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실력은 개미 콧구멍 크기만큼씩 나아지고 있다. 갑자기 개그 코너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그건 니 생각이고.' 벼룩 콧구멍 크기만큼씩 좋아지는 걸로 합의를 보자. 개미, 벼룩한테 콧구멍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새벽에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대견하다. 심지어 남들보다 10분이나 먼저 풀에 나와 혼자 연습을 한다. 이제 킥판을 잡고 물위에 떠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지는 된다. 물론 숨을 쉬러 물밖으로 머리를 들면 어김없이 가라앉는 문제는 있다. 나의 사전에 완벽이란 없으니까.

 

오늘 수영을 처음 배우는 남자 한 명이 새로 왔다. '음 파' 와 물장구를 배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랬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저 단계에서 포기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수영을 배우며 답답한 것은 나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사의 말만으로 나의 문제점을 알기란 쉽지 않다. 웃긴 모양을 직접 보고 실컷 웃어야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배우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나의 문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이런 걸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하던가?

 

결국 머리를 들면 가라앉는 문제점은 한시간동안 고쳐지지 않았다. 강사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깨우치지 못하였다. '괜찮아. 벼룩 콧구멍만큼씩이라도 좋아지고 있으니까.'라며 다음 시간을 기약하였다. 긍정적인 마인드.

 

처음 온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한시간을 잘 마쳤다. 다행이다. 게다가 머리를 들어도 가라앉지 않는 경지를 벌써 깨우치더라. 강습을 시작 삽십 분만에 이미 나를 추월했다. 수영천재가 나타났다......

 

환불기간 지났나? 포기할까? 이런 걸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던가?

 

 - 반면교사(反面敎師) -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를 이르는 말

 

- 새옹지마(塞翁之馬) -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 다음 어학사전에서...

 

Written by 잠수부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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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보세요?"
"잘 안 들려요. 왜 그렇게 빠르게 얘기하는 거예요?"
"천천히 좀 얘기해 주시겠어요?"
 
"야, 좀 천천히 가~!"
"왜 그렇게 빨리 걷니, 쫓아갈 수가 없잖아."
"다음 신호에 건너면 안 될까?"

 

위의 문장은 제가 자주 지인들에게 하는 말이에요. 반대로 지인들에게는 이런 말을 많이 듣곤 한답니다.

 

"넌 좀 답답한 면이 있단 말이야."
"넌 꼭 서둘러야 될 땐 여유부리고 필요 없을 땐 성급하더라."
"그렇게 살면 불편하지 않니?"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저는 대꾸 없이 그냥 씩 웃기만 한답니다. 그리고 속으로는 스스로를 가다듬죠.
'그런가? 천천히 하면 되지, 뭐~'

 

근데 그거 아나요? 우린 생각이 다를 뿐이라는 걸.
여러분, 전 느립니다. 참 느린 아이에요.
뭐가 그리 급하신가요?
꿈을 좇아 급하신가요, 혹시 급해서 꿈을 놓치시지는 않았나요.

 

한번 크게 심호흡하고, 숨 좀 쉬고 발을 다시 힘차게 내딛자고요!
끊임없이 말하는 것보다, 계속 걷고 행동하는 것 보다,
때로는 적당히 쉬는 게 더 멋진 일인 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남보다 더 길고 먼 여정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너무 조급해하지는 말아요.
그리고 스스로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도 잊지 말고요.
좀 천천히 도달해도 괜찮습니다.
걸어가는 동안 그 힘든 과정 이겨내 가는 스스로에게 박수!!  

 

+사진: http://www.mongri.co.kr
 

Written by 동전오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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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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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종이상자를 이용해서 손가락인형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지난 시간보다는 좀 더 어려울 수 있으니 우리 친구들 천천히 잘 따라해 보아요. 힘든 점이 생기면 엄마아빠께 옆에서 도와달라고 부탁드리는 것 잊지 말고요.

 

준비물
두 개의 과자상자, 포스터칼라(혹은 아크릴 물감), 스카치테이프, 사인펜, 흰 종이카드, 폼폼, 딱풀, 가위

 

             

 

스텝 1

두 개의 과자 종이상자를 준비합니다.
각각 한 쪽 끝의 모서리 부분을 잘 잘라냅니다.

