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 많이 변했어요. 황금같은 점심시간 쪼개서 헬스클럽 다녀오는 사람들, 회식 자리 줄이고 주말 등산 가는 사람들, 틈틈히 배운 요가로 아침 저녁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사람들. 일에 찌들고 지쳐버린 자기 몸을 적극적으로 돌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운동해도 스트레스 지수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더 체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몸은 돌보지만 정작 마음은 돌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도 몸과 똑같아요. 일의 몰입에도 한계가 있고, 마음의 방어벽에도 일정한 두께가 있습니다. 정적수준을 넘어가면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방어벽은 허물어져 의기소침과 우울증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죠. 몸살은 신경쇠약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마음도 몸과 같이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해요.

 

하루 중 마음 정리가 가장 필요한 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잠들기 전입니다. 잠자는 시간은 의식의 세계에서 무의식의 세계로 넘어가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의식의 세계에서 차곡차곡 쌓여버린 마음의 수많은 오물과 찌꺼기들, 정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대로 뇌 속 어딘가에 버려집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썩어 곪아버리죠. 상태가 심각해지면 그 오염물들이 무의식의 세계로까지 뿌리를 뻗습니다. 순식간에 줄기와 가지가 솟아오르고 잎이 무성해집니다. 깨끗했던 마음 속 공간이 온통 독소의 숲으로 변해버리는 거죠.

 

'내일 출근하면 해결해야 할일이 산더미같은데...잘 될까?', '아, 오늘 그 사람은 정말 이기적이었어.', '아침 출근길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 '과장님한테 욕먹은게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이런저런 잡생각이 부풀어오르다보면 잠이 올리가 없죠. 스탠드를 다시 켜고 이불에서 나옵니다. 핸드폰을 열어 스케쥴을 살펴봅니다. 가방에 넣어둔 서류철도 들춰내죠. 걱정은 태산같이 높아져만 갑니다. 온통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채 잠이 들어버립니다. 숙면이 이루어질리가 없죠. 당연히 아침이 피곤합니다. 무의식의 세계엔 온통 마음의 쓰레기들 뿐이거든요.

 

마음에도 따듯한 이불을 덮어주세요. 잠들기 전 잠시 생각했던 것들이 꿈에 나오는 경우,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마음의 이불덮기'는 나만의 중요한 힐링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조용한 음악 하나 틀어보세요. 그리고 눈이 맑아지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나 풍경 사진첩을 찬찬히 훑어 보세요. 자세히 보지 말고 그저 즐기듯이 책장을 넘기세요. 눈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자구요.

 

차분한 음악으로 귀를 씻어주고, 푸근한 그림과 사진으로 눈요기도 했습니다. 누웠나요? 잡생각을 펼치는 대신 스스로에게 위안어린 한 마디 남겨주세요. 오늘도 정말 수고했노라고. 실수한 것들, 놓쳐버린 것들, 이제 그만 용서하고 좋은 마음으로 잠들자고. 힐책거리, 나쁜 생각은 하루에 하나씩 종이비행기에 날려 보내요. 칭찬거리를 그 자리에 채워넣자구요.

 

'마음의 이불덮기'가 하루이틀 지나고 한달두달이 계속되면 마음 속 깊은 어딘가에서 서서히 용기가 샘솟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상대방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훨씬 부드러워지구요.

 

세상에 쫓기듯 잠들지 말고, 세상과 나 모두를 보듬어주고 잠들자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밤입니다^^

 

Written by 선장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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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8 02:24

    그래요 제생각이그래요
    마음을 돌봐야하죠 완전 공감

우리나라 식탁엔 반드시 젓가락이 올라야 한다. 포크도 아닌 젓가락이어야 하는데 유치원 다는 아이들에게도 젓가락을 가르칠 정도면 우리나라 식사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꾀나 큰 것 같다. 

일본과 한국의 도시락문화 발달에 한 영향도 젓가락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 젓가락은 도시락에 담기 편하다. 포크나 나이프처럼 덩치가 큰 것도 아니고 굴곡진 것도 아니다. 그냥 밥 위에 놓아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더불어 젓가락은 나무로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먹고 그냥 버리고 올 수 있다는 소린데 작은 반찬용기 안 반찬들 집어 먹기에도 편하다. 지금에서야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도 있다 치지만 옛날엔 생각지도 못할 부분이었다.

사실 젓가락 하나만 있어도 잘 사용하는 사람은 잘라 먹을 거 다 잘라먹고 밥도 먹을 수 있다. 나이프와는 범용성의 크기가 다르다. 군용숟가락이라고 해서 숟가락과 포크가 하나로 되어 있는 포크숟가락을 어렸을 땐 많이 이용했지만 나이 먹고는 이것도 영 불편하다. 군대에서는 젓가락을 사용할 수 없는데 진짜 불편했다. 젓가락의 편리함을 몸소 느낀 셈이다. 


어릴 적 젓가락 사용은 두뇌개발에도 좋다고 하니 젓가락은 두루두루 좋은 아이템인 셈이다. 자, 오늘 소개할 도시락은 GS25 김혜자 도시락 중 하나인 ‘등심 돈까스 도시락’이다. 가격은 3천원으로 적정수준의 가격이다. 우선 바쁜 이들을 위한 세줄 요약 들어간다.


+세줄 요약+

돈까스, 카레, 볶음 김치로 구성. 김혜자 도시락답게 밥의 상태는 양호하다. 이름답게 돈까스를 주력으로 내놓은 도시락이라 돈까스의 비율이 큰 편.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의 단점 중 하나인 바삭함은 부족하다. 카레도 수분이 많이 부족한 편. 여러모로 아쉬운 도시락.

*별점 : ★





GS25 등심 돈까스 도시락

이 도시락은 국민 대다수가 좋아하는 돈까스를 주력으로 내세운 도시락이다. 돈까스는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을 손에 꼽을 정도로 대중적 음식이다. 이를 주력으로 내세운 도시락인 만큼 대중성은 크다. 

