진상(眞想) : 사물이나 현상의 거짓 없는 모습이나 내용.

진상(進上) : 진귀한 물품이나 지방의 토산물 따위를 임금이나 고관 따위에게 바침.

 

진상하면 무엇이 가장 떠오르나? “사건의 진상을 밝혔다의 진상? “이 음식은 임금에게 진상을 올릴 것이다의 진상? 난 개인적으로 오늘 완전 개 진상 손님 왔었어의 진상이 생각난다. 뭐 위의 두 진상도 맞지만 역시 술자리 씹을 만한 안주로는 후자의 진상이 딱 아니겠나?


우리나라의 진상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보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유독 우리나라의 진상은 서비스업에 많이 발생한다.

나는 대학시절 졸업을 할 때까지 커피숍에서 알바를 했는데 유독 이곳은 아줌마 진상들이 많았다. 뭐 아줌마를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아줌마 진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줌마들의 진상짓의 가장 비슷한 점은 우기기다.

알바생이 힘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진상은 알바생에게 이건 이런데 왜이래요? 바꿔주세요.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세요. 그럼 알바생은 고작 시간당 몇 천원 벌자고 그 바닥에 바짝 엎드려 손님 죄송한데 이렇게는 안됩니다며 굽신굽신 한다.


생각해보면 자기네 아들딸과 비슷하거나 어릴지도 모르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진상 없는 진상을 다 피운다. 그러면서 바닥에 납작 엎드린 알바생에게 사장 어딨어? 사장 오라고 해라며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그럼 알바생에게 드는 생각은 단 하나다. ‘좆같아서 못해먹겠네그래도 등록금은 못해도 용돈 벌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에 참고 또 참는다.

보면서 어른들은 말한다. “다 그러면서 사회도 배우며 어른도 되는 거야라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작 자기 자식들 손끝에는 물 한 방울 안 묻게 키우며 남의 자식 노예 다루 듯 그건 아니지 않나? 정치인 마냥 지 자식 군대안간 건 생각도 않고 남의 자식 군대 안간 것만 따지고 드는 꼴처럼.


최근에 있던 일이다. 친구 녀석이 시내에 술집을 하나 냈다. 엄청 크지도 휘황찬란하지도 않지만 친구 녀석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술집이었다. 일손이 부족하다 해 잠시 일손을 빌려 준적이 있는데 술집인 만큼 온갖 진상도 많았다.

한번은 안주로 나갔던 찌개냄비가 다시 조리실로 들어왔다. “손님이 국물 좀 리필해달라고 하셔서요다시 조리실에 들어온 냄비만 보면 다 먹고 설거지 통으로 갔어야 했다. 건더기 고작 두부 조각 몇 개, 뻘건 찌개 국물은 없어 바닥 드러낸 냄비는 고운 노란색을 띄었다. 쉽게, 다 먹은 상태다.


, 여기서 리필의 개념의 살펴봐야 하는 건가? “국물이 조금 짠 것 같아요. 육수를 좀 더 주실 수 있으세요?”아니면 다 졸아 말라붙은 건더기 살리려 국물이 다 졸아서 육수를 조금만 더 주세요.” 이게 리필이다. 지금 경우는 닭 집 가 뼈 내밀며 살 좀 더 주세요랑 뭐가 다른가? 대한민국 인심 다 죽었다며 정 타령할지 모르겠지만 다 먹은 냄비를 내밀며 리필이라는 단어 걸치면 매너인줄 알았나보다.


이건 수만은 진상짓 중 지극히 얌전한 예였다. 다 먹어 놓고 비싸다며 주정부리며 어르신. 쓸데없는 질문으로 알바 잡아 놓고 온갖 비아냥은 다 퍼 붙는 사람. 이래라 저래라 종 다루듯 반말 찍찍 내뱉는 사람. 말하자면 사흘 밤낮을 지새도 모자랄 거다. 대한민국에서 먹고 사는 거 힘든 줄 알았지만 더럽고 치사하기까지 하니 느는 건 담배요 한숨뿐이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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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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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여유롭지 않은 살림에 철없는 투정으로 엄마는 시내 게임점에서 게임기를 사주셨는데 그것이 나의 첫 게임기였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엄마가 사주신 첫 게임기는 패밀리라는 8비트게임기였다. 정식으론 ‘Family Computer(FC)’로 패미콤이라 불렸는데 대부분 패밀리라고 불렀다. 


당시 기억으로는 게임기만 5만원정도를 주고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의 5만원과 당시의 5만원은 가치는 상당히 달랐다. 오락실 게임 한판에 50원, 100원했고, 친구와 나눠먹는 재미가 있던 ‘쌍쌍바’는 200원이었으며, 아빠 자동차 기름값으로 5천원, 만원을 가지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지금 따지면 그 5만원은 20만원이나 30만원의 가치였던 것 같다. 아무튼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철없이 투정부려 엄마를 힘들게 했는지 창피할 따름이다. 그래도 당시 나는 그런 것보다 게임기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고 기뻤을 뿐이다.


게임기를 가졌다고 해도 나의 게임 생활은 여유롭지 못했다.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소위 말하는 단칸방이었는데 방 하나에 부엌이 딸린 그런 집이었다. 식구가 많지 않았던 터라 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단지, TV가 하나였기에 항상 아빠의 뉴스 시청으로 인해 만화를 보는 건 꿈도 못 꿨다.

잠깐 방영하는 만화도 못 보는 상황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이 없었다. 나에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빠르게 학교를 다녀와 아빠가 퇴근하기 전까지였다. 아니면 아빠가 주무실 때 하는 수밖엔 없었는데 그것도 시끄럽다며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집에서 게임을 하는 시간보다 게임기를 들고 비어있는 친구네 집을 전전하기일수였다. 나름 상호 절충이요 상부상조를 실천한 셈이었다.