 

 

 

 

 

 

 

 

 

 

 

 

스텝 2
두 상자를 위아래로 포갭니다. 잘른 부분을 평행하게 겹쳐서 아래위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줍니다.

이것은 경첩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과정입니다.

경첩이 뭐냐고요? 경첩은 문을 열고 닫을 때 맞물려 주는 이음매라고 할 수 있지요.  

 

 

 

 

 

 

 

 

스텝 3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색을 골라 상자의 겉 부분을 색칠해주세요. 물감은 중요하지 않지만 과자상자 겉부분을 지워줄 수 있어야해요.
마르고 나면 안쪽부분도 같은 방식으로 칠해주세요. 다른색으로 칠하면 더 예쁘겠지요?

이제 인형의 입모양이 완성되었네요. 

 

 

 

 

 

 

 

스텝 4
흰 종이카드에 사인펜으로 눈을 그리고 오려주세요.

 

 

 

 

 

 

 

 

 

 

 

 

스텝 5
딱풀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두 눈을 폼폼에다 붙여주세요.

 

 

 

 

 

 

 

 

 

 

 

스텝 6
폼폼에 만들어진 눈을 종이상자에 붙여주세요.

 

 

 

 

 

 

 

 

 

 

 

 

스텝 7
종이카드에 귀모양을 그리고 오려주세요.
종이상자 입과 같은 색으로 칠해 주시고 마르면 붙여주세요.

 

 

 

 

 

 

 

 

 

 

스텝 8
직사각형 모양의 카드를 만듭니다. 가운데에 선을 긋고
위에를 살짝 접어줍니다.  

 

 

 

 

 

 

 

 

 

 

 

스텝 9
종이인형의 입에다 딱풀을 이용해서 이빨을 붙여줍니다. 자, 완성되었네요!!

아주 귀여운 손가락인형이 만들어졌어요!!

 

 

 

 

 

 

 

 

 

 

동전오배건의 평가
평소에 그냥 버리는 과자상자들을 활용하면 아이들의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 만들어진 인형에 손가락을 넣어서 위아래로 벌려주면 꼭두각시 인형이 된답니다. 아이들이 인형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상황극 놀이도 할 수 있답니다. 
어때요? 참 쉽죠?! ㅎㅎ
 
+ 동영상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49zhJEny5Y


Written by 동전오배건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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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1. 자신이 게임 속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부류>
-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는데 "어? 이게 뭐지?"란 식의 뜻뜨미지근한 반응만 보인다.

- 배고프면 일어나서 풀이나 뜯는다. 
-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조차 잊게 되고 곧이어 게임 속 부속물로 전락한다. 한가하게 제자리를 맴돌다가 머지않아 먹잇감이 되거나 다른 캐릭터의 도구로 전락한다. 게임의 일부로 흡수된 것이다.
- 게임부속물이므로 논할 가치조차 없다.  
 
<유형 2. 게임 부속물로 전락된 것은 알지만 업그레이드가 안되는 부류>
- '게임이란 사실을 잊으면 게임부속물로 변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 하지만 게임 한구석탱이 속에서 안주하고 있다. '게으름'이라는 저주의 마법이 걸려 있다. 
- 노력을 하지 못하고 오직 게임 시스템 탓만 하며 투덜댄다.
- 이 부류의 99/100은 평생 그렇게 처박혀 산다. '게으름'의 마법은 웬간해서는 풀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 이미 게임 부속물이다.
- 적 출현시 유형 1과 마찬가지로 추풍낙엽이다.
 
<유형 3. 게임 플레이는 하지 않고 허풍만 늘어놓는 부류>  
- 자신이 게임부속물인 점을 강력히 부정한다.
- 자신이 마치 엄청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영웅인듯 떠들어댄다.
- 당연히 게임 부속물이다.
- 빈약한 HP로 깐죽대다가 주위의 적에게 금방 들통나고 표적이 된다.  
- 유형 2보다 더 위험하다. 집중 포격받고 난도질 당한다.
 
<유형 4. 열심히 게임 플레이를 하는 부류>
- 전략과 실속은 없지만 한푼두푼 HP를 저축하고 열심히 아이템을 찾는다.
- 전략과 실속이 없는 덕분에 내실성이 거의 없다.
- 그래도 열심히 무언가를 찾아다닌다.
- 적에게 발견되면 즉시 죽임을 당한다.
- 결과적으로 유형 3과 다를 바가 없다. 게임부속물이다.  
 
