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도서관 옆 소격동 길을 지나다가 이 그림을 마주쳤을 때, 생전 처음 '그림을 사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12월의 겨울. 추위도 까맣게 잊은 채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그림이 그림같지 않았다. 새로운 차원의 신세계로 나를 인도하는 듯 했다. 내가 무의식 중에 꿈꾸던 진짜 이상향의 안식처에 다다른 듯한 완벽한 환상을 맛보았다. 


온 빛이 세상을 감싸고 있다. 온 빛이 산과 바다에 내려 앉았다. 이곳은 물결도 바람도 존재하지 않는 곳. 모든 것이 멈추었다. 빛과 그림자로 빚어낸 이 담박하고도 신비한 능선을 따라 차근차근 걸어가본다. 움직이는 것은 오직 나 뿐이다. 산 중턱에 잠시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바닷 속 세상이 훤히 보인다. 팔깍지를 끼고 그 자리에 누워버린다. 나도 이 그림의 풍경이 된다. 


갤러리 안에 있는 그림이 궁금해졌다. 빼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다. 걸려있는 것은 온통 산 뿐이다. 이영길이라는 화가의 작품이다. 수묵화도 아닌, 그렇다고 채색화도 아닌 수묵채색화를 구사하는 사람이다. 그는 한국화에서는 금기로 여기는 빛을 작품에 끌어들였다. 한국화는 선과 여백에서 그림의 여유로움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사람, 빛에서 그림의 안정감과 한적함을 끌어내고 있다. 재미있는 양반이다. 


한지 위에 일필휘지로 휘두른 먹의 굵직한 선과 농담을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빛과 색채를 가득 채웠다. 수채화를 끌어들였지만 결코 거추장스럽다거나 인위적인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화에서 강조하는 어떤 유교적인 이념이나 정신같은 것은 애시당초 버린 것 같다. 그는 기존의 한국화가 요구하는 계보의 목적성을 내려놓았다. 꺾어내지르는 협곡과 그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 조그맣게 자연 속을 거니는 선비와 동자는 이 사람의 세계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는 단지 그가 생각하는 내면의 마음을 내어놓고 싶었던 것이다. 


보이는 풍경이 아니다. 마음의 풍경이다. 그는 수묵화와 수채화의 중간계에서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둘 중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이 화가의 세계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 결국 두 세계의 혼합 가운데 여러 실험을 거쳐 그는 답을 찾은 듯 싶다. 그리고 그 실험은 한 남자를 감동시키에 충분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빛깔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한방에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이 그림 하나로 쾌히 증명했다. 


한참을 감상하고 있으니, 멀찌감치서 한 남자가 다가온다. 이영길 화가다. 열중해서 보고 있는 모습이 좋았는지 흔쾌히 도록 한권을 선물로 준다. 웃으며 한 마디 던진다. "자주 와요"


나는 전시가 끝날 때까지 매일 이 갤러리 앞에 찾아와 한참 동안 이 그림을 감상했다. 좋은 술에 좋은 안주가 빠질 수 없는 법. 백건우가 연주한 에릭 사티의 Ogive # 1, 2를 연달아 듣는다. 사람, 그림, 음악이 모두 멈췄다. 진짜 내가 보인다.

 


<작품: A world opened with the light...- mountain_130.3x162cmㆍ장지에 채색_이영길_2009>

    - 이영길 개인전 / 2009 12. 23 WED - 12. 30 WED / AKA Space 


Written by 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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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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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유난히도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렸죠?! 그래서 오늘은 신비스러운 눈송이 문양을 활용해서 패턴그리기를 할 거에요. 가위로 종이를 오리는 부분이 많으니깐 만들 때 꼭 손 조심해야 해요!!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요?

 

준비물
가위, 색 도화지 1, 흰 도화지 1, 스펀지, 물감 3색(아크릴 혹은 포스터칼라)

 

스텝 1
정사각형의 흰 종이를 반 접고 또 반을 접어줍니다.

 

 

 

 

 

 

 

 

 

 

 

 

스텝 2
한 쪽 코너의 모서리가 맞은편 코너에 만나도록

접어주세요. 이렇게 삼각형 모양으로 접어줍니다.

 

 

 

 

 

 

 

 

 

 

 

스텝 3
한 쪽 코너를 잘라서 곡선 모양으로 만들어줍니다.

 

 

 

 

 

 

 

 

 

 

 

 

스텝 4
가위를 이용해서 여러 모양으로 잘라주세요.
사진처럼 접힌 부분까지 겹쳐 잘라줘야 합니다.
단, 모양들 사이의 공간은 꼭 남겨줍니다.

 

 

 

 

 

 

 

 

 

 

스텝 5
종이를 펼쳐서 한 번 모양을 확인하고 다른 색지 위에 올립니다.

 

 

 

 

 

 

 

 

 

 

 

스텝 6
물감 색을 골라서 뚫려진 구멍 위에 색을 칠합니다.
붓을 이용하거나 혹은 스펀지를 이용해서 톡톡톡 두드려주세요.