살펴보자면 돈까스 다섯 조각, 카레, 볶음 김치로 구성되어 있다. 돈까스를 주력으로 하나 양은 사실 부족한 편이다. 이를 대응으로 밥과 먹을 수 있는 카레가 들어있으며 모든 반찬에 상성이 좋은 볶음김치가 들어있다.

돈까스를 이름을 내세운 만큼 돈까스의 두께는 합격점이다. 생각보다 두껍다. 일반적으로 분식집에서 먹는 돈까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두껍다. 확실히 튀김옷이 감싸고 있는 내용물(고기부분)의 씹는 맛이 있다. 데리야끼 소스와의 궁합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단점도 돈까스다. 



일단 비율에 있어서 이름은 돈까스 도시락이라지만 사실 돈까스보다 나중엔 카레에 의존도가 높다. 쉽게 말해 돈까스가 적다. 어렸을 적 어머니는 돈까스를 반찬으로 많이 싸주시고는 했는데 미리 고기를 사와 빵가루에 묻혀서 미리 냉동실에 얼려 놓고 도시락 반찬으로 해주셨다. 그리곤 돈까스를 가장 큰 반찬 통에 싸주셨다. 왜? 돈까스가 주력이었기 때문이다. 


분식집 가서 돈까스를 먹어보자. 그럼 어떻게 나오는 가? 밥은 한 수쿱 정도 나오고 돈까스가 80%를 차지한다. 식사를 마쳤을 때 밥은 위의 20%만 채워야 한다. 나머지는 돈까스가 채워야 ‘돈까스’라는 이름으로 음식을 내 놓을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이 도시락은 ‘돈까스’를 이름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돈까스보다 카레에 의존도가 높다. 차라리 ‘돈까스와 카레 도시락’이라면 좋았을 것 같다. 


카레도 보면 퍼석퍼석하다. 거기에 도시락에 뭉쳐 들어있어 전자레인지에 전체적으로 데워지지 않는다. 즉, 어느 부분은 따뜻하고, 어떤 부분은 차갑다. 예전부터 말했지만 그렇다고 더 돌리면 돈까스가 눅눅해진다. 


카레의 식감도 좋은 편이 아니다. 아무래도 카레라면 수분이 있어 밥에 비벼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잘못하면 흐를 수 있고 옆 반찬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수분을 줄인 것이겠지만 그렇기에 맛이 없다.


레토르트 식품의 한계이겠지만 들어있는 카레로 밥을 비벼먹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저 밥 위에 올려놓고 같이 먹는 상태다. 식감도 좋지 못한데 퍼석퍼석한 것이 흡사 깎아 논지 오래된 사과 같다. 


이 도시락엔 젓가락이 아닌 포크숟가락이 들어있는데 이것도 사실 좀 불편하다. 돈까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번 베어 먹게 되는데 숟가락으로 찍어 베어 먹고 나면 돈까스가 그대로 숟가락에 붙어있다. 그럼 숟가락에 돈까스가 붙어 있기 때문에 김치를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입으로 물어 돈까스를 내려놓고 먹어야한다. 아니면 그냥 돈까스를 한 번에 다 먹는 수밖엔 없다.

왜 젓가락이 없고 포크숟가락이 들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카레 때문이라는 추측이 들지만 이 도시락에 들어 있는 카레는 젓가락으로도 충분이 집을 수 있다. 그만큼 퍽퍽하다. 





이름답지 않게 많은 것이 부족한 도시락이다. 아무래도 ‘돈까스’라는 이름의 기대치가 높다보니 더 그럴 수 있겠지만 세세한 정성이 부족하다. 도시락은 정성인데 말이다. 

돈까스는 최고의 반찬이다. 손도 많이 안가고 맛도 좋다. 케찹에 먹어도, 데리야끼 소스에 먹어도 맛이 좋다. 이보다 상성이 좋은 음식은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돈까스를 추억으로 말한다. 좋든 나쁘든 말이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도시락이다.


Tip. 밥과 함께 비벼 먹을 수 있는 카레나 짜장이 들어있는 도시락은 피하는 게 좋다. 대게 도시락에서는 수분을 제거한 상태기에 식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주력반찬의 대응할 만한 것이 있다는 것은 반찬의 양이 적다는 소리다. 즉, 재수 없으면 나중에 맨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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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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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중국 후한시대 말, 위ㆍ촉ㆍ오가 천하를 두고 치열하게 다툰 전쟁사다. 역사의 시간으로 재본다면 백년이 채 되지 않은 다소 짧은 스토리다. 중국사 전체의 비중에서 따져 봐도 삼국시대가 자치하는 역사적 의의는 사실 그다지 높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는 동양의 남자들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려버린 고전 중의 ‘TOP’으로 손꼽히고 있다. ‘삼국지를 열 번 읽은 사람과는 논쟁하지 마라’는 말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여하튼 삼국시대가 실제 어떻게 벌어졌는지 정확히 몰라도, 삼국지가 나에게 미친 파급력이란 매우 깊고 진하다.

 

내가 처음 삼국지를 접한 것은 책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서였다. 국민학교 4학년 때 동네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일본 KOEI사에서 출시한 ‘三國志 Ⅲ’ 게임을 알게 됐다. 11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권모술수와 용병술로 천하를 제압해 나아가는 시뮬레이션 전략에 그만 흠뻑 빠져 버렸다. 그 맛을 잊지 못한 나는 방학만 되면 외할머니 댁으로 부리나케 달려가 길게는 한 달 동안 머물며 삼국지 게임을 마음껏 즐겼다. 그곳에는 삼국지에 열광하는 사촌형과 최신형 컴퓨터, 천혜의 골방이 있었다.