한번은 게임은 하고 싶은데 친구네 집도, 우리 집도 여의치 않았다. 그냥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게임을 열망했던 우리에게 포기는 있을 수 없었다. 아마 당시 열정을 우리 엄마가 봤다면 “그렇게 공부를 해봐라. 서울대를 가겠다.”고 하셨을 거다. 아무튼 그 열망과 열정에서 나온 것이 친구네 공장 잠입이었다. 

친구의 아버지는 공장을 운영하셨는데 그곳에는 잠을 잘 수 있는 작은 방이 하나가 있었는데 물론 그 안에는 TV도 있었다. 우리는 그 TV를 노렸고, 더불어 늦은 시간이라 모두 퇴근하고 없을 것도 확실했으며 누구의 간섭도 없을 것이 당연했다. 단지, 고작 초등학생이었던 우리가 담을 넘기에는 담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직접적으로 공장의 담을 넘을 수는 없었지만 공장 옆 건물옥상을 통해 넘어넘어 가는 것은 가능해 보였다. 게임기를 넣은 가방은 둘레매고, 일단 옆 건물의 담부터 넘어 옥상으로 올라 공장의 옥상으로 넘어들어 갔다. 떨어지면 다리하나 당연 부러질 것 같은 높이었지만 어린나이 철없음의 용기를 누가 말리겠는가. 다행히 지금까지 내 다리에 깁스를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잠입의 성공은 방해 없는 곳에서 둘 만의 게임세계가 열렸고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원없이 게임을 즐겼다. 이후 친구 부모님이나 우리 부모님이나 이 사실을 알면 부러지지 않은 내 다리를 부러트렸을 것이기에 다시 공장의 담을 넘은 적은 없었다. 


게임기가 없던 아이들의 최고의 바람은 게임기요 게임기를 가진 아이들 최고의 바람은 게임할 수 있는 TV와 내 방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매번 무엇 하나 부족했던 시절이라 게임기 하나만으로도 난 감사했다.



written by 선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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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머리 큰 사내 넷이 오랜만에 대포집에 눌러 앉았다. 모듬전 하나에 놓고 막걸리 몇 잔 돌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사는 이야기, 결혼, 직장 이야기 등. 그 중 네 명의 남자를 집중 시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바로 불후의 명작인 드래곤볼이었다. 일게 만화책 이야기라 할지 모르지만 드래곤볼은 전설이었고 드래곤볼 없는 어린 시절은 생각하기도 싫다. 어린 시절 이야기였던 것 때문인지 네 남자의 이야기는 사뭇 진지했는데 이유인 즉, 드래곤볼의 등장인물인 크리링 때문이었다.


이 : 드래곤볼 보면 항상 손오공만 쌔서 나는 사실 베지터가 더 좋았어. 특히 마인부우랑 싸우다 자살하잖아. 그때 트랭크스를 안아줄 때 좀 멋졌지.


최 : 확실히 츤데레한 남자였지. 손오공이 쌔서 그러지. 그 뭐야 필살기 있자나. 지구 날리는 기술.


김 : 파이널 플래시!


최 : 맞아! 파이널 플래시. 그거 쓸 때 지구 날라 갈까봐 온 힘을 다하지 않잖아. 그게 멋있는 거야.


임 : 그러보면 드래곤볼은 지구인들은 다 약하고 외계인이 쌔. 보면 손오공도 베지터도 다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이야. 크리링은 지구인인데 약하잖아.


최 : 야! 너 크리링 무시하냐?!


이 : 맞아! 그래도 크리링이 지구인 중엔 최강이다.


임 : 아니야. 걔 있잖아. 누구야 눈 세 개 달린 애. 걔가 더 쌔지 않아?


김 : 천진반. 눈 세 개 달린 애.


임 : 왜 그 기술 있잖아. 손 모아서 쓰는 거.


이 : 기공포.


임 : 그래. 기공포. 그거 짱 쌔잖아.


최 : 크리링에겐 그 뭐냐(손바닥을 하늘로 보이며) 그 기술 있잖아. 그거.


이 : 기원참!


최 : 그래!! 기원참. 그걸로 옛날에 쿠우라 아들 걔 누구야. 프리져. 걔 꼬리 자르는 거 너 모르냐? 나메크 별에서 싸울 때 크리링이 기원참 두 개 만들어서 던져서 프리져 꼬리 자르잖아. 천진반은 뭐한 게 없잖아!


이 : 천진반은 셀한테 기공포 쏘다 죽지. 죽으면 아무 소용없어 살아야되. 그래야 의미가 있는 거니깐.


임 : 천진반은 태양권도 있어!


이 : 야! 그건 크리링도 써. 크리링은 내용상 항상 손오공과 함께하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한 녀석이야. 죽기도 오지게 죽고 말이야. 아마 살아난 횟수로 따지면 크리링이 젤 많을걸? 아마 지구인이 아니고 사이어인이었으면 최강이었을 거야. 부활만 여러 번 했으니깐.


최 : 손오공 초사이어인 만들어준 것도 크리링이다. 프리져가 크리링 죽여서 그거 보고 손오공이 빡쳐서 초사이어인 된 거 아냐. 아무튼 크리링 무시하면 안 된다.


김 : 크리링은 보면 진짜 만화 초반부터 나오긴 해. 무천도사랑 손오공이 수행할 때 같이 하잖아. 거의 나오는 등급은 주조연급이야.


이 : 맞아. 그리고 크리링은 코도 없다.


최 : 그거랑 코 없는 거랑 뭔 상관이야! 


이 : 아, 뭐 그렇다고. 아무튼 셀 잡고 나중에 천하제일 무도회에서 야무치가 그러자너. 크리링은 지구인에서는 최강이라고. 그래서 크리링이 최강이지.