다 칠하고 나면 색이 마를 때까지 몇 분간 기다립니다.

 

 

 

 

 

 

 

 

 

스텝 7
구멍이 뚫린 모양을 약간 비틀어 준 다음에 다른 색으로 물감을 칠해주세요. 같은 방식으로 두드려 줍니다.

 

 

 

 

 

 

 

 

 

 

 

스텝 8
한 번 더 모양을 비튼 다음에 또 다른 색으로 칠합니다.

 

 

 

 

 

 

 

 

 

 

 

 

스텝 9
위의 모양 판 종이를 걷어내면 드디어 종이눈송이 패턴이 완성!! 삼색 종이눈송이가 만들어졌어요.

 

 

 

 

 

 

 

 

 


 

동전오배건의 평가
여러 모양의 눈송이를 만들 수 있고 흰 눈만이 아닌 다양한 색의 눈송이를 만들 수 있어서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접힌 상태에서 오려진 모양이 펼쳐졌을 때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지는지 아이들과 한 번 재미있게 탐구해 봅시다. 어때요? 참 쉽죠?! ㅎㅎ
 
+ 동영상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3Jvyo5NHB4


Written by 동전오배건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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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에 옷 사러 가보신 분들 많을 거야. 나도 필 꽂히면 밤11시쯤 동네친구 꼬셔서  급 쇼핑 후 새벽에 택시타고 돌아오곤 해. 예전에 동대문 옷이 ‘싸서’ 막 사 입기 좋은 줄 알았는데 가보니 생각보다 비싸서 등 돌린 적 있어. ‘뭐야? 이제 동대문도 돈독이 올랐구만!’ 싶어서 실망 좀 했지. 근데 이래저래 시장에 대해 알게 되고 몇 번의 경험을 해보니 이게 비싼 게 아니구나 싶더라. 그 얘기 좀 해볼까 해.


동대문시장은 도매와 소매로 구역이 나뉘어있어.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두타, 밀리오레가 있는 곳이 소매야. 도매는 큰 길을 건너면 있는 또 다른 고층빌딩 집결지인데 동대문에서 옷 좀 사 입어 봤다 하는 사람들은 다 알아. 여기에서는 우선 소매만 얘기 할 거야. 



소매도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디자이너’와 ‘사입’매장으로 주인이 직접 디자인을 하는 매장과 도매에서 떼어온 매장을 분류해. 대부분 사입 매장이고 이들 간에는 속도경쟁, 가격경쟁이 심해. 누가 먼저, 혹은 누가 더 저렴하게 파느냐가 승패를 결정하지. 물론 디자이너와 사입 간에도 경쟁은 있어. 

한 번은 디자이너가 매장에 옷을 걸어놨는데 바로 앞 사입 매장에서 똑같은 옷을 팔더래. 어디서 샀느냐며 싸움 나고 난리 났는데 그냥 도매에 있길래 사온 것뿐이라며 사과한마디 없이 옷을 내렸다고 해. 그러나 이미 디자이너는 그 옷의 생명이 끝났다고 하더라. 거기 말고 다른 집에서도 사갔지 않겠냐며.


이곳의 이런 특징을 알고 나면 쇼핑을 하는 게 조금 재밌어져. 디자이너 매장은 ‘디자이너 존’이라고 친절하게 표지판이 붙어있고 표지판이 없는 곳은 그냥 사입 매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꺼야. 


우선 디자이너 존의 특징은 패기 넘치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본인들의 디자인을 맘껏 하기 때문에 신선한 맛이 있어. 색상이나 디자인이 화려하고 과감해서 구경만 해도 재미가 쏠쏠하지. 디자이너 의상이기 때문에 원단이나 패턴이 고급이고 옷이 탄탄해. 그 덕에 가격은 조금 놀랄 수 있어. 하지만! 그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지. 세일도 은근히 자주하기 때문에 세일 상품을 노리면 백퍼 득템 할 수 있어. 동대문에서 디자이너 샵이 있는 곳은 두타밖에 없으니 두타 1층 몇 군데와 지하1층 한 코너를 찾아보면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거야.


사입 매장은 도매에서 구매해온 것들이라 매장별로 겹치기도 하고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해. 근데 여기서 잘 알아야 할 건 발품을 파는 만큼 저렴하고 좋은 옷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야. 같은 디자인이어도 소재가 다를 수 있으니까. 사입 매장의 진정한 매력은 찾아보는 재민데 무엇을 찾아보느냐, 바로 백화점표 옷과 유사한 옷을 찾는 거지. 이건 내가 동대문에 자주가게 된 계기이기도 하지.