 

당시 삼국지 게임은 한글 번역본이 없었던 탓에 한자로 된 자막을 읽고 눈대중으로 숙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통밥으로 익히면 그만일 뿐 문제될 것이 전혀 없었다. 아니 문제는커녕 도움이 되었다. 그 때 나는 서예학원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학원에서 익힌 한자를 게임에 대입시킬 수 있었고,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군사에서 ‘징병’과 ‘모병’의 차이, 인사에서 ‘등용’과 ‘임명’의 의미, 계략에서 ‘이호경식’과 ‘의서의심’이 지닌 각각의 효과는 한자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몰입의 몰입을 거듭할수록 궁금한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비를 선택군주로 했을 때, 내가 등용하고자 하는 이 인물이 실제 삼국지에서는 어떤 활약을 했던 사람인지, 신야성에 유비가 주둔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선택하면 조조는 왜 형주로 내려오지 않고 원소와 그토록 격렬하게 싸우는지, 마지막 시나리오에서 왜 유선의 세력이 삼국 중 가장 미약한지 등등 하나 둘 역사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결국 국민학교 5학년 여름방학이 되자 나는 아버지에게 삼국지를 읽고 싶다고 말했다. 그 때 아버지가 나에게 준 책은 정비석 작가의『三國志』(1982년 발행, 지혜문화사)였다.

 

총 1510페이지, 모두 다섯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이었다. 당시 아버지가 소장하고 있던 책들은 가로형식이 아닌 세로형식이 많았는데 이 책 역시 그랬다. 읽기에 다소 생소한 감이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나는 3일 만에 모든 내용을 읽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격렬한 스토리에 넋을 잃었다. 그렇게 한 번 삼국지 전체의 이야기를 훑고 나니 삼국지 게임에 제시된 시나리오 1~5의 타이틀에 대한 경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 왕실의 부흥을 기치로 내걸었던 ‘유비의 역사’를 위주로 다시 한번 책을 읽었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도원결의로 일어난 후 수십 년을 방랑객처럼 떠돌면서 겪게 되는 시련과 고난의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읽었다. ‘선한 자’의 편에서 사건 위주의 읽기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입각해서 다시 게임에 임했다. 그렇게 몇 번을 자꾸 반복하자 뒤에서 지켜보던 사촌형이 한 마디 던졌다. “넌 맨날 재미없게 유비만 하냐? 조조가 훨씬 재밌어!”

 

나는 조조의 뭐가 재미있느냐고 되물었다. 형은 조조가 사람도 훨씬 많고 전쟁도 스케일이 다르다고 했다. 형의 대답은 그 때까지 내 머릿속에 온통 악인으로 찍혀 있던 조조라는 인물을 재조명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나는 중요 군주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삼국지를 읽었다. 그리고 그 군주들이 아끼는 측근들과 핵심인물들을 손수 리스트로 작성해보았다. 비로소 삼국지의 균형적 읽기가 성립되었다. 그렇게 게임의 방식도 변해갔다. 

 

이 쯤 읽고 나면 슬슬 삼국지 게임이 지겨워 질 즈음이다.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도 알고, 사람을 얻는 방법도 안다. 정확하게 말해서 게임을 독파한 시점이다. 이렇게 되면 강자보다는 약자를 골라서 게임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장수, 장로, 공융, 유요, 엄백호, 왕랑 등 죄다 한 뙈기 땅만 가지고 있다가 강대국에게 점령당하는 약소국의 군주들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 주목해서 읽지 않다보니 누군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또 한번 삼국지를 읽게 된다. 삼국지의 미시적 읽기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몇 번을 거듭하여 삼국지를 읽고 나면 인상 깊었던 사건과 인물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각인된다. 그리고 그것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재추적하고 재구성한다. 나만의 삼국지 읽기가 시작된다. 사건을 조각조각 내보기도 하고, 떼었다 붙여보기도 하고, 가정과 가설을 세워보기도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인물에 빠져 버린다. 점점 그 사람의 삶을 동경하고, 대변해주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사람의 상당 부분을 내 인생에 대입시켜 보는 습관이 생긴다.

 

게임 삼국지 Ⅲ를 완파하고, 소설 삼국지를 열 번 이상 읽어본 소감이다.

 

Written by 선장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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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들이 많다. 내 경우엔 물건 사고 난 후의 포장 상자와 사용설명서가 꼭 그렇다. 

물건을 꺼내고 그냥 버려도 되는 상자를 이상하게 나는 잘 버리지 못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없다. 꼭 어딘가에 쓸 수 있을 거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번 방에 한 구석에 두었다 나중에 엄마의 잔소리를 한차례 듣고 나서야 버린다.

버린다고 버려도 아직도 방 한구석엔 많은 상자들이 있다. 얼마 전에 정리하다 안 사실인데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폰 상자부터 처음 산 스마트폰의 상자, 얼마 전 새로이 바꾼 상자까지 다 있었다. 누가 보면 대리점 하냐고 할 것 같다. 물론 이 상자들은 활용성보단 예뻐서 남아있었지만 지금도 ‘버려야하나?’하고 고민한다. 상자도 상자지만 함께 있는 설명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나름 ‘언젠간 보겠지’하고 두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설명서를 찾아본 적은 없다. 그러니 책상 서랍은 지금 있지도 않은 물건의 설명서로 한 가득이다. 이것도 어느 날인가 날 잡아서 싹 다 버렸지만 언제 다시 가득찰지 모르겠다. 이해는 못하겠지만 나에게 있어 물건의 설명서와 상자는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물건이다. 그러다보니 신발을 사올 때 마다 참 곤욕이다. 매번 크고 예쁜 상자에 담겨 있어 ‘아, 이걸 어떻게 하나?’하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못 버리는 게 또 있는데 바로 어릴 적 풀던 문제집이다. 지금 책 꽂아 놓을 자리가 부족해 책들이 슬금슬금 방바닥으로 밀고 나오는 판국에 내 방 책장에는 예전에 풀던 문제집이 책장을 한 칸이나 차지하고 있다. 물론 절대 보지 않는다. 엄마의 잔소리도 심하다.


“그놈의 문제집 좀 버려! 볼 거야?! 안 볼 거면 좀 버려” 계절 바뀔 때마다 듣는 소리다. 내가 생각해도 문제의 문제집들은 절대 안 본다. 앞으로도 물론 안볼 거 같다. 근데 못 버리겠다. 이건 상자나 설명서보다 심한데 버려야지 하면서도 왠지 어릴 적 물건을 버리면 내 추억 한 부분을 찢어 버리는 거 같아 쉽지 않다. 마음 같아선 평생 끌어안고 가고 싶다. 