최 : 야무치는 역시 낭아풍풍권이지!(나름 비슷하게 모양을 취하면서)


이 : 크리링은 나중에 18호랑 결혼도 하잖아. 내가볼 땐 드래곤볼에서 18호가 가장 예쁜데. 근데 크리링이 꼬셨어! 인생의 승리자는 역시 크리링이야! 난 아직 애인도 없는데 말이야. 


최 : 넌 크리링보다 못한 새끼라서 그래. 그리고 천진반은 결혼 못하고 계속 수행하더라. 인생으로나 무술로나 크리링이 한 수 위야. 아무튼 크리링은 프리져의 꼬리를 잘랐기 때문에 지구인중 최강이라고! 




처음 시켰던 막걸리가 동나고 다시 한 병을 더 시켰을 때 네 남자의 진지한 드래곤볼에 대한 토론은 끝이 났다.

아, 결론은 프리져의 꼬리를 자른 크리링이 ‘지구 최강의 사나이다’로 났다. 뭐, 사실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네 남자들에게는 크리링이 지구 최강의 사나이였다.


written by 선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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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15 05:46

    음 그래 그렇구나~

  2. 2016.01.20 20:55

    아쉽게도 지구최강은 우부에요.. 그래도 크리링이 더 상징적이죠..

 

   앞에서 이어짐 -  [비싸니깐 집이다] - 기묘한 동거 0. 막힌 변기로 발각돼

 

 

 

  기묘한 동거 1. 베개에서 타인의 향기를 느끼다 

 

 

 

  자신의 베개에서 타인의 향기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가족과 함께 사는 집에서는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늦은 오후, 집안일에 지친 어머니는 걸레질을 하다 아들녀석 침대에서 깜빡 잠이 든다. 잠시 후 집에 돌아온 아들은 뛰어든 침대에서 타인의 향기를 느낀다. 파마약 냄새가 뒤섞인 아련한 향기. 범인을 알아차린 매정한 탐정은 벌떡 일어서며 소리친다. ‘엄마, 왜 내 침대에서 잤어?’ 발뺌을 해도 소용이 없다. 향기가 명백한 증거다.

 

 

  베개에서 낯선 향기를 맡았다.

 

 

  에로틱한 표현이다. 강남의 한 모텔에서 청담동의 아파트까지 가는 동안 줄곧 자신의 여성편력을 과시하던 지난밤의 사장님이 이 말을 들었다면, ‘자네 부인이 남자를 아주 집까지 들였구만이라고 했을지 모를 일이다. 차라리 그런 일이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칙칙하고 냄새나는 아파트에 나 아닌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들어왔던 적이 언제였지? 올겨울 막힌 변기를 고치러 온 수리공이 마지막 손님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 내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수리공이 침대에 누웠고, (왜?) 냄새는 열 달동안 잠복해있다가 (어떻게?) 기온이 내려감과 동시에 분출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오늘 하루를 더듬어 봤다.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다. 어김없이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우고 집을 나섰다. 이른 저녁부터 술에 취한 사람을 무사히 귀가시키며 가정의 평화를 도왔다. 새벽 세시부터는 동네사람의 건강을 위해 신선한 우유를 각 가정에 배달했다. 대리운전과 우유배달을 마치고 상가 편의점에서 불고기도시락을 사는 것도 있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불고기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230초를 데워서 먹었다. 아침밥인지 저녁밥인지 모를 밥을 먹고 나서 편의점 알바생의 불친절을 불평하며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특이한 점은 없었다. 아니, 지긋지긋할 정도로 똑같은 패턴이다. 다른 점이 있기는 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을 상실하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이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오늘은 꿈을 꾸었다. 단지 꿈을 꾼 것이 이상하다면 이상하다. 

 

 

  현관문 도어락의 잠금을 해제하고 집에 들어서면 상가 편의점 알바생이 나를 맞는다. 그것도 허리를 숙이고 어서 오세요라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넨다. 입이 , 다녀왔어라는 말을 읊조린다. ‘전자레인지는 안쪽에 있습니다 그녀를 스쳐지나갈 때 어딘가에서 희미한 향이 풍긴다.

 

 

  이때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에는 아직 꿈속인줄 알았다. 여전히 코끝으로 꿈속의 향이 스며들고 있었다. , , 겨드랑이 순으로 코를 들이밀었다. 몸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 꿈에서 깬 것인지, 냄새에 익숙해진 것인지 희미한 향기는 더 이상 나지 않았다. 꿈이 정말 리얼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꿈이나 다시 꾸자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는 순간이었다. 범인은 잡았다. 밀려오던 잠이 저멀리 달아났다.

 

 

  코를 베개에 들이대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집안 가득해서 특별할 것이 없는 홀아비냄새와 담배냄새 사이로 달큰한 향이 풍겨온다. 비누, 샴푸, 스킨, 로션, 방향제, 세제......아니다. 지금까지 이 집에 살면서 맡아본 적이 없는 향기다. 내 냄새는 아니다. 나는 아니다.

 

 

  이곳에 나아닌 다른 누군가의 냄새가 존재한다.

 

 

 

to be continued~~

 

 

Written by 요리사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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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 03:30




어릴 적 내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딱 두 가지가 있었다. 육회 같은 생고기류가 하나였고 또 하나는 바로 커피였다. 어머니는 유독 이 두 가지 음식을 못 먹게 했었는데 생고기야 면역 약한 아이들에게 안 맞을 수도 있다 치고 커피는 왜 그랬나 모르겠다.