예전에 한 번 명동 백화점 투어를 한 적이 있어. 아이쇼핑 좀 해볼까 하고 신나게 백화점에 들어섰지. 옷이 아주 예쁘고 탐이 났어. 그러나 옷 가격은 전혀 예쁘지 않더라. 점점 구매의욕이 떨어지며 터덜터덜 돈으로 지친 맘 돈으로 달래보자며 동대문으로 간 거야. 비교적 싸니까 뭔가 하나 건질 수 있을 거라며. 근데 이게 웬일? 백화점에서 내가 눈물 흘리며 등 돌린 옷들이 여기에 고스란~히 걸려 있는 거야! 내 눈을 의심했다 진짜!! 디스플레이까지 비슷해. 백화점을 요기다 옮겨놓은 줄 알았어. 근데 그냥 똑같이 카피면 안 되지. 불법이잖아. 자세히 보니 동대문 옷이 아주 미묘하고 디테일하게 다르더라고. 보면 볼수록 확실히 다르긴 달라. 


튀는 색은 튀지 않게, 장식이 과한 옷은 노말 하게, 전반적으로 부담스러운 옷은 평범하게 바꿔 놨어. 그러면서 특징은 살려뒀어. 게다가 옷의 질이 좋아. 인터넷이랑은 확실히 달라. 가격은 절반! 백화점 옷이 10, 20하면 동대문 옷은 5, 10하는 거지. 그니까 동대문 옷 따지고 보면 아주 비싼 것도 아니야. 다, 생각이 있는 가격이더란 말이지. 잘 생각해봐 여러분. 싸고 실용적인 옷 입을래 비싸고 조심스러운 옷 입을래?


물론 뭐든 비싼 게 제 값 한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돈은 없지만 패셔너블하고 싶은 20대, 저렴하게 여러 벌 갖고 싶은 30대, 질 좋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찾는 40대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동대문도 가끔 들러볼만 하지 않나? 우리 엄마는 센스가 넘쳐서 50대 이지만 여기서 보물을 찾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착장 하셨는데 15만원 들었어. 이만하면 가끔 가볼만 하지 않은가 싶어. 개인의 취향이니까. 





인터넷 옷은 못 믿겠고 백화점 옷은 너무 비싸다 싶은 분들에게 강추~ 옷에 관심 있는 분들! 뉴 시즌에 백화점 들렀다가 동대문 한 번 가보세요. 신세계가 열립니다. 크크크.


Written by 돌고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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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9 00:46 신고

    늘 상 다니는곳이라 포스팅이 새롭게 보입니다.즐거운 주말이 되세요

    • 2013.02.03 13:41

      자주 다니시니까 더 잘아시겠네요!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크크

  2. 2013.04.12 12:02

    저도 백화점의 사악한 가격때문에
    동대문 쇼핑을 해보고싶은데..
    도매가로 산다는건 불가능 일까요?ㅠㅜ
    동대문 쇼핑을 처음 시작해
    보는거라서 바가지 쓰지는 않을지
    싸게 살수 있을지 걱정되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거든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ㅈ닝

    • 2013.04.15 18:38

      도매가로 사는 분들 종종 있어요. 노련하게 소매상인것 처럼-
      근데 그것도 도매상인분들 다 알면서 팔아주는 거래요 ㅋㅋ
      더 이상 생산안되고 몇 장 안남은 옷은 도매상가에서도 행거에 걸어놓고 따로 팔기도하니까 한 번 도매상가도 둘러보세요.

      하지만 고생하는 도매상인, 소매상인 모두를 생각해서
      책정된 가격으로 사시길 권유드려요!!
      (너무 비싸다 싶으면 조금 깎아달라고 해보세요 한국스타일로 ㅋㅋ)

      그리고 가격이 높다고 생각들지도 몰라요, 인터넷 쇼핑몰에 비해서.
      근데 이건 제 경험상으로도 그렇고, 상인분들도 보증하는 얘긴데
      저렴한 온라인 옷은 오프라인 옷과 질의 차이가 난답니다.
      디자인이 비슷하더라도 원단이나 마무리가 달라요.
      오프라인의 모든 옷이 좋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더 질좋은 옷이 많다는 건 확실하답니담. 그리고 눈으로 보는 것 만큼 정확한게 없어요!

      잘 다니다보면 내 취향에 맞고 가격도 괜찮은 옷 집을 몇 군데 찾으실 거예요. 마음을 활짝열고, 아이쇼핑을 자주자주 가보세요!

  3. 2013.04.12 12:03

    저도 백화점의 사악한 가격때문에
    동대문 쇼핑을 해보고싶은데..
    도매가로 산다는건 불가능 일까요?ㅠㅜ
    동대문 쇼핑을 처음 시작해
    보는거라서 바가지 쓰지는 않을지
    싸게 살수 있을지 걱정되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거든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ㅈ닝

  4. 2014.10.15 01:20

    비밀댓글입니다

 

 


그거 아나요?
당신과 함께 길을 걸으면 세상 모든 게 전부 내 것만 같았답니다.
그 어느 누구도 부러울 게 없었죠.
당신과 함께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내였답니다.

 

당신은 제게 왜 꼭 사람들이 많이 있는 거리를 잘 가느냐고 툴툴거렸지만,
혹시 그거 아나요?
당신과 함께 길을 걸을 때면 더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내 옆에 지금 당신이 함께한다고 자랑하고 싶었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요.