이런 물건, 물질적인 것들 말고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들도 참 많다. 우선 라면에 밥 말아 먹기가 그런 편이다. 그냥 라면만 먹으면 뭔가 허전하다. 그렇다고 밥을 말아 먹으면 너무 배불러 속이 안 좋다. 그래서 매번 고민한다. ‘말아야하나?’하고.


자정 가까이 된 시간에 오는 친구 전화도 비슷하다.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보람찬 내일을 위해 일찌감치 씻고 이불속에 들어갔더니 울리는 친구의 전화한통. 받자니 왠지 지금 나가야 할 거 같고, 안 받자니 친구녀석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특히 애인이 있는 녀석 전화의 경우 그게 더 심하다. ‘여자친구랑 헤어졌나?’하는 생각과 함께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외근 후 4시 30분에도 많은 고민을 한다. 회사로 가자니 자리에 앉자마자 퇴근할 거 같고, 그냥 퇴근하자니 뭔가 불안하고 아무튼 참 미치겠다. 그래서 나는 그 절충안으로 커피숍을 택했는데 커피숍에 가서 일을 한다. 그리고 퇴근시간에 집에 간다. 뭐 나름의 합리화이자 절충안이었다.


추운 겨울 10분 빨리 도착한 약속, 걷기엔 멀고 택시나 버스를 타기엔 가까운 거리, 엄마와 아내가 싸울 때 등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들이 세상엔 참 많다. 이런 것들에 비하면 짜장, 짬뽕의 선택은 쉬운 거 같다. 짬짜면이 있으니 말이다.


written by 선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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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2 05:26

    공감가네요 힘내요 ㅋㅋㅋㅋㅋ



우연한 기회에 동대문 의류 도매상인과 친해졌다. 그에게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듣다보니 이거 나도 한번 시작해볼까 싶다. 물론 초반에 엄청난 대출과 신체적 고통이 있겠지만 감수할 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동대문 같은 의류시장은 없다. 동대문시장에서 원단, 부자재부터 완성품까지 한 번에 다 볼 수 있고, 다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지하부터 지상10층 이상에 달하는 패션몰이 몰려있고, 패션몰 매장마다 신상 옷으로 미어터진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까지 소문나서 외국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몰려온다. 매일매일 신제품이 나오는 이곳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동네다.


지금도 잘 되지만 한창 잘되던 80, 90년대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돈을 포대자루에 담아서 집에 가져가면 세어보지도 못하고 다음날까지 쌓아둔다.’ 도매시장은 백 프로 현금장사고 한 번에 한두 벌에서 수백 벌까지 판매하니 잘만하면 캐쉬가 막 들어온다는 거다. 어떤 상인 분은 일마치고 집에 갔는데 호주머니마다 돈뭉치가 꽉꽉 들어차 있었단다. 이거 완전 딴 세상 얘기 아니냐고.


동대문 의류시장은 대부분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상인들도 대부분 20대에서 30대다. 이들은 본인이 옷 디자인에서 생산, 판매까지 다하는 ‘만능인’이다. 물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들이다. 유명 브랜드 옷을 약간 참고하고 거기에 창의성을 가미한다고나 할까? 인기가 예상되는 제품들은 하루만에 만들어 내고는 한다.


이들 중에는 본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가 종업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일하지만 점포가 없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내 점포마련이다. 이곳 도매 쇼핑몰 안 2~3평짜리 매장 한 칸의 권리금은 억대를 호가한다. 좋은 자리는 점주의 마음대로 쫓아내기도 한다. 월세도 매년 올라서 버티기가 점점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도 점포를 가지려고 하는 건 남다른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한 사입자(옷을 대신 사고 파는 중간업자)가 말하기를


“여기가 밤새고 몸 쓰면서 일해서 막노동 같죠? 이래봬도 여기 알부자들 많아요. 잘되는 점포 하나 가지면 일 년 만에 서울에서 집 사고, 차도 사요. 과장이 아니고 정말 그런 부자들이 있어요.”


입이 떡 벌어진다. 잘된다는 전제하에 일 년만 고생하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거다. 한 번은 친해진 도매상인 가게에서 하룻밤 일을 도운 적이 있다.(사실 나는 도운 거고 그분은 한 번 시켜준거다...) 여하튼 소매점에서 주문 들어온 옷들 포장하는 대만 두 시간 홀딱, 혼자서 하면 서너 시간을 넘기기도 한단다. 그리고 중간 중간 몰려드는 손님들 응대하는 것도 일이다. 


도매 점포는 옷을 입어보는 건 불가능하다. 다들 전문가들이라 걸려있는 모양새만 봐도 다 알더라. 디자인 보고 색상, 사이즈 종류 보고 맘에 들면 바로 사간다. 거래하는데 5분도 안 걸린다. 길어야 10분? 우선 만들어 걸어놓으면 파는 건 금방이다.(디자인이 기본은 된다는 전제 하에!) 소매보다 팔기는 확실히 쉽다.

영업을 마칠 때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상인 분이 나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oo씨, 나 내년에 점포 하나 더 낼 건데, 거기 와서 알바 해! 같이하자, 지금 일 때려 쳐!”