항상 어머니의 말로는 커피는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아니란다.”라고 어린 나를 설득하고는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린 녀석이 커피를 마시고 잠을 못 잘까봐 걱정하셨던 것 같다. 뭐 카페인이 몸에 좋은 것도 아니니 말이다. 더불어 지금과 다르게 인스턴트 커피 밖에 없던 시절, 절대로 인스턴트는 입에 못 대게 하셨던 어머니 의지의 한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1 때 맞췄던 교복도 작아질 만큼 시간이 지났을 때 무렵 같은 반 친구 녀석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봤다. 지금 생각하면 쓰기 밖에 안했던 커피를 뭐 맛있다고 그 아이는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내 기분은 흡사 선생님 몰래 담배를 피는 거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어릴 적부터 커피는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라고 인식이 박혀 있어서 그랬던 거 같은데 한번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그래도 유혹을 잘도 이겨내고 먹지 않았다. , 그렇다고 내가 동글 안경에 바른생활만 하는 답답한 학생은 아녔는데 아마도 고등학생 때 하지 말아야할 흡연을 하면서 커피까지는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지금에야 생각해보면 커피보다 안 좋은 것이 흡연인데 말이다.


그 와중 나에게 커피의 맛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했던 것이 커피우유였다. 자기합리화이자 절충안이었는데 커피우유는 우유라는 이유만으로 내 자신에게 용서를 구했던 거 같다. 그래도 당시엔 커피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커피우유를 참 좋아했던 거 같다. 나름 어른 흉내 내는 것 같기도 했고 말이다. 커피도 아니고 우유도 아닌 것을 가지고 말이다.

시간 지나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일하는 도중, 누구를 만달 때 시도 때도 없이 커피를 마시는 나이가 됐을 때 나에게 커피우유는 그냥 이도저도 아닌 음료가 돼 버렸다. 그 후로 나는 한동안 커피우유를 마신 적이 없다.

누군가 나에게 왜 커피우유를 안마시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커피우유는 이도저도 아닌 거 같아요. 어차피 라떼 한잔 시키면 우유가 들어가는데 커피우유는 뭔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라떼가 아니고서야 커피우유는 백날 먹어도 커피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커피도 잘 먹지 않는 지금에서 종종 커피우유를 먹자면 생각보다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쓰지도 않고, 달달하고, 속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주구장창 먹어댔던 믹스커피나 아메리카노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어린애 입맛일진 모르지만 말이다.


보면 옛날 보다 종류도 많다. 비닐 팩에 빨대 잘못 꽂아 질질 흐르던 커피우유밖에 없던 때 와 다르게 종류도, 크기도, 맛도 많이 생겨났다. 편의점 유제품 코너에 가선 커피 전문점처럼 무엇을 먹을까?’하고 고민도 한다.

어릴 적 아빠의 구두를 신기 위해 빨리 어른이 되길 바랐던 것처럼, 나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빨리 어른이 됐으면 했다. 정작 어른이 됐을 땐 자리 때문에 먹는 커피가 뭐 좋다고 그리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의 호기심 때문이었겠지만 커피우유가 아닌 진짜 커피를 먹을 나이가 빨리 왔으면 하고 바랬다. 그 시절이 소중한지도 모르고 말이다.


내일이 되면 커피 대신 커피우유 하나를 먹을 생각이다. 커피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것이긴 하지만 쓴 소리만 가득한 세상, 달달한 커피우유로 한번 달래보려고 말이다.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것이 나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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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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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민간요법들이 존재한다. 배 아픈 아이에겐 배탈 약보다 빠른 할머니나 엄마의 따뜻한 손이 있듯이 게임 세계에서도 여러 민간요법들이 존재한다.

나의 첫 게임기였던 패밀리 경우 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는데 슬롯에 팩을 끼워 넣는 형식이었다. 지금의 SD카드랑 비슷한 형식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원시적인 느낌이다. 때로는 팩의 케이스, 즉 플라스틱이 부셔져서 PCB보드 체로 게임에 꽂아 넣을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게임은 팔팔 잘만 돌아가곤 했다. 이런 점이 팩의 장점이기도 했다.


패밀리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패밀리 최고의 민간요법은 바람이었다. 게임기에 팩을 꽂아 넣을 때 유독 인식이 안 되는 게임들이 있었다. 다시 꽂아도 인식이 안 되는 건 똑같았는데 이럴 때 최고의 방법은 팩과 게임기에 입을 대고 후후바람을 불어 넣는 것이었다.

바람을 불고 다시 꽂으면 이상하리만큼 인식이 갑자기 되고는 했다. 원인을 따지자면 그냥 먼지가 쌓여서 안 되던 게 바람을 불어서 먼지가 제거되어 인식이 됐다고는 밖엔.


여담으로 대학시절 여자 친구와 함께 당시 최고의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DS를 같이 산적이 있다. 당시 닌텐도DS는 국내에 정식 유통되어 한글로 만나 볼 수 있었는데 내가 게임 팩을 넣기 전에 입으로 후후불자 여자 친구는 오빠 여기 입으로 불면 안 된다고 쓰여 있는데 왜 자꾸 바람을 부는 거야?”라며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어릴 때 팩을 꽂을 때면 바람을 불던 것이 익숙한 나로썬 당연한 절차였는데 그 아이에겐 이숙하지 않은 행동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그럴 것이 게임기에 보면 주의 사항으로 입으로 바람을 불지 마세요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었는데 게임기를 오래 만들어 온 닌텐도에서 이런 민간요법도 모르고 그런 주의 사항을 적어 놓는 게 이해가 안됐다. 그럼 도대체 닌텐도 직원들은 그 주의사항을 지키며 어떻게 팩을 인식시키는지 참으로 궁금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나는 그 후로도 아랑곳 안고 계속 입으로 바람을 불고 팩을 넣고는 했다.