 

오늘도 나와 함께 길을 걸어 주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진 : 독일의 퀼른 다리 그리고 사랑의 자물쇠

 

Written by 동전오배건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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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지났다고 방심하고 있는가? 커플들의 만행이 연말의 크리스마스에만 한정되어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직 수행이 부족한 결과다.

커플들은 평소 시시각각 우리들을 위협한다. 특히 주 5일제가 확립되어가는 가운데 커플들은 주말에 살판난다. 그 덕에 우리들은 주말에 간단한 영화라는 문화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 거기에 주말이면 몰려드는 커플 스키족들의 뒹구는 모습에 그 곳도 안전하지 못하다.


지금은 사실 우리가 잠시 물러 서야할 때다. 조금 있으면 봄이 온다. 그리고 발렌타인데이도 온다. 그때 우리는 많은 전력을 잃게 된다. 그 시기를 이기기 위해 지금 움츠러들어야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야 ‘솔로를 위한 주말 허비 지침서!!’

이를 반드시 숙지해 주말에 나돌아 다녀 커플들의 공격을 받아 체력을 잃는 일은 없도록 하자. 




제1장.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다

주말은 커플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주기다. 젊은 남녀가 벌건 대낮에 손을 잡고 많은 곳을 헤집고 다닌다. 공원은 물론 동네 산책로 번화가, 없는 곳이 없다. 그래서 운동할 곳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우린 산으로 간다. 


그렇다. 아직 산에는 커플들에게 점령당하지 않았다. 주로 노부부, 부자, 부녀가 대부분이다. 또는 혼자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남자가 더 많다. 이곳은 아직 커플들의 영역외다. 업무 스트레스로 잃었던 체력을 보충하기 아주 좋은 기회다. 


생각해보라.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애인에게 시달릴 텐가? 아니면 공기 맑고 물도 맑은 산에 올라 심신을 단련할 텐가? 커플들이 사랑을 키우는 동안 우리는 산 정상에 올라 건강과 체력을 키울 수 있다! 

단지 가끔 출몰하는 커플들이 있는데 재수 없으면 정상에 오를 때까지 계속 같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과감하게 쉬었다 가거나 빠르게 다른 등산로로 이탈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내려올 때 약수라도 한통 떠 온다면 어머니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 

잊지마라. 심신이 튼튼한 자 오래 산다. 





제2장. 죠리퐁을 파헤쳐라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 2시. 무엇을 하던 심심한 시간이다. 그렇다고 밖을 나가자니 커플들의 공격이 무섭다. 그럼 지금 바로 슈퍼나 편의점으로 달려가라. 그리고 그곳에서 과자를 사라. 그것도 자잘하고 양이 많은 것으로 말이다. 무엇을 사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죠리퐁을 골라라.


죠리퐁을 아는가? 밥알 모양으로 초코맛이 나는 과자다. 그러면 그 죠리퐁 한 봉지에 몇 알이 들어있는 줄 아는가? 요즘 같이 질소과자가 난무하는 과자시장에서 진정성을 가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세라. 몇 개 들어 있는지 세어 질소과자의 현주소를 알리자. 절대 쓸데없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 먹거리가지고 장난치는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에 대한 일타를 날릴 절호의 기회다. 


이 방법은 역사가 깊다. ‘성냥 탑 쌓기’, ‘이쑤시개 쌓기’ 등 다양하게 이어져 왔다. 단지 요즘은 성냥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과자로 대체해 사용할 뿐이다.


2시부터 부지런히 세기 시작한다면 4시~5시 사이에 모두 셀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자연스레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오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즐거운 예능을 시청한다면 누구보다 알찬 주말을 보내게 될 것이다.

초반 많은 양의 죠리퐁이 쉽지 않다면 그럼 ‘뻥이요’도 괜찮다. 시작이 중요하지 내용물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차츰 차츰 늘려 가면 된다. 

명심해라. 이것은 제과업계에게 일침을 날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제3장. 롤하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롤(LOL)을 하라.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금 바로 시작하고 원래 하던 사람은 더욱 몰두해라. 어찌 주말에 나갈 생각이 드는가? 챔피언은 다 모았는가? 시시각각 변하는 전략과 전술은 파악했는가? CS는 잘 먹는가? 아직 미숙한 것이 너무 많지 않은가? 주말은 이것을 연습할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다.

생각해보라 커플 친구 녀석이 롤을 어떻게 하는지를. 불쌍하지 않는가? 애인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집중도 못한다. 집중을 못하니 팀은 지고 팀원들에게는 민폐가 된다. 


반대로 게임에 집중했을 경우 애인의 카톡이나 전화를 제때 받지 못해 애인은 삐진다. 삐져서  풀어주려고 전화 걸어야 하고 걸어서 “오빠가 미안해”했더니 “오빠가 뭐가 미안한데?”라고 말하면 뭐가 미안한지도 모른 체 다시 “미안하다”고 말하고 그래도 안 풀리면 온갖 애교를 다 떨어야한다. 이게 도대체 뭔가? 나의 아름다운 주말을! 도대체 왜 이렇게 보내야하는가? 