<유형 5. 전략과 모험을 걸고 플레이를 하는 부류>
-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
- 그렇기 때문에 풀 뜯어먹고 돈 줍고 하는 짓은 잘 안한다.
- HP와 아이템을 얻을 전략적 방법을 구사한다.
- 나름의 성과가 있다.
- 다만 모험과 승부를 즐기기 때문에 한 순간에 모든 재산을 잃을 위험이 있다.
- 유형 1,2,3,4의 부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게임 부속물이 아니다. 게임 주인공이다.
 
<유형 6. 신중함과 전략을 구사하는 부류>
-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
- 단번에 많은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 다만 너무 신중해서 아이템 획득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 그래도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은 부류이다. 전략을 통해 HP와 아이템을 확보하고 보존하기 때문이다.
- 게임 주인공이다.

  

자,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Written by 선장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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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간단한 패턴그림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정말 쉬우니깐 우리 구니스 친구들 천천히 잘 따라해보세요!!

 

준비물
세장의 색지, 펀치, 딱풀

 

스텝 1

두 가지 다른 색의 종이를 길쭉하게 자릅니다.

꼭 자를 대고 반듯하게 자를 필요는 없어요. 

가위로 자연스럽게 다른 굵기로 자릅니다.

 

 

 

 

 

 

 

 

 

스텝 2
펀치를 이용해서 가늘게 자른 종이들을 불규칙적으로 구멍을 뚫어줍니다.

 

 

 

 

 

 

 

 

 

 

스텝 3
다른 종이 위에 딱풀을 이용해서, 구멍을 뚫어 놓은 긴 종이를 붙입니다. 붙일 때 서로 자연스럽게 겹치면 나중에 모양이 예쁘게 나옵니다. 

 

 

 

 

 

 

 

 

 

스텝 4
계속해서 아래 판의 종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붙입니다. 자, 드디어 완성되었네요!

멋진 구멍이 난 세로줄 패턴의 그림이 만들어졌어요!!

 

 

 

 

 

 

 

 

동전오배건의 평가
우리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패턴과 불규칙적인 패턴을 동시에 가르쳐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가위 오릴 때와 펀치 사용할 때 옆에서 안전에 유의해 주시고요. 사진에 보이는 색말고도 다양한 색을 활용해서 만들어보세요. 아이들 방 안에 걸어 놓으면 참 멋있는 작품이 되겠네요.  

어때요? 참 쉽죠?! ㅎㅎ 


+ 동영상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1Myw6LDpWo

 

Written by 동전오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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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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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1 11:46

 

 

 

안녕! 구니스 친구들!!
구니스가 뭐냐고? 바로 우리 친구들의 엄마아빠가 여러분들처럼 어린 시절에 즐겨봤던 영화라고 할 수 있지. 구니스를 보고 당시의 어린아이들은 모두 모험과 도전을 꿈꿨단다. 구니스는 그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으로 악동클럽이라고 할 수 있어.

 

참, 나는 애꾸눈 선장 윌리라고 해. 정확히 28년 전 구니스가 내가 오랫동안 숨겨놓은 보물을 찾으러 모험을 떠났었지. 구니스는 성공했단다. 그래서 더 이상 보물지도와 나의 보물들은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2013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번에는 아예 보물을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려고 해.  

 

여러분들은 모두 잘 따라올 수 있을 거야. 우리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한때는 구니스의 친구였다는 것을 잊지 마. 그럼 이제 부모님과 함께 모험을 떠나보는 거야! 나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면, 진정한 보물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겠지?! 그럼, 그래야 너희들은 악동클럽 구니스라고 할 수 있지!
건투를 빈다.

 

- 애꾸눈 선장 윌리가, 2013년 새해에 

 

 

 


안녕하세요, 한때의 구니스 친구 여러분들!
어느덧 여러분들도 개구쟁이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되었겠군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요즘 아이들이 우리처럼 도전과 모험을 꿈꾸며 자라고 있을까?’ 우리가 한때 스필버그 아저씨의 선물들로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바로 이러한 마음에서 동전오배건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했답니다.