근데 나중에 보니 여자 친구도 나랑 똑같이 입으로 후후불더니 팩을 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의 말로는 게임이 인식이 안 되서 오빠가 하는 대로 바람을 후후 불었더니 인식이 아주 잘돼는 거야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 후로 그 아이도 나처럼 팩을 꽂을 때 최고의 민간요법인 바람을 불어 넣고 게임을 하곤 했는데 손녀딸의 배를 낫게 한 할머니처럼 볼 때마다 흐뭇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플스에도 여러 민간요법이 존재했다. 게임이 인식이 안 되기로는 패밀리 저리가라였던 플스는 툭하면 시디가 인식이 안 되서 메모리카드 관리 화면으로 넘어가기 일수였다. 그래도 패밀리의 경우 게임하던 도중 멈추는 일이 그나마 없었는데 플스는 게임 중에 수시로 시디를 읽다가 못 읽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고 하루 종일 시디를 읽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 하는 민간요법이 있었는데 바로 플스 본체에 무거운 책 올리기, 뒤집어 놓기, 옆으로 세워 놓기 등이었다. 나는 주로 본체 뒤집기를 사용했는데 성공률은 대략 80% 이상이었다. 이정도의 성공률이니 누구든 안하려 해야 안할 수 없는 민간요법이었다. 내 친구는 주로 옆으로 세우는 방법을 취했는데 그래서 나중에 플스2가 나왔을 땐 옆으로도 세울 수 있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시디를 못 읽는 경우는 시디의 표면에 스크래치가 많을수록 심했는데 이 스크래치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한 친구는 시디에 치약을 바른 적이 있다. 치약이 시디의 표면을 얇게 벗겨내어 스크래치를 없어준다는 이유였는데 나도 해본 적 있지만 효과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 후로 사용해 본적은 없다.


플스는 초창기 시디플레이어 마냥 조금의 충격만으로도 게임이 멈추기 일 수였다. 그래서 각자의 노하우인 민간요법으로 해결했고 플스를 가진 사람이라면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written by 선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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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대령 : 다 끝났어 존!!! 다 끝났다구!!!

람보 :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대령님은 절대 끝낼 수 없어요!!! 이건 내가 시작한 전쟁이 아니라구요!!!

 

람보는 총을 냅다 집어던졌다. 그리고 주저앉아 흐느껴 울었다. RAMBO FIRST BLOODⅠ의 마지막 명대사 명장면이다.

 

람보는 베트남 참전용사다. 그 중에서도 적 주요인물 암살, 중요시설 폭파와 같은 고도의 게릴라 임무를 수행하는 그린베리 특수요원 중 단연 에이스로 손꼽히던 군인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제대 후 전우가 살고 있는 록키산맥의 어느 한적한 마을을 찾아갔다. 그러나 전우는 만나지 못했고, 그가 고엽제로 인해 생긴 피부암으로 끝내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만 전해 듣고 온다.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다. 오는 길이 문제였다. 그는 그 지역일대 모두를 그야말로 초토화시켜 버렸다. 그것도 수천 명의 미국 군경을 상대로 말이다.

 

람보Ⅰ의 가장 흥미로운 발상은 전쟁 장소와 대결 방식이다. 베트남 격전지에서의 미군 대 현지군의 대결이 아닌, 미국 내에서 벌어진 아군 대 아군의 전쟁을 주제로 다룬 것이다. 게릴라 특수요원 한 명과 떼거지 군경이 록키 산맥에서 대치하는 상황을 그려냈다. 람보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배경은 간단하다. 베트남전에서 겪은 극심한 고통과 트라우마, 돌아온 조국으로부터의 철저한 소외와 냉대 이 두 가지다. ‘세계평화수호’라는 조국의 대의명분을 걸고 목숨 내 놓고 싸운 참전용사 람보 존 제이에게 돌아온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살인마’라는 피켓을 든 자국민의 우글우글한 시위현장을 지켜봐야 했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한 마을에서는 ‘갈 곳 없는 더러운 부랑자’라는 개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조국에서 그는 참전용사가 아니었다. 참전용 소모품이라고 ‘쿵!’ 낙인찍힌 오고 갈 데 없는 쓸쓸한 ‘괴물’이었다. 전쟁에서 겪은 고통을 어느 누구에게도 호소할 수 없는 극심한 외로움에 벌벌 떠는 한 인간이었다. 그런 그를 작은 마을의 보안관 윌 티즐이 건드렸다. 그것도 매우 비인격적인 가혹행위를 통해서 말이다. 윌은 람보를 얕봤고, 결국 그의 뿌리깊은 트라우마를 일깨워 록키산맥의 새로운 ‘참전용사’로 만들어버렸다. 람보를 계속 자극하면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 경고한 트루먼 대령의 충고를 무시하고 윌은 결국 람보를 끝까지 잡아내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한다. 결국 윌에게 돌아온 것은 ‘괴물 포획’의 기쁨이 아닌 ‘괴물’로부터의 총알 세례였다. 그가 람보의 포획망에 걸려들어 죽기 일보직전, 트루먼 대령이 나타나 람보를 말리지 않았다면 대갈통이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람보 영화 한 편의 대흥행으로 인해 미국에서 베트남 참전용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 이 영화의 마지막 앤딩은 두 가지였다. 람보가 자살하는 것 하나, 대령의 설득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교도소로 가는 것 하나. 시사회에서 두 가지 장면을 보여준 결과, 람보를 살려줘야 한다는 대중의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당시 대중들이 주인공 람보를 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 것은, 단순히 실버스타 스텔론이 보여준 화려한 액션과 육중한 근육, 현란한 무기술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베트남 참전용사’라는 타이틀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군인으로서가 아닌 한 개인, 한 인간이 겪었을 사회로부터의 소외와 외로움의 아픔을 대중도 똑같이 느꼈던 것이다. ‘사회가 요구해서, 사회가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해서 나는 이렇게 했는데 왜 지금 나는 사회의 소모품, 아니 그보다도 못한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하는 그 가슴저림의 공감 말이다.