우린 정말 행복하다.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우린 행복하고 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우린 정말 행운아다. 

명심해라. 남자에게 협동은 아름답다.


written by 저격수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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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야흐로 편의점 도시락의 전성시대다. 정확히는 편의점의 전성시대가 맞는 말이지만 편의점의 수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고 언제부턴가 편의점에는 없는 게 없다. 택배, 버스카드 충전 등 다양한 업무도 볼 수 있는데 그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그중 다양한 편의점도시락은 고물가 시대에 대충 한 끼 때우기에 정말 편리한 음식이다.(그래서 편의점인가보다)


전편에 이어 오늘 소개할 도시락은 ‘추억의 도시락’이다. GS25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도시락이며 2천2백 원이라는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으로 눈길을 끄는 도시락이다.

바쁜 이들을 위한 세줄 요약에 들어간다. ‘추억의 도시락’은 햄과 계란프라이, 볶음김치로 구성되어있으며 잘 자르고 섞어 먹으면 괜찮은 식감이다. 그러나 조금 질긴 햄과 계란 때문에 자르기가 쉽지 않고 섞었을 때 밥알이 너무 덩어리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성격이 급하거나 바쁜 사람들에게는 비추천이다. 




추억의 도시락


이 도시락은 이름 그대로 옛날 추억의 도시락을 표방한 편의점 도시락이다. 추억의 도시락은 술집에서 간혹 볼 수 있는데 금색 양은 도시락 통에 햄(분홍 소시지이 정석이다), 볶음 김치, 계란프라이가 들어 있는 도시락이다. 주로 이 도시락은 계란과 햄을 먹기 좋게 자른 후 다시 뚜껑을 덮어 잘 흔들면 멋지게 비벼진다. 나름 흔드는 맛에 종종 술자리에서 먹기도 한다. 이 추억의 도시락을 편의점 스타일로 나온 것이 GS25시의 ‘추억의 도시락’이다. 


구성물을 살펴보면 방금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밥 위에 계란프라이와 볶음 김치 그리고 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토마토케첩과 플라스틱 숟가락이 첨부되어 있다. 


뚜껑에 명시되어 있는 시간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돌린 후 내용과 내용물들을 잘 자른 후 시식했을 때 조금 싱거운 맛도 있지만 괜찮을 식감을 가지고 있다.(사실 조금 귀찮아 대충 비빈감이 있다) 이 도시락은 모든 반찬과 밥을 비벼먹기 때문에 반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찬 없이도 밥을 잘 먹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반찬이 꼭 있어야 한다는 사람도 비비지 않고 함께 동봉되어 있는 케첩을 햄이나 계란에 뿌려 따로국밥 식으로 먹어도 괜찮다. 단, 따로 먹는다면 반찬의 종류나 양이 적을 수 있어 유의해야한다. 더불어 이 도시락에는 젓가락이 없다. 한마디로 흔들어서 비벼 먹으란 소리다. 따로 먹을 때 반찬들을 숟가락으로 잘라 먹던가 아니면 숟가락으로 잘 들어 입으로 베어 먹어야 한다.(숟가락으로 잘라 먹으려했으나 잘 안 잘린다)



사실 비빔류의 밥의 경우 어느 정도의 맛의 보장이 가능하다. 원래 맛이 보장되지 않은 음식점에서 주문이 곤란할 때 비빔밥을 시키면 최소한은 보장되는 것처럼 말이다. 편의점 도시락도 마찬가지다. “와! 엄청 맛있다”하는 감탄사는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는 편이다. 


추억의 도시락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나 편리성에서 조금 떨어진 면이 있다. 우선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추억의 도시락은 흔들어서 비벼 먹는 재미가 있는 도시락이다. 근데 우선 들어있는 숟가락이 플라스틱이다. 거기에 용기도 플라스틱이다. 숟가락과 도시락 바닥을 이용해서 계란을 잘라야 하는데 이게 영 쉽지 않다. 아무래도 용기가 플라스틱이다 보니 물렁물렁해 계란이 잘 안 잘린다. 그래도 계란은 양반이다.


햄을 자르기 시작하면 고생은 그때부터다. 두껍지도 않은 햄이 생각보다 질겨 잘 안 잘린다. 조금 힘주어 자르다보면 밥을 흘릴 때도 있다. 그렇다보니 귀찮은 거 싫은 남자들은 그냥 대충 잘라 먹으니 섞을 때 잘 섞일 리가 없다.(우선 내가 그렇다) 섞을 때도 약간 불안한 용기(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말랑말랑해져 더 그렇다) 때문에 뚜껑을 닫고 흔들 수 가 없다. 잘못하다가는 김칫국물이 옷을 화려하게 수놓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염려해 숟가락으로 섞으려 해도 숟가락이 플라스틱이라 섞기가 굉장히 힘들다.(밥을 많이 들면 숟가락이 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충 비비게 된다. 그러면 맛이 떨어진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햄도 보면 엄청 얇다. 개인적으로 도시락의 꽃은 돈까스와 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얇은 햄이라니? 차라리 분홍소시지 3개를 넣는 게 좋은 거 같다. 많게 보이려고 얇고 넓은 햄을 넣는 건 도시락에 대한 모욕이다.