 

영국 BBC의 어린이방송 Cbeebies에서 방영 중에 있는 미스터 메이커(Mister Maker)라는 만들기 프로그램을 활용할 생각입니다. 주변 일상도구들을 이용해서 부모와 함께하는 만들기놀이를 계속 포스팅할 예정입니다(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아이들에게 만들기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주시고 창의성과 함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구니스로 만들어주세요.
http://www.mistermaker.com/

 

Written by 동전오배건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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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간 저녁 7시 10분. 강남역 2호선은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발 디딜 틈 하나 없다. 줄은 스크린 도어에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단 끝까지 길게 늘어진다. 퇴근길에 늦게 합류한 사람들은 이 기괴한 ‘놀이기구 행렬’에 긴 한숨을 내쉰다. 어차피 러시아워, 버스를 타나 지하철을 타나 꼴은 마찬가지다. 할 수 없이 전쟁같은 사람통에 몸을 맡긴다.

 

취이잉...‘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낭랑한 녹음멘트와 함께 이중으로 된 기계문이 일제히 열린다. 봇물 터지듯 사람들이 우르르 튕겨 나온다. ‘으어어~’, ‘꺅!’ 여기저기서 비명 아닌 비명을 내지르고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더니 곧이어 그 앞으로 ‘모세의 길’이 열린다. 선두는 해병대다. 자신의 몸으로 육탄방어 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사람들을 뚫고 전진한다. 후발대가 착실하게 그 뒤를 따라 붙는다. 행여나 줄이 끊길세라 나오는 사람들 모두 ‘앞으로 밀착’ 형태를 단단히 유지한다.

 

떠난 자들의 빈자리를 기다린 자들이 순식간에 메꿔버린다. 이번 열차에 어떻게든지 몸을 싣고픈 사람들은 까치발로 문끝에 간당간당 매달려 주변 사람들을 거의 포옹하다시피 한다. ‘어서! 제발...!’ 출입문이 닫히기만을 고대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어림도 없다. 출입문과 스크린 도어가 ‘윙~치킹 윙~치킹’ 소리를 내며 닫힐 듯 말 듯 약만 올린다. 결국 몇 명의 사람들이 열차를 포기하고 뒤로 물러선다. 이 정도라면 나는 '세 번째 열차 정도에 몸을 실을 수 있겠구나' 하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세 번째 열차를 탔다. 아니, 밀려들어 왔다. 가만히 주변 사람들을 둘러본다. 빼빼로 통의 초코막대처럼 조금의 여유도 없이 따닥따닥 붙어있다. 신체 부위 중 움직일 수 있는 건 얼굴과 손 뿐. 특히 남자들은 성추행 의혹에 휘말리지 않게 위해 하나같이 ‘가슴 위에 손’을 하고 있다. 모두들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DMB 보는 사람, 카카오톡하는 사람, 쇼핑몰 구경하는 사람, 인터넷 신문 보는 사람, 눈을 감은 채 시끄럽게 헤비메탈 드는 사람, 정말 각양각색이다. 핸드폰이야 말로 이 지옥철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진통제인 것이다.  

 

5년 전 쯤, 어느 시골 마을의 양계장을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커다란 공간에 형광등 불빛달랑 몇 개 켜져 있는 어두컴컴한 방이었다. 가로세로 약 50cm 정도 되는 수백 개의 철장 속에 수천마리의 닭들이 갇혀있다. 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양계장이 떠나가라 울부짖는다. 때가 되면 물과 모이가 나온다. 먹이를 먹기 위해 이리저리 엉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다. 힘에서 밀린 자는 모이도 거의 먹을 수 없다. 슬슬 미쳐가는 닭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닭의 주인장은 목숨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의 온도와 먹이, 빛 정도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다 탈진하여 죽어버릴 것 같아 보이지만 주인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죽으면 그저 골라내어 폐기할 뿐이다. 슬며시 물어보면 국가에서 정한 최소치 기준만 벗어나지 않으면 그런 것들 따위 전혀 상관없다는 식으로 답한다.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갈 이 훗날의 상품에 영양식품상 가시적인 문제만 발생하지 않으면 관계없다는 얘기다.