 

람보가 마지막에 흐느끼며 트루먼 대령에게 이야기한다. 매일같이 동료들과 함께 전쟁이 끝나면 조국에서 신나게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고, 그런데 하루는 귀여운 꼬마가 와서 구두를 닦지 않겠냐고 재촉하며 물었다고, 동료는 마지못해 승낙을 했고 구두통을 여는 순간 지뢰가 터지며 그의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갔다고, 그의 살점이 내 몸에 튀었을 때 그 느낌을 아느냐고, 나는 지금도 매일같이 그 때의 악몽을 꾸면서 살고 있다고. 그의 마지막 울부짖음은 30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절대 절명의 목소리로 내 귀에 꽂힌다.

 

 

얼마 전 한 친구가 찾아와 밤늦게 술을 청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의 좋은 대학을 졸업했고, 기업이 그토록 원하는 외국어 실력과 대학성적, 자원봉사, 갖가지 사회활동을 모두 갖추어 내밀어 봤지만 나에게 진정 손을 내민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자신의 면접 방법에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은 ‘면접,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에 관한 책이란 책은 모두 사서 읽어보고 있다고 했다. PPT 프레젠테이션 연습에 목소리 가다듬기, 거울을 보며 억지로 스마일 짓기 등 갖가지 원맨쇼를 준비 중이라고도 했다. 게다가 정신과에서 심리 치료를 통해 근근이 버틴다고, 빌어먹을. 조금만 더 힘내면 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냥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나까지 거짓말을 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엿이나 먹으라고 얘기해 주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여러분 카톡에 올라와 있는 친구들의 대화명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내 인생 어디로 가나”, “휴”, “고독의 언덕”, “어디까지 추락하나”, “비에도 쓰러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이게 사는 건가”, “우울”, “나는 개처럼”, “공부는 스트뤠스”, “암흑기”, “그저 그렇지 않은 사람”. 아주 가관이다. 미니홈피에도 들어가 보라. 당신의 친구들이 남긴 다이어리를 읽어보기 바란다. 우울함과 외로움의 N극S극을 치달려가는 글들이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어떤가? 정말 그들이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복받쳐 그런 글귀를 남긴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나는가?

 

최근에 책 하나 나왔더라. 1000번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나? 내가 그 어른에게 묻겠다. 당신 세대들은 정말 천 번 흔들려서 ‘어른’이 되었는가? 내가 알기론 50번, 아니 10번 정도 흔들리고도 좋은 자리, 좋은 환경 잘 찾아간 사람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묻지마 살인, 말 못할 자살, 무개념 지하철녀와 버스남, 무차별 폭행, 청소년 왕따 등, 그 어른이 청년이던 시절에 보기 힘들었던 비이상적 사회현상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당신 말대로 1000번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 때의 고도 성장기 시절이 아니란 말이다. 굶어죽는 ‘올곧은 어른’. 적어도 나는 거부하겠다. 나는 람보Ⅰ의 마지막 대사가 이렇게 들리더라.

 

권력자 : 모두 끝났어.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모두 자네가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라고!!!

88만원 세대 : 아무것도 끝난 건 없어요!!! 절대 아무것도!!! 난 조국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를 했고, 스펙을 쌓았어요!!! 그런데 내게 돌아오는 건 뭐죠??? 난 괴물이 아니라구요!!!

 

돈에 굶주리고, 사람에 굶주린, 부모님에게 얼굴조차 들지 못하는 수천만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아. 조국을 떠나라. 뼈빠지게 일해 준 대가로 소외와 냉대, 100만원 한 장 쥐어주는 그런 나라는 너의 조국이 아니다. 권력을 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소모품으로서의 고통을 느껴볼 최고의 기회를 주도록 하자. 대신, 투표는 하고 가라. 그래야 나중에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 분명한 자기 의사를 보여주고 지워지지 않을 우리의 족적을 남겨두고 떠나자.

 

우린 해적이니깐. 


Written by 선장

Painted by 사샤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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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한 동거, 막힌 변기로 발각돼

 

 

  2012년 10월 27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26일 수차례 빈집에 침입해 음식물을 무단 취식한 이모(30)씨를 가택침입, 절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집안으로 침입한 이씨는 마치 자기 집처럼 익숙하게 행동했다. 이씨는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요리를 하고 소주나 막걸리를 마셨다. 이씨는 마치 주인처럼 집안을 돌아다니며, 라면을 끓여먹고 자장면을 시켜먹는 등 대담한 행각을 벌였다. 배를 채우고 난 후에는 침대에서 태연히 잠을 자다 집주인이 귀가하는 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섰다. 

 

  이씨는 보통 혼자 사는 직장인의 아파트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의 생활패턴을 파악하여 피해자가 직장에 출근한 시간을 틈타 집안으로 침입했다. 마음에 든 집에는 반년이 넘게 침입했음에도 피해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이씨는 자신이 사용한 물건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고 이웃주민에게도 인사를 하는 등 상당히 주도면밀하게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이어진 이씨의 범행행각은 변기가 막힌 것을 이상하게 느낀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발각되었다. 경찰에 잡힌 이씨는 ‘전날에 많이 먹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굵게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의 예의인데 그러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며 집주인에게 사과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1인 가족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묘한 동거’를 방지하기 위한 혼자 사는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해적일보 로빈슨 기자(robatsea.tistory.com)]

 

 

to be continued~~

 

 

Written by 요리사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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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중에 진짜 특이한 놈이 있다. 각종 동물을 다 따라하는 이상한 재주를 가진 인간이다. 우, 마, 견의 소리는 물론이요, "꺄악꺄악" 까마귀 소리에 "꿔기어~~"하고 닭 울음소리까지 섭렵했다. 어느 수준이냐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흉내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정말 그 동물이 자기 주변에 있는지 이리저리 살필 정도다. 더 대단한 점은 동물의 소리 뿐만 아니라 몸짓, 동작 하나하나까지 정말 똑 닮게 한다는 사실이다. 어슬렁 어슬렁 먹이를 겨냥해가는 표범의 걸음걸이 흉내를 낼 때는 정말 '저 인간 모글리 아냐?' 할 정도로 등골이 오싹하다. 