 “그럴까요?? 언제쯤이요?”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상인 분 잠시 당황한 것 같다. 웃으면서 “그래그래 여름쯤에~”하는데 나는 예사로 들리지가 않더라. 아직 난 연락을 기다리고 있고 시간은 1년 반이 지났다. 나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고 싶은데, 오랜만에 염치없이 전화 한 번 해야 하나...(물론 함부로 덤볐다가 수억 날린 전설도 있으니까. 함부로 덤비진 맙시다.)


written by 돌고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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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늘 아이들을 위한  체험코너가 있습니다. 그곳은 늘 엄마와 아이들로 북적북적대죠. 뭔가를 만들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고, 스탬프를 찍기도 하고 기타 등등 요새는 체험놀이도 부쩍 발전해서 별의 별 것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들. 여기서 하나 팁을 드리도록 하죠. 아이들이 체험놀이할 때 뒷전에서 쉬지 말고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거기에 아이들의 지금의 성향과 앞으로의 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실제 예를 하나 드리도록 하죠 후후.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쌍천 이영춘 박사를 기리는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농촌위생운동에 크게 이바지한 군산의 대표적인 위인이죠. 내용을 아는 친구들도 있겠고, 모르는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건 크게 중요하진 않아요. 중요한 건 아이들이 전시회를 보고 나서 하는 체험놀이의 결과물입니다. 마침 그곳에서는 이영춘 박사의 밑그림을 주고 색칠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 두었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그림도 아이들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이 점을 잘 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이 그림들을 모두 아이들이 그렸다는 전제 하에서 얘기합니다) 수백장의 그림 중에서 특징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들만 보여드리도록 하죠 후후. 




아주 스탠다드한 학생입니다. 원래 사진을 그냥 따라 그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반듯하고 말 잘듣는 아이의 전형적인 케이스입니다. 정해진 메뉴얼에 맞추어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기 개성이나 그런 것들은 그림에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냥 주어진 여건에서 개척없이 순응할 스타일이라는 얘기죠. 어머니가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시고, 아니라고 하신다면 무언가 일상에서 할 수 없는 다른 교육이 필요한 그런 아이입니다. 다음 그림 보시죠. 





네. 이 친구 불만이 있습니다. 리본은 그렇다 치고 입을 보십시오. 시뻘건 색으로 입을 아예 뭉개버렸군요. 왼쪽 눈썹이 아예 코 밑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굉장히 화가 나 보여요. 배트맨 다크나이트의 조커가 생각나네요. "Why so serious???" 이런 친구들의 경우 어머니는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아이가 어떤 점이 불만이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보시죠. 




이 친구 보십시오! 돈을 돌같이 보고 살아오신 이영춘 박사님께 "돈 좀 있냐!"는 멘트를 과감하게 갖다 붙였습니다! 네. 전형적인 무법자 스타일이네요. 그런데 돈 좀 있냐고 묻는 사람이 안경도 깨지고 쌍코피까지 터졌습니다. 학교 내에서 개구쟁이인데다가 싸움이 잦은 아이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위 학생들과는 달리 이름도 쓰지 않았습니다. 활발 그 자체겠죠. 이런 모습이 좋으시면 그냥 두셔도 관계는 없습니다만...자 다음 갑니다. 





꽤 재미있는 친구입니다. 영화 혹성탈출을 봤던 걸까요? 아니면 멋진 턱수염을 그려넣은 걸까요? 아무튼 뭐하나 일반적인 것이 하나 없는 판을 깨버린 친구입니다. 그리고 학위모 위에 자신의 이름을 커다랗게 써 넣었습니다. 자아도 굉장히 강한 것 같구요. 자기 세계가 굉장히 독특하고 강한 아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예술적 기질은 없습니다. 예능으로 가면 가능성이 별로 없으니 이 아이는 잘 잡아주어야겠죠. 다음요. 





화려한 인생을 꿈꾸고 있군요. 머리부터 상의까지 알록달록에 체크무늬까지 스펙터클합니다. 색안경도 빨강과 파랑의 대비색을 썼습니다. 아래 위로 자신의 이름을 분명하게 적어 넣었구요. 반과 번호도 넣었습니다. 커서...밤문화...자세히 말하면 클럽과 나이트를 좋아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가 춤이나 노래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군요. 넥스트!





..........네...박사님을 여자로 만들었군요. 실명을 밝혀드릴 순 없지만 남자이름은 확실합니다. 긴 노랑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어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왜 남자를 여자로...했을까요?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남자의 심리상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이런 식으로 폄하하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독창적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네. 그만두도록 하죠. 다음요!





네..드래곤볼에 나오는 사이어인 베지터를 그렸습니다. 한쪽 눈가에는 상대의 전투력을 측정하는 스카우터를 장착했군요. 측정결과 상대의 전투력이 6,000,000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대단하군" 한마디 날리는 것으로 보아, 그리고 눈이나 입이 굉장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대보다 전투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람한 팔뚝까지 그려넣은 것을 보십시오. 이 아이는 만화에 일단 미쳤습니다. 드래곤볼은 적어도 90년대 만화이거든요. 어떤 매체를 통해서 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로 대단합니다. 그저 평범하게 자랄 스타일은 아니네요. 오늘의 레전드로 임명합니다.


자, 어떻습니까? 똑같은 밑그림을 주어도 아이들은 제각기 자신이 그리는 세상에 비추어 그림을 재해석했습니다. 획일적인 삶을 살고 있는 어른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죠. 당신의 아이는 어떻습니까? 내일부터 유심히 체험놀이하는 당신의 자녀를 지켜보십시오. 그리고 체험놀이의 결과물과 아이의 행동을 비교해서 관찰해보십시오. 아이의 현재와 미래가 보입니다. 미술치료는 별 다른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무궁한 발전을 소망하겠습니다!


P.S. 그런데 이분...최근 나는 가수다에 나왔던 가수 김○○ 닮지 않았나요???