 

퇴근길 지옥철 안에서 연신 애니팡을 눌러댄다. 동시에 카톡으로 약속을 잡는다. 갓 튀겨낸 치킨에 맥주 거하게 걸친다. 만취해서 집에 돌아온다. 쓰러져 잔다. 천둥 같은 알람소리에 벌떡 잠에서 깬다. 어제 마신 술에 반쯤 취해서는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한다. 오늘도 십분 늦게 나왔다. 망할, 출근길 지옥철이 도착한다. 으쌰으쌰 응원행렬처럼 온 사람들이 철통 안에서 이리저리 밀려다닌다. 모두들 인상이 꾸겨진다. 열차가 조금 안정되자 다시 애니팡에 빠져든다.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 ‘무개념 인간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잠복해 있던 경찰들이 수갑을 채워 다음 역에서 끌고 내린다. 지옥철은 ‘안전하고 편안하게’ 정상제품들이 온전히 제품 부속코너에 도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힘찬’ 하루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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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선장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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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0 17:31

내 등교의 시작은 책가방 챙기기로 시작됐다. 전날 자기 전에 챙겨 놓으면 편한 것을 부지런하지 못한 성격에 맨날 아침에 부랴부랴 싸기 바빴다. 물론 이것도 오전반 일 경우에만 해당하는 사항이었다.

우리학교는 학교건물은 크지 않은데 학생은 많아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학교에 갔다. 오전반은 말 그대로 오전에 학교에 가서 오후에 끝나는 반이었고 오후반은 12시쯤 등교해서 5시쯤 끝났다. 이게 한 주마다 바뀌고는 했다. 


둘 다 장단점은 있었다. 오전반은 아침잠 많은 나에게는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거기에 책가방 챙기다 보면 항상 시간이 빠듯해진다. 그래도 좋은 건 무엇보다 일찍 끝나서 애들하고 맘대로 놀 수 있다는 거였다. 오후반은 늦게 학교를 가니 늦잠을 잘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었다. 그런데 오후반은 오전반 애들 놀고 있을 때 학교를 가야하니 정말 가기 싫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지 매번 오전반이면 오후반 애들이 부러웠고 오후반이면 놀다가 학교가야 하게 너무 싫었다. 조삼모사가 따로 없었다.


한번은 오후반이라 일찍 일어나(이상하게 오후반엔 아침에 잘 일어난다) 우리 동네의 아이들의 성지인 88오락실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나름 게임 좀 하는 녀석이었던 나는 ‘슈퍼 마리오3’에 빠져서 시간가는 줄도 모른 체 하고 있었다. 근데 빠져도 너무 빠져 학교 갈 시간인데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뒷목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뒤 돌아보니 양손을 팔짱을 낀 체 어머니가 눈을 얇게 뜨시고는 날 내려다보고 계셨다. 속으로 ‘이젠 난 죽었다’를 남발하는 동시에 그대로 집에 끌려가 죽도록 혼났다. 물론 그 덕에 학교는 늦지 않고 잘 갔다.


나의 책가방은 인기 절정의 가방인 ‘2020 원더키디’ 가방이었다. 파란색 배경에 주인공인 ‘아이캔’이 멋진 총을 들고 있었고, 미모(?)의 여주인공인 ‘예나’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가방을 보고만 있어도 절로 학교에 가고 싶어졌다. 가방과 함께 나의 마음을 항상 흐뭇하게 해줬던 것이 또 있었는데 바로 3단 변신 필통이었다. 


이 3단 변신 필통으로 말하자면 일단 필통 외부에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는 했는데 ‘탁’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돋보기가 튀어나왔고, 다른 버튼을 누르면 멋진 모습을 갖춘 연필들이 미사일 발사대에 거치된 것처럼 파바박 튀어나오곤 했다. 이 필통이 있으면 연필이 부러져도 상관없었다. 나의 자랑이었던 3단변신 필통은 오른쪽 끝 버튼을 누르면 연필 깎기가 ‘팍’하고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모든 버튼을 눌러 모든 기능을 활성화(?) 했을 때의 모습은 흡사 대서양에 당당히 서있는 항공모함 같았다. 최고였다.


근데 생각해보면 3단 변신 필통의 연필 깎기는 사용한 적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우리 집에는 멋진 ‘샤파’연필 깎기가 있어서 연필을 꽂고 몇 바퀴 휘휘 돌리면 아주 뾰족하게 연필이 깎였기 때문이다. 이 역시 나의 자랑이었다. 