그런데 그 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카피하는 동물이 있다. '동물의 왕국'을 틀면 빠지지 않고 꼭 나오는 단골손님, 바로 미어캣이다. 늘 몇몇의 보초병들이 땅굴 앞에 나와 두 발로 꼿꼿이 버티고 두 손은 꼭 모은채 사방의 동태를 살피는 그 족속들말이다. 이 놈들 몸짓의 포인트는 발, 손, 고개다. 늘 적이 오나 안오나 살피기 때문에 시력과 시야 모두 매우 뛰어난 녀석들이다. 내 친구놈은 그들의 특성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가끔 내가 심심할 때 "그 미어캣 흉내 좀 내봐!" 하면 갑자기 까치발로 바짝 서서 두 손을 딱붙여 꺾고서는 잽싸르게 고개를 휙휙 돌려대는데,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와...미친놈이다 이놈은!!!'하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냥 빵 터져 버린다. 적지 않은 시간을 지켜본 나로서 판단컨대, 이건 연습으로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 이 면밀하고 정확한 관찰력에서 나오는 행동은 지극히 본능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그 놈이 갖고 있는, 아니 본래 인류 전체가 갖고 있었을지 몰랐을 그 매서운 '눈'의 원초적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한 때 나도 '매의 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와 무리지어 버스를 기다릴 때면 그들은 버스가 오고 있는지의 여부를 꼭 나에게 물었다. 내가 가장 시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양쪽 시력 모두 1.5. 컨디션이 좋을 때는 2.0을 찍을 때도 있었다. 좀 과장을 덧붙이자면, 10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오는 버스의 번호도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다. 친구들은 그런 나를 늘 부러워했다. 특히 안경만 벗으면 장님과 다를 바 없는 그런 아이들은 더더욱 그랬다. 그런 내가 스스로 대견스러워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거리를 걸을 때나 버스를 타고 창밖을 볼 때 항상 멀리 떨어진 산의 능선이라든지 높은 빌딩 위에 달린 안테나라든지 그런 것들을 주로 보곤 했다. 보니깐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멀리서 달려오는 버스 번호가 흐릿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런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스마트폰에는 참 친절한 기능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교통수단의 현재 위치를 확인해주는 앱이다. 내가 굳이 햇볕을 손으로 가려 가며 멀리서 오는 버스의 번호를 확인하지 않아도, 바로 앞의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앱에서 알아서 그 위치를 알려준다. 그저 폰만 쳐다보고 있으면 정확히 몇 분 후에 내가 타고자 하는 버스가 도착할지를 알 수 있다. 몸이 고생할 이유가 하나 더 줄어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스마트폰을 씀으로써 자연스레 고개를 숙인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치 죄 지은 것 마냥 모두들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닌다. 굳이 그 죄명을 대라면 스마트폰 중독죄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최근 애니팡이 전국방방곡곡으로 퍼져 나아가면서 대다수의 국민이 '고개숙인 남자', '고개숙인 여자'가 되었다.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자가용을 타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목을 90도로 꺾고 눈에 힘 빡 주고 연신 폰만 들여다보고 눌러대고 흔들어대고 있다. 그게 어떠한 이유에서건, 우리는 내 코 앞에 닥친 가상의 공간에 더욱 더 몰두함으로써 실체의 주변을 살펴보게 될 기회를 잃게 되었다. 시력의 쇠퇴 뿐만 아니라 시야까지 매우 근시안적으로 좁혀지게 된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획기적인 발상으로 인해 우리는 손바닥 안에서 세상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그를 칭송한다. 인간이 일일이 손발을 쓰고 눈으로 찾아다니며 해야 할 대부분의 일을 전화통 하나가 아웃소싱으로 한데 묶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웃소싱의 범위가 점점 넓어질 수록 우리의 오감이 담당해야 할 몫은 점점 좁아지고 줄어든다. 인간 테크놀로지의 진화로 인해 인간 스스로의 퇴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생각해본 적 있는가? 


당신이 직접 넘기고 갈피를 끼워가며 감각적으로 특별한 대목을 기억해 내던 묵직한 책이 가상 공간으로 쏙 들어갔다. 당신의 몸에서 움직일 것은 이제 손가락 하나 뿐이다. 동네 주민들에게 묻고 물어 이쪽 저쪽 사방을 살피며 찾아가던 그 옛길도 이제 폰 하나만 들고 있으면 굳이 묻거나 두리번 거릴 필요조차 없다. 은행도 갈 필요없다. 폰에 은행이 있는데 발이 뭐하러 고생하겠는가. 우리는 그저 폰이라는 사이버 플레이스가 만들어주는 편의의 지침서대로 따라가면 되는 것 뿐이다. 흘러간다. 그리고 인류의 오감은 점점 무뎌진다. 


사과의 한 광고를 본적이 있다. 화면에 쓱싹쓱싹 손가락으로 몇번 끄적대면 멋진 풍경그림이 나오는 그 광고 말이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다 안다. 책을 솔솔 넘겨 보는 맛이 있듯 그림을 쓱싹쓱싹 그리는 맛이 있다. 4B연필, 색연필, 물감, 파스텔, 목탄을 집어들고 매서운 눈에 감을 잡아가는 나만의 몸집을 더하고, 거기에 더불어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의 귀까지 동원하여 이리저리 손을 놀려대면 그 뭉쳐진 촉이 손가락을 타고 종이와 캔버스에 서서히 번져 하나의 꿈틀대는 작품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 특유의 맛 말이다. 그 맛을 사과와 세개의 별이 어느 순간부터 앗아갔다. 멀리 보이는 저 가을의 단풍산을 바라보며 날카롭게 펜을 갈기고 그림을 그려대던 나의 '매의 눈'을 그들이 앗아가 버렸다. 