Written by 사샤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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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 댁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성북동 길에는 차도 사람도 다니지 않습니다. 밤사이 내린 함박눈으로 번잡했던 서울의 거리가 잠시 고요한 휴식을 누리듯합니다. 사람의 발길이 잠시 끊긴 사이 골목이며 지붕이며 집 앞에 늘어선 자전거와 화분까지 하얀 눈의 손길이 미치지 아니한 곳이 없습니다. 검푸른 밤하늘을 수놓던 수천수만의 하얀 알갱이들이 대지에 내려앉아 온 사물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오늘따라 선생님 댁 뒤뜰의 달 항아리가 떠오르는 것은 텅 빈 밤하늘에 무심히 걸려있는 둥근 달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화려하게 몸치장을 하던 대로변의 네온사인과 간판들이었건만 이렇게 자연의 강림 앞에서는 한 낱 어린아이 색칠거리에 불과한 것인가 봅니다. 하늘이 자아낸 천연한 흰 물감을 풀어버리면 순간 그것들은 다시 무(無)로 돌아간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하얀 빛깔의 이 희한하고도 신비로운 도심의 수채화는 선생님이 늘 말씀하셨던 순리의 아름다움, 백색의 아름다움이 아닌지요. 선생님이 살아 계시다면 사랑방 창가에 앉아 지금의 풍경을 대견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시지는 않았을까 흐뭇한 상상도 지어봅니다. 선생님 댁을 올라가는 이 길이 그저 즐겁기만 한 것도 이와 같은 마음입니다.

 

정적이 감도는 선생님 댁 마당에는 밤나무와 감나무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있고, 그 위에는 차분하게 함박눈이 내려앉았습니다. 선생님이 심어둔 나무 잔가지 마디마디에는 구슬보다 더 영롱한 눈 이슬이 맺혀서 이 스산스럽고도 호젓한 뒤뜰의 풍경을 한층 아름답게 빛내주고 있습니다. 용자살 창문에 비친 조용한 달빛과 그 빛깔에 더욱 확연한 맵시를 드러내는 장독대 옹기들은 생전 선생님의 넉넉한 마음씨를 비춰주는 것만 같습니다.

 

선생님 댁에는 아직도 푸르른 소나무와 향나무가 특유의 청렴함을 간직하고 있고, 산수유와 자목련, 생강나무는 있는 듯 없는 듯 집과 한 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박석 사이사이마다 겨울 숨을 고르고 있는 맥문동과 벌개미취의 잎사귀들은 따스한 봄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예술에 의중을 두었지만 그 미의 결과는 어디까지나 자연의 뜻에 맡겨두는 당신의 안목이 잔잔히 밀려오는 까닭입니다.

 

생전에 두고 즐기셨다는 뒤뜰의 둥그런 달 항아리가 묵묵히 달빛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넉넉한 자태로 질박함과 순후함을 충만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수묵화를 그려내듯 온 집을 병풍처럼 둘러친 청죽은 집과 정원의 아름다움이 둘이 아닌 하나로 느껴지게 하는 본바탕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뽐내지도 않고, 번쩍이지도 않는, 그리고 수다스럽지 않는 우리네 아름다움이 아닌지요.

 

함박눈 내린 겨울밤, 선생님의 옛집에 기대서서 맛보는 이 즐거움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의 풍경을 마음의 소중한 갈피로 간직할 수 있다면 이 순간은 영원할 수 있겠지요. 칠흑같이 어두운 밤, 달빛과 선생님과 이 집을 그리는 이유입니다.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Written by 선장

Painted by 사샤



최순우 옛집(등록문화재 제268호)


  최순우 옛집은 한국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과 뛰어난 안목으로 그 아름다움을 찾고 보존하는데 일생을 바쳤던 최순우 선생(1916~1984)을 기리고, 한국 미(美)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설립되었다. 최순우 선생은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이자 미술사학자로, 저서에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최순우 전집(1~5권)]등이 있다. 

  이 집은 1930년대 지어진 튼 'ㅁ'자 형태 한옥으로 선생이 1976년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살던 곳으로 선생의 미학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공간이다. 2002년 겨울, 문화유산 보전의 뜻을 가진 시민들이 성금으로 이 곳을 매입하여 내셔널트러스터 시민문화유산 1호로 지정하였다. 

  현재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에서 보전,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에 개관하여 4월부터 11월까지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한다. 봄과 가을에 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www.nt-heritage.org  

공식 블로그: http://cafe.naver.com/ntch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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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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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12 09:53 신고

    저도 동감 입니다.누추하지만 내집이 제일 편하지요.

 

 

원나잇의 선구자들

 

말끝마다 장하다! 하던 시절 물 건너 온 미제를 선호했습니다. 미국인들이 ○○ 맞은편 ○○동 ○○카바레로 나와 사교춤을 추었습니다. 우람한 미국인에 매달려 춤추는 작은 여인의 모습은 고목에 붙은 매미를 연상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홀이 끝나고 통행금지 시간이 오기 전에 그날 밤의 짝짓기를 위해 정신없는 여인들을 보게 됩니다. ○○에도 유명한 춤꾼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저녁을 먹고 ○○나 ○○로 나가서 춤을 춥니다. ○○동의 어떤 아줌마는 춤 선생과 바람이 나 새벽 단봇짐을 쌌습니다. 동서 간에 춤추러 다니다 함께 바람이 나서 집안 망신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는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럼 언제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한국 전쟁 이후 60-70년대 우리 기성세대의 밤문화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때도 미제하면 환장을 했나 봅니다.

 

‘영어 하나 배우려고 참 용을 쓴다. 어찌 몸까지 다 파누? 그 놈들 아래 것은 감칠맛이 나디?’ 쯧쯧 거리며 눈을 흘기는 그 자존감 무너진 한국 남정네들의 서슬 퍼런 질투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했나봅니다. 미제 물품과 화대를 맞바꾼 미군 놈들이 잘못한 것인지, 미군 옆에 붙어 일확천금을 노리던 몸 팔던 여자들이 잘못한 것인지, 또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유곽 덕에 성의 노예가 된 한국 남정네들이 잘못한 것인지, 전쟁 통에 술과 섹스에 환장한 연놈들 모두가 잘못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슬픈 우리네 자화상일 뿐.

 

 

우리는 장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나눴다. 젊은이들, 도전정신 더 키우시게! 

 

○○을 지나 ○○역 가는 길 ○○시장 입구 ○○피부관리실이 옛 ○○이며 건물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지금 보아도 알 수 있지만 그 집 2층엔 우중충한 좁은 방이 많았습니다. 어두컴컴한 골방에 들어간 젊은 남녀가 자장면 두 그릇 시켜놓고 한참을 있다 떠나자 중국인 종업원이 “왜? 아야! 아야! 해. 우리 짜장면에 가시 없어해!” 했다 합니다.