샤파 연필 깎기는 연필이 작으면 고정이 되지 않아서 잘 안 깎였는데 이럴 땐 모나미 볼펜 펜대를 분리해 라이터 불로 살짝 달군 후 몽당연필 뒤에 꽂아 넣으면 새 연필 마냥 길어졌다. 이것이 엄마표 연필깍지였다. 연필깍지 연결 후 연필 깎기에 넣고 고정 후 다시 깎으면 기가 막히게 잘 깎였다. 엄마표 연필깍지는 나중에 빼서 다른 연필에도 끼워 넣을 수 있어서 참 편리했다.


이렇게 그날 공부할 바른 생활, 산수, 말하기 듣기, 쓰기 책을 잘 챙기고, 이에 맞는 공책을 책가방에 잘 넣으면 학교 갈 준비는 끝이었다. 아, 물론 꼭 필통은 챙겨야 한다. 필통 놓고 가면 짝꿍이 못된 아이면 연필을 잘 안 빌려주기 때문이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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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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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있어
흔한 눈길조차 주지 않아도
산이 좋다.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런 말 들려주지 않아도
바다가 좋다.

 

산과 바다 같은 그대가
그냥 좋다.

 


산에 오르면 그 웅장함과 숲의 신비함에 마냥 좋습니다. 산에 가면 내가 좋은 것이지요. 바다에 가면 세상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는 그 위대한 포용력에 그냥 좋습니다. 덕분에 시야가 탁 트이고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며 위안을 받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파도소리만 철썩일 뿐 나에게 아무런 말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는 바다가 좋습니다.

 

그 사람은 산과 바다처럼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대에게 다가가면 내가 좋았습니다. 산과 바다는 내가 온 것이 반갑다는 말이 없고, 그녀 역시 내가 다가온 것이 좋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다가갈수록 내가 좋았던 것이니까요.

 

요즘 들어, 나에게 산과 바다 같은 그대가 힘들어 합니다. 아무런 말 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한 사람에게는 드높은 사랑과 드넓은 위안을 주던 위대한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은 그렇게 누군가에게 산이고 바다입니다. 


Written by 동전오배건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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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이야기 -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1

 

 

  감색양복을 멋지게 입은 사람이 은행창구에 앉아 있어. 맞아. 아까 봤던 달력아저씨야. 이때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네. 은행직원이 마주 웃으며 말을 건네고 있어. 우리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볼까?

 

  "상환이 완료되었어요. 축하합니다. A고객님"

 

  이름을 듣지 못해서 급하게 A라고 했어. 괜찮지? 우리 아저씨는 여전히 웃고 있어. 지하철에서의 아저씨가 해준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아마 이때가 은행대출을 모두 갚은 시점인 모양이야. 아저씨 축하해요. 앞으로 탄탄대로만 남았네요.

 

  "덕분에 아주 빨리 갚은 것 갚아요. 고마워요."

 

  하고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섰어. 이제 집으로 달려가 아내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일만 남은 거지. 근데 아저씨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은행직원에게,

 

  "아참 잊을 뻔 했군. 저기 달력 주시오. 2013년 은행달력 말이오."

 

  아, 아까 들고 있던 달력을 여기서 받은 모양이야. 은행직원이 달력을 찾고 있어. 자기 자리에는 없는지 주변 직원에게 물어보다가, 그도 없는지 지점 전체를 뒤지고 있어. 공짜 달력도 구하기 힘들다는 말이 사실인가 봐. 은행직원이 분주해지는 것에 맞춰 아저씨 얼굴에서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더니,

 

  "죄송합니다. 이번에 달력 찾으시는 고객이 많아 달력이 전부 소진된 상태입니다."

 

  하는 순간, 아저씨의 얼굴은 처음으로 굳어졌어. 아주 심각한 얼굴, 봐. 미간에 그려진 내 천川자를. 그깟 달력 하나에 뭐 그리 심각해지냐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은행에서 다음해 달력을 받는 일은 아저씨한테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

 

  내가 아저씨한테 들은 이야기를 해줄게.

 

  아저씨는 스물세 살의 첫 월급날에 처음으로 K은행에서 첫 통장을 만들었어. 그 날이 바로 12월 달이라 은행에서 달력을 주었어. 그날부터 아저씨의 은행달력 역사가 쌓인 거야. 무슨 역사냐고. 아저씨의 역사, 아저씨 가족의 역사. 달력 숫자 하나하나에 차곡하게 하루하루의 일들을 쌓아간 거야.