햄이 얇다 보니 먹었을 때 햄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무슨 가죽 씹는 느낌이다. 웬만큼의 두께만 됐어도 그렇게 자를 때 힘들지 않았을 거다. 동봉되어 있는 케첩의 경우도 흔들어 먹었을 때는 거의 쓸모가 없다. 


그냥 다 먹은 용기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 뿌려 먹기에는 양이 적고 찍어 먹기에는 젓갈이 없어 찍어 먹기가 힘들다. 케첩의 머리를 굴려도 효율은 떨어진다.


이 도시락을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 도시락이 2천2백 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가격대 효율은 괜찮은 편이다. 반찬걱정 없이 편히 먹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2천2백 원 정도의 밖에는 안 되는 도시락이다. 먹을수록 조금의 아쉬움이 들어나는 도시락이지만 가끔씩 한 번씩 가볍게 먹을 수 있어 좋다.

본인이 급하지 않고 차분한 성격이라면 옛날 추억을 생각하며 흔들어 먹는 이 도시락은 추천, 급한 성격에 귀찮은 것은 싫다는 사람에게는 비추천인 도시락이다.


Tip. 도시락은 젓가락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편의점 도시락의 숟가락은 대부분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반찬을 잘라 먹는 것이 힘들다. 아니면 편의점 도시락을 먹을 때 편의점에 비치되어 있는 나무젓가락을 가져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다.


wir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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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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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감사의 글 남깁니다. 별 볼 일 없는 제 글에 열화와 같은 댓글 무려 한 개를 달아주셨습니다. 남겨주신 CCTV에 관련된 의문은 곧 풀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해적단분들!! 우리가 돈 주웠다는 얘기도 없이 바로 호프집갔다고 맹비난을 했는데, 정확히 말해서 치킨집입니다. 그리고 니들이 안 온 거잖아!!?!?!? 그리고 바로 가지 않았습니다. 전편에서는 짧게 다뤄졌지만 저격수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디테일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혹시나 아줌마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 그 추운데 밖에서 5분이나 기다리다 치킨집으로 간 것입니다. 뿡!! 치킨집 향하는 발걸음에서도 혹시나 아줌마가 오지 않을까 고개를 돌리고 또 돌리고 연신 돈을 찾아주고 싶다는 그 연민에… 
자, 그럼 이어서 다음 이야기로 들어가 보죠.
 

 

(전 편에 이어 계속..)

 

“야, 무슨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냐?”
“그러게나 말이다. 우리 엄마도 그러지 않을지 걱정이다. 야, 얼른 시켜!”
“키킥, 네가 쏘는 거지 그럼? 이모, 여기 반반이랑 500 둘 주세요!”
아주 우렁차게 주문을 외치는 꼬락서니를 보니 이 녀석은 돈은 지가 주었는지 나보다 더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한 놈은 근래에 다니던 직장에 계약이 끝나서, 한 놈은 아직도 취업이 되지 않아서 우리는 백수 나부랭이들이다. 백수한테 5만원은 정말 큰돈이었다.

 

“야, 근데 나 좀 걱정된다. 그 CCTV가 다 설치되어 있지 않을까? 기계들마다 말이야.”
“아, 또 이 앵무새새끼. 새 아니랄까봐 새가슴이네, 이거. 야! 네가 빛의 속도로 빼 왔다며?! 그리고 너 아까 그렇게 목도리로 얼굴을 꽁꽁 쳐 싸맸는데 CCTV가 씨발 투시카메라냐? 너 이 새끼 쏘기 싫음 그냥 싫다고 해.”
“아, 나 이 새끼. 오늘 제대로 사람 잡네. 그냥 쳐드세요.”
저격수의 말을 듣고 보니 또 그랬다. 맘만 먹으면 아무도 내가 그 돈을 갖고 갔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야, 그리고 너 이거 다 먹고 남은 걸로 뭐 할 거야? 원래 주운 돈은 바로 다 써버리는 거야!”
“이, 악마 같은 새끼. 뭐 얼마 된다고…”
“이 백수새끼가! 5만원이 얼마나 큰돈인데?! 무시 하냐? 야, 남은 걸로 재테크 하자.”
정말 이때 나는 악마의 눈을 보았다. 사람에게서 이런 눈이 다 나오는가 싶었다.
“뭔 놈의 재테크?”
“흐흐흐, 로또하자 싹 다. 뭐 난 안 사 줘도 되는데… 야, 그래도 의리상 3천원 치는 나 줄 거지, 형?”
“어휴, 넌 좀 짱이야.”