 

점심 먹으러 갔다가 창문 구멍을 통해 몰래 들여다보고 온 나의 동기 □□이가, 야! 연놈들이 탕수육 시켜 놓고 뽀뽀만 하면 되었지, 할 짓 다하고 자빠졌다고 해서, 사무실이 웃음바다가 된 일이 있습니다.

언젠가 □□사장이 내게 이야기합니다. “아줌마들 요리도 안 시키고 자장면이나 짬뽕 시켜놓고 손바닥 수없이 쳐대며 불러, 해!” “종업원 신경질내, 해!” 했던 생각도 납니다.

 

하다하다 예전에는 중국집에서도 잘 했더군요. 요즘에 DVD룸, 노래방, 실내카페 등 다양한 방!방!방!에서 야사시한 행위를 하는 연인들을 보고 손가락질하는 어른들도 본인들의 한창때를 생각해본다면 할 말이 없어지겠네요. 차라리 모텔에서 대실하고 거사를 치루는 요즘의 젊은이들이 공공장소에서 남들에게 폐 끼치던 과거 연인들보다 더 예의를 지킨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요즘 젊은 것들은…"
"세상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저 처자 저 꼴로 시집이나 가겠어?"
"세상이 말세야. 미쳐서 날뛰는 거지. 예전에는 말이야~"

 

이런 말들을 기성세대에게 들을 때면 이제 저도 머리가 제법 컸는지 풉하고 비웃음이 먼저 나옵니다. 같잖은 권위의식으로 아랫세대들을 통제하려는 모습으로만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뭐를 그렇게 숨기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나요? 다행히 부끄러워서 그랬던 것인가요. 혹은 본인이 잘 한 건지 못한 건지 생각해 보기는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통제 및 억압용으로만 금기시 한 것은 아닌지.

 

차라리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엔 食色만큼 좋고 꼴리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간혹 가다 食色 외에도 공부와 연구를 좋아하거나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고. 우리도 그렇게 되고 싶었지만 그게 맘처럼 안 된다고. 하지만 너희들은 시도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사람이 食色의 노예가 되는 것은 허무하지 않느냐고.

 

밥이 맛있고 섹스의 맛있음은 사춘기만 지나면 동서고금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 아니 본능입니다. 하지만 단순 쾌락 그 외에 아이는 모르는 食色의 가치를 아는 자는 어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처럼 발정 나서 食色의 노예가 된다면 그것은 어른이 아니지요, 나이만 먹은 개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이 단순한 인간의 욕구만이 아닌 그 내면의 가치를 찾는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성에 대해서 우리들에게 털어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性을 통한 세대 간의 화해이지요. 아들딸과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게 돈 몇 푼주고 본인들 성욕만 풀지 말고요. 주말이면 저마다 산에 가서 등산이 목적인지 술 마시는 게 목적인지 모를 정도로 거나하게 취해서 끼리끼리 인근 모텔에만 가지 말고요. 다행히 댁의 마누라 구멍 찾는 일이라면 모르겠으나.

 

 

+ 위의 사례는 故 최영 시인의 『군산풍물기』의 내용을 각색한 것임

 

+ 사진 설명: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
이곳을 여행할 때 저는 영국학생들로 보이는 무리들을 만납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수학여행을 온 것이었습니다. 이들 외에도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홍등가를 관광합니다. 그들이 옳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그들은 솔직하다는 점이 저는 부러웠습니다. 

 

몸 파는 여인들의 유혹하는 눈빛과 행인을 사로잡는 그녀의 손가락, 그것을 음흉하게 바라보며 미소 짓는 남정네들, 그것을 호탕하게 보고 웃으며 지나가는 커플들, 몸값을 흥정하는 사람들, 거사를 치루고 당당하게 문에서 나오는 남성, 그리고 그것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자, 섹스샵에 들어가 기구들을 고르는 여인들, 섹스쇼를 구경하며 입맛 다시는 자들, 본인은 오픈마인드한 사람임을 과장하는 듯 환호성 지르는 여성 관람객들. 홍등가 그곳에는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이 있었습니다.

 
Written by 앵무새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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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10 21:45 신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소망 하는바 이루어지길 간절히 빕니다.

    • 2013.02.10 22:31

      아이쿠! 부끄러운 글에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르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편의점 도시락의 가장 발달한 나라는 아마 일본일 것이다. 이유를 조금 살펴보자면 아마 혼자 밥 먹는 문화가 발달해서가 아닌가 싶다. 예전 일본에 갔을 때 느낀 점 중 하나지만 식당에도 혼자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 술도 마찬가지고 혼자 무엇인가를 하는 문화가 상당히 발달했다. 함께하는 것을 즐겨하는 순수혈통의 한국인으로서 조금 의아한 부분이었다. 


시간이 지나 우리나라도 조금씩 혼자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마 편의점 도시락이 생기고 가장 좋아했을 사람은 기러기 아빠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집에 들어가며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 챙겨 레인지에 돌린 후 가볍게 맥주와 티비를 함께 하면 잠시 적적함도 달랠 수 있으니 말이다. 자취생 역시 맨날 먹는 라면에서 따뜻한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은 최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혼자 밥 먹어야 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고 혼자지내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말한다. 그 덕에 다양한 도시락이 생겼지만 한 구석 조금 쓸쓸한 기분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자, 진중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오늘 소개할 도시락은 CU의 ‘제육볶음 정식 도시락’이다. 일단 가격부터 공개하자면 2천 5백 원으로 편의점 도시락의 보편적인 가격이다. 우선 바쁜 사람들을 위한 세줄 요약부터 들어간다. 


+세줄 요약+

최근에 먹었던 도시락 중 밥의 상태가 가장 양호한 편. 제육볶음과 함께 들어있는 여러 반찬 모두 괜찮은 편. 거기에 젓가락과 함께 김이 들어있어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다. 2천 5백 원으로 보통 수준의 가격. 큰 특징 없으나 단점 없는 도시락. 