 

  매달 7일에는 별표가 그려지고 숫자가 새겨져. 30여 년 동안 조금씩 늘어간 숫자들, 7일이 무슨 날이냐면? 바로 월급날이었지. 아내와의 첫 데이트 날에는 194×2=388원이라고 적혀있대. 그때 다방커피 한잔이 194원이었거든. 이게 아저씨의 생애 첫 커피였어. 겉으로는 맛을 음미하는 척 해도 속으로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느냐며 투덜거렸다고 해.

*타인의 첫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두 남자의 커피 비긴즈*

*고은 시인의 생애 첫 커피가 관심이 있다면? [차 마시는 앵무새] 내 생애 첫 커피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는 매일매일 작은 숫자들이 이어지지. 여기서 퀴즈. 이 숫자들이 뭘까? 3, 2, 1, 0. 정답은 바로 아저씨가 아내에게 사다준 과일의 기록이야. 자두, 복숭아, 바나나, 수박, 귤. 아내가 과일만 찾았거든.

 

  이렇게 35년이라는 시간이 쌓인 거야. 아저씨의 안방 문갑에는 35개의 달력이 소중히 모셔져 있어. 아내가 이따금 꺼내보며 미소 짓는 게 아저씨의 취미야.

 

  한번은 딸애가 무슨 커피 집에서 쿠폰으로 받았다며 다이어리를 선물한 적이 있었어. 신식이라며 며칠 써본 아저씨는 금방 은행달력을 돌아갔어. 다이어리는 글씨도 작은 게 영 쓸 맛이 안 난다나 뭐라나. 저녁에 아내와 팔 베게하고 누워 벽에 걸린 달력 보는 재미도 없다며…….

 

  이런 아저씨에게 2013년 은행달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2012년을 마지막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일하고 똑같은 거야. 쌓아갈 내일이 없다는 의미인거지.

*2012년 지구 멸망에 관심이 있다면? 지구 멸망과 동지 팥죽의 관계*

 

  다른 은행달력도 있잖아. 달력을 사도되고. 라고 생각했지? 나도 지하철에서 들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긴 했어. 근데 생각해봐. 다들 '이거 아니면 절대 안 돼.'라는 물건이 하나쯤은 있지 않아? 그게 너구리 라면일 수도 있고, 아이폰일 수도 있고, 스타벅스 커피이기도 하고. 하나의 물건에 하나씩의 사연을 간직하며.

 

  스타벅스 다이어리하고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열심히 17장을 모아서 다이어리를 교환하러 갔는데, "다이어리 물량이 소진되어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하고 점원이 말하면 어떤 기분이겠어? 참담하지. 그리곤 어떤 행동을 하겠어? 스타벅스 다이어리 구하겠다며 이 동네 저 동네 매장은 다 찾아다닐 거잖아.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관심이 있다면? 스타벅스 다이어리- 스티커 모으기 대작전 돌아보기

 

  아저씨도 마찬가지야. 내일까지 꼭 구해주겠다는 은행직원을 뒤로 하고 가장 가까운 매장부터 뒤지기 시작하는 거 보이지? 집념의 사나이. 은행달력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제주도라고 갈 기세야.

 

  결국 아저씨가 들린 은행지점이 10군데야. 자그마치 지하철역 다섯 개야. 대단하지. 그러고 결국엔 득템. 박수 쳐야지. 짝짝짝짝짝. 다행히도 지구가 멸망하는 일 따윈 없어. 2개나 얻고 집에 가는 길에 만난 게 바로 나였지.

 

  "집에 가면서 아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사갈거야. 사과, 배, 바나나, 멜론……."

 

  하고 아저씨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 2012년의 마지막 역사가 채워지는 거지. 상상을 해봐. 과일을 먹으며 아내와 2013년을 써나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나의 이야기는. 아니지. 아저씨의 이야기는 이게 다야.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달력에 삶이 깃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집안을 한번 둘러봐. 어떤 달력이 걸려있어? 은행달력이야? 회사달력? 아니면 학교달력일까? 병원달력? 아하, 무한도전 달력도 있을 거야. 보여? 그 달력 속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어때?

 

written by 요리사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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