오직 육체의 철저한 사용에 의해서만 비롯되던 정신적 특혜들이 기계 하나로 인해 하나둘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다람쥐가 이빨을 날카롭게 갈 듯, 인간도 몸을 쓰지 않으면 닳게 되어 있다. 조그마한 기계 하나가 육체를 장악하기 시작한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아니 당장 5년 후가 궁금하다. 매우 두렵기도 하다.   



Written by 선장

Painted by 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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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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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04:39

 

 

 

대학 졸업 후 쉴 틈도 없이 직장을 얻고, 혹 넘어질까 걱정하며 달리니 벌써 이립(而立)이다. 뜻을 세울 나이라는데 정작 뜻 보다는 항상 주머니에 돈이 떨어질까 걱정하며 살았다. 그러니 정작 결혼은 친구 청첩장에서나 보는 단어이자 의미다.

명절이면 이제 결혼해야지라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말에 매번 건조하게 아직 할 것도 많고, 돈도 없고요. 아직 아니에요라고 대답한다. 내가 대답을 하고도 이 아이러니에 웃음이 난다.


결혼은 본디 사랑하는 이성과 평생을 약속하는 성스러운 의식. 이 성스런 의식에 대한 대답에 애인이라는 이성은 빠진 체 돈도 없고요로 대답하다니. 결혼을 위한 가장 우선 조건은 평생을 같이 할 애인 아닌가? 그럼 현재 만나는 사람이 없는 내 답도 애인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는 답이 맞는 거다. 내 답대로 해석하자면 나는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거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여자를 만날 수 있어. 근데 이 아이러니한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한다라는 대답에 반론을 재기할 30대 미혼 남자들이 몇이나 될까? 구역질나는 현 사회 상태에 대해 분하고 열 받지만 나도, 결혼을 못한 수많은 30대 남자들도 수긍한다.


결혼에 돈이 필요한 것은 예식도 그렇지만 남자는 을 장만해야한다. 이 거지같은 공식이 언제부터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 박혔는지는 나도, 우리 엄마도 모르겠지만 남자는 집을 장만해야한단다.

어르신들 이야기로는 단칸방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얻으면 된다고 한다. 참 바보 같을 정도로 훌륭한 말이다. 이 대답에 나는 훌륭히 대답할 수 있다. 그런 여자는 이미 한참 전에 나보다 더 능력 있고 잘생긴 녀석과 결혼 했을 것이라고. 그럼 전세로 시작해보자.


전세? 대한민국 땅 덩어리가 좆만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수도권 웬만한 아파트 전세 값은 억대다. . 무슨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법한 단위다. 그럼 내가 지금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인가? 차라리 주인공이라면 어떻게는 드래곤을 쳐 잡아 억을 얻어 결혼할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이라는 판타지 소설에서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판타지 속 작은 마을의 여관집 아들, 무기상, 아이템상의 아들일 뿐이다. 판타지 속이라도 나는 을 얻을 수 없다.


남자는 집이다. 남자가 집을 얻지 못하면 결혼도 못한다. 너무 자학적이고 비관적이라고? 근데 좆같이도 사실 아닌가? “미안해. 나는 아직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해 아파트 전세는커녕 작은 단칸방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아라고 말하면 여자가 괜찮아. 함께 벌어서 마련하면 되지. 우리가 사랑하는데 집은 중요하지 않아라고 대답해 줄 것 같은가? 군대서 읽은 워크 투 리멤버(Walk to Remember)에서나 나올 듯한 대사다.


대학 시절로 가 나는 대학 학비를 어머니께서 부지런히 일을 해 마련해 주셨다. 그 큰 자혜로운 희생 덕에 나는 졸업 후에도 빚은 없었다. 그러지 않은, 혹은 못한 많은 주변 친구들은 알바를 해서 학비를 벌었을까? 아니다.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통해 등록금 및 학비를 마련했고 정작 알바를 통해서는 개인의 용돈 정도를 썼다.

대학 등록금은 방학을 통해서도 마련할 수 없다. 휴학을 해 학비를 마련하지 않는한 불가능하다. 시간당 오천원도 안 되는 알바비 받으며 500만원이나 되는 학비를 마련한다고? 방학기간인 3개월 동안에 500만원을 버는 곳이라면 나는 대학 때려치우고 지금 그곳에서 일을 했을 거다.


졸업 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직장인이 된 학생은 몇 년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땅만 보며 달린다. 그리고 허리 좀 피고 하늘 좀 바라볼 때쯤이면 서른, 결혼할 나이. 모아 논 돈 따위는 없다. 근데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기위해 집을 마련해야한다. 그래서 다시 은행을 찾아간다.

융자와 대출을 끼고 집을 얻는다. 남자는 작은 사회라 불리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빚을 지고, 진짜 사회에 나와 부단히도 아끼고 졸라매 빚을 갚고, 2의 인생이라 불리는 결혼을 하면서 다시 빚을 진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을 다니려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집을 갖기 위해선 빚을 져야한다. 학비를 부모님이 내 주시는 것처럼, 집도 부모님이 해결해 주시지 않으면 30대에 집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빚을 내는 것이다.


대학생이 알바로 학비를 마련할 수 없듯이 직장인도 월급을 모아 집을 마련할 수 없다. 역겹게도 대한민국이라는 판타지 속에서는 말이다.


written by 저격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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