 

주운 돈은 정말 바로 써버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괜히 갖고 있으면 진짜 찝찝한 마음만 들 것 같았다. 하지만 돈을 찾아 줄 방법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내가 잘 못 행동하는 게 아닐까, 혹은 범죄행위는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저격수가 쩝쩝대며 말을 걸었다. 이 놈 눈치하나는 최고다.

 

“야, 아깐 장난이고…왜 그러냐? 왜 돈 훔친 놈 마냥 쫄아서 치킨도 못 처먹고 그래?”
“이거 범죄 행위인가?”
“미친놈! 네가 잘 못했냐? 찾아줄라고 뛰쳐나갔고 거기서 기다리기까지 했는데? 딴 놈 같았으면 벌써 그냥 갖고 날랐어. 야, 그리고 진짜 잘못한 건 그 아줌마지! 돈 떨어뜨려 놓고 갔는데 그거 주운 사람이 범죄자냐? 어느 나라 법이 그렇디?”
“아냐, 잘 찾아보면 우리나라는 졸라 좆같기 때문에 그런 법도 있을지 몰라. 흐흐”
“하하, 하긴 그건 네 말이 맞다. 그치, 말 다했지 이 나라는…”
아니, 나는 이때 정말 말 잘 한 것은 저격수라고 느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별 걱정 없이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고 본인 지갑에 턱하니 넣었을 것이다. 
“딴 놈 같았으면 말이지…렸다.”
 
녀석한테는 이런 말해도 씨알머리 하나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물어 보았다.
“야, 정말 돈 찾아줄 방법은 없을까?”
“아이고, 네. 은행에 갔다가주면 되지요, 앵무새 어린이님. 은행에 갔다 주면은요, 그 아저씨들이랑 누나들이요 아구구 잘 했네, 예쁜 어린이네, 하면서 칭찬해주고요. 돌려보낸 다음에 자기네들끼리 그 돈 쳐 먹지요. 순진한 녀석, 하면서 말이에요. 참 아름다운 세상이지요?”
“흐흐흐, 정말 그럴까?”
“야, 그 아줌마 돈 지들도 어떻게 찾아 주냐? 그 아줌마가 은행에 안 찾아오면 그냥 지들이 먹는 거여, 그냥. 그럼 너만 바보 되는 거지.”
정말 상상만 해도 역겨웠다. 있는 놈들이 더 한다는 세상 아닌가.

 

“야, 네가 그 말 하니깐 갑자기 예전에 들었던 라디오 사연이 하나 생각난다. 겁나 어린애가 있었는데 돈이 갑자기 필요했데. 그래서 하나님한테 엽서를 써서 보냈지. 하나님, 너무 힘겨워서 오십 만원이 당장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하고 말이야. 글씨체를 보아서 초딩 글이었데. 이 엽서를 보고 우체국에서는 어찌할지를 몰라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지. 그래서 회의까지 열렸데. 정말 이 아이한테 큰 일이 벌어진 줄 알고 말이야. 그래서 우체부들끼리 돈을 모아서 답장을 해주기로 했는데 아무리 모아도 25만원밖에 모이지 않는 거야. 그래도 이 정도면 도와줬다는 생각에 그만 답장을 힘내라고 간단하게 보내고 25만원을 보내줬데. 그러고 났는데 며칠 후에 그 아이한테서 또 하나님께 엽서가 왔데. 착한 일을 했던 우체부 아저씨들은 기대를 갖고 글을 읽어봤는데, 이렇게 써져 있었데.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랑합니다. 그런데 하나님. 중간에 우체부 그 씨발놈들이 반이나 갖고 날른 것 같아요. 벌을 내려주세요, 하고 말이야.”

 

(이어서 계속..)

 

Written by 앵무새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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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가기 전에 책과 공책, 필통 말고도 꼭 함께 준비해서 가야하는 게 있었다. 다름 아닌 손걸레였다. 손걸레의 용도는 학교의 모든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 종례할 때쯤 모두들 책상 밑에 앉아 준비해 온 손걸레와 왁스를 꺼내 바닥을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학교는 바닥은 짙은 갈색의 나무 바닥이었는데 학교가 끝날 때쯤이면 모두들 마루 같은 바닥에 앉아 왁스칠 후 손걸레로 자기자리를 닦고는 했다. 그래서 손걸레가 꼭 필요했다. 대부분 친구들은 학교 근처 풍산문방구에서 샀는데 나는 엄마가 예쁜 문양으로 되어 있는 천으로 손수 바느질해 만들어줬다. 문방구에서 사는 손걸레는 다 똑같이 생겼고 두께도 얇아 걸레질을 하다가 바닥의 튀어나온 가시에 찔리기도 했는데 엄마가 만들어 준 내 손걸레는 두꺼워 그럴 염려가 없었다. 나름 아이들에게 자랑거리였다.


손걸레도 챙겼으면 실내화가방을 손목에 걸고 학교에 간다. 깜빡하고 실내화가방을 안 챙기면 큰일이다. 학교 내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신발을 벗고 양말 상태로 있어야 한다. 가끔씩 실내화가 없는 아이들을 선생님이 혼내고는 했다.