*별점 : ★★★☆☆





CU 제육볶음 정식 도시락

이 도시락은 이름 그대로 한국인 중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까 싶을 정도로 보편적인 음식인 제육볶음을 메인으로 하는 도시락이다. 아마 불고기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육볶음이 반찬이니 사람들의 관심 끄는 덴 성공이라 본다. 


구성을 보자면 우선 메인 반찬인 제육볶음, 계란말이 두 개, 볶음김치, 마늘종 볶음 그리고 김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김이 들어 있는 점에서 일단 나는 만족했는데 예전 어릴 적 집에서 도시락을 싸주실 때 꼭 김을 넣어주셨다. 그래서 왠지 도시락하면 김과 함께 먹던 게 생각난다. 잠시 설명했지만 이 도시락의 밥 상태는 굉장히 좋다. 고실고실한 게 편의점 도시락 중엔 상위에 속한다. 그 밥에 김을 얻어 젓가락으로 밥과 함께 살짝 집어 입에 넣었을 때 김의 바삭함과 밥의 부드러움은 최고의 조합이다.


대부분 도시락에 들어 있는 김의 양은 10장 정도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밥이 맛있기만 하다면 김만 있으면 한 끼는 충분하다. 하지만 밥이 별로면 김까지 맛이 없어진다. 김은 확실히 좋은 밥반찬이긴 하나 밥에 좌우되는 식품이다.


김은 영양소도 많다. 편의점에서 파는 레토르트 식품이라고는 하나 김의 영양소는 레알이다. 이 제육볶음 도시락에는 김이 들어있다. 그 점만을 생각해서라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도시락이다. 


마늘종 볶음의 식감은 상당히 좋다. 눅눅하게 씹히지 않고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게 확실히 식감이 좋다. 거기에 함께 들어있는 버섯도 눅눅하지 않고 쫄깃함을 유지하고 있다. 계란말이도 비슷하다. 



계란말이의 포인트는 바로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함이라 할 수 있다. 도시락에 표기된 대로 1분 30초 레인지에 돌렸을 때 계란말이의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차가운 감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돌렸을 땐 계란말이가 오히려 퍽퍽해 질 수 있다. 차라리 조금 차가운 계란말이가 좋은 선택이다. 


계란말이는 두 개지만 나름 젓가락으로 나눠 보면 여러 조각으로 나눌 수 있다. 한 덩어리 당 3개 정도로 나눌 수 있다.(더 나눌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나누면 식감이 떨어진다) 아니면 입으로 두 번에 나눠 베어 먹는 것도 방법도 괜찮다. 


메인 메뉴인 제육볶음도 양이 조금 적은 감이 있지만 식감을 위해 도톰하게 하려 한 노력이 보인다. 이 도시락의 전체적으로 칭찬할 점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반찬에 수분 유지가 잘되어 있다. 제육볶음 역시 씹었을 때 양념에 베어 나오는 감이 좋다. 건더기를 다 먹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국물이 이를 입증하는데 나중에 반찬을 다 먹어도 여기에 밥을 비벼 먹어도 괜찮을 거 같다. 


이 도시락은 전체적으로 단점이 없는 도시락이다. 전체적으로 수분유지가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식감이 살아있다. 단점을 굳이 찾자면 남자가 먹기에 전체적으로 양이 부족할 수 있다 정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장점일 수도 있다. 채소와 육류의 배합도 적절하다. 거기에 김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제육볶음을 밥 위에 얹고 김을 봉지체로 비벼 조각내고 그 위에 뿌려 같이 비벼 먹어도 괜찮을 거 같다. 단지 숟가락이 없어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 맛은 생각보다 괜찮을 거 같다.





누군가에게 도시락을 싸 줄 때 김을 넣어준다는 것은 상당히 상대방을 배려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깟 김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배번 도시락에 김을 넣어준다는 것은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혹시 누군가에게 도시락을 싸줄 일이 있다면 꼭 한번 김을 함께 넣어 보도록 하자. 작지만 큰마음을 느낄 수 있다.


Tip. 편의점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 도시락에 표시되어 있는 시간을 지키는 게 좋다. 혹시 차가울까 더 돌렸을 때 음식이 퍽퍽해지거나 식감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용기가 대부분 플라스틱이라 오래 돌려야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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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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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8 10:10 신고

    잘보고 갑니다.행복한 명절,추억에 남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2013.02.09 01:37

      네. 모르세님도 명절 잘보내시고 항상 행복한 한 해 되세요~

 

 

 

간만에 입은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한 동전 500원과 같은,

 

잠에서 깼는데 기상시간이 30분 더 남았을 때와 같은,

 

가끔씩 찾아오는 비온 뒤 상쾌한 날씨 같은,

 

심심한 버스 안에서 무심코 들리던 라디오 소리에 내 십팔번곡이 나올 때와 같은,
포기하고 탔는데 기계가 "환승되었습니다." 할 때와 같은,

 

정말 듣기 지루한 수업이 휴강될 때와 같은,
직장상사가 출장 갈 때와 같은,

 

단골집아줌마가 오랜만에 왔다며 음료수서비스를 줄 때와 같은,
가글이 있는 식당화장실 같은,

 

으스스한 겨울 날씨에 화장실 변기에 앉았는데 비데의 변좌 기능으로 따근따근함을 느낄 때와 같은,

 

소장하고 싶지만 돈 주고사기에는 아까운 책을 중고서점에서 만났을 때와 같은,
커피쿠폰 적립이 다 쌓여서 공짜로 먹을 때와 같은,
가끔 지인의 지인 덕에 무료로 보는 공연 같은,

 

그리고
평소에 챙겨보지 않던 TV 프로그램이 시험 때 유독 재밌게 느껴지듯이…
 
문득 이런 작은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나요?

 

그대에게 큰 관심을 주지는 못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사람,
가만가만 조곤조곤 소소한 행복을 드리는 동전오배건이 되겠습니다.
 

Written by 동전오배건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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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4 18:05

    우왕 감수성 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