실내화가방을 있는 대로 흔들어 대며 학교로 간다. 학교를 가는 시간은 대략 걸어서 30분 정도다. 사실 바로 학교로 가면 금방 갈 수 있다. 근데 친구들과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위에서 말한 풍산문방구.


학교를 가는 길에는 3군대의 문방구가 있다. 우선 집근처에 있는 평촌문방구’, 조금 학교를 돌아가면 나오는 풍산문방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슈퍼와 같이 운영하던 동주슈퍼가 있다. 이 세 문방구 중에서도 풍산문방구와 동주슈퍼가 짱이다. 왜냐면 풍산문방구는 다양한 뽑기와 짱깨뽀가 있고, 동주슈퍼에는 많은 종류의 불량식품 때문이다.


우선 먼저 들리는 풍산문방구에서 뽑기를 한다. 커다란 종이에 스테이플러 고정되어 있는 작은 쪽지들 중 하나를 뽑는다. 그리곤 쪽지를 열어보면 순위가 있는데 순위대로 다양한 상품이 있었다. 근데 나는 한 번도 좋은 게 걸려본 적이 없다. 나는 꼭 석수를 받고 싶었는데 한 번도 받아 본적이 없다.




5학년 형들은 종이에 있는 뽑기를 하지 않았다. 형들은 짱깨뽀를 통해서 한 번에 여러 장 받을 수 있는 걸 했는데 가위바위보만 잘하면 10장을 받는 형들도 있다. 짱깨뽀에서 이겨 뽑기가 나올 때 소리가 나는 정말 좋아한다. “텅컹 텅컹하는 소리를 내는데 흡사 기계가 바로 뽑아내는 듯 한 소리를 낸다. 나온 종이를 살짝 꺾어서 열어보면 꼴등이 대부분이었다. 뽑기의 1등상품은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자동차였다. 근데 한 번도 걸린 사람을 본적이 없다.

풍산문방구에서 뽑기 한 판 했으면 빠르게 움직여야한다. 풍산문방구에 들리기 위해 조금 일찍 나왔지만 형들 하는 거 구경하느라 조금 늦었다. 빨리 동주슈퍼에 가야한다.



동주슈퍼에 가서 아침에 엄마한테 받은 300원 중 100원으로 학교에서 먹을 불량식품을 사야한다. 나는 많은 불량식품 중에서 특히 꺼벙이를 좋아한다. 친구들은 밭두렁을 좋아하는데 나는 너무 딱딱해서 싫다. 꺼벙이를 좋아한다고 해서 맨날 꺼벙이만 먹는 건 아니다.

가끔은 짝꿍을 사서 하나는 내가 먹고 하나는 학교 끝날 때 먹을 때도 있었다. 돈이 없을 땐 친구랑 50원씩 보태서 하나를 사 나눠서 먹기도 한다. 짝꿍의 두 가지 맛 중에서 나는 보라색 맛을 좋아한다. 그래서 친구랑 같이 사면 친구는 빨강색을 줬다.


다른 친구들은 아폴로를 사기도 했고 쫀듸기를 사기도 했는데 쫀듸기와 아폴로는 먹는 게 불편해서 많이 먹지는 않았다. 어떤 친구는 둘둘 말아 놓은 껌 테이프를 사기도 했는데 난 왜먹는 지 잘 모를 정도로 맛이 별로였다. 근데 사실 돈이 없어서 못 먹은 게 많았다. 그래서 나중에 꼭 돈 많으면 피져, 월드컵, 쫄쫄이, 똘똘이, 씨씨, 맥주사탕도 다 사먹을 생각이다.


나는 꺼벙이를 사면 빨리 봉지를 뜯어서 왼쪽 주머니에 몽땅 쏟아 넣었다. 그리고는 학교에 가면서 주머니에서 하나씩 꺼내 먹기도 했고 학교에 가서 하나씩 꺼내 먹기도 했다. 한번은 돈이 많아서 꺼벙이두 개를 사서 한 주머니에 다 넣었는데 그 때의 그 빵빵한 주머니의 두둑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근데 저번에 주머니에 구멍이 난줄 모르고 쏟아 넣었다가 바지춤으로 다 흘러 내려온 적도 있었다. 그래서 주머니에 넣을 땐 주머니가 빵꾸 안 났는지 꼭 확인을 해야 한다.


불량식품을 가지고 학교를 갈 때는 잘 숨겨야한다. 왜냐면 교문 앞에서 꼭 주번 형들이 서 있었는데 갖고 있는 것을 보면 뺏었다. 그리고 교문 앞에서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안 하면 막 뭐라 했다. 그래서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른 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을~”하면서 맹세를 하고는 했다. 그렇게 하면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코멘터리+


지금 생각하면 학교에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를 시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가 불량식품이라고 불렸던 과자들은 사실 식품식양청의 심의(?) 통과한 과자들이었는데 왜 불량이라는 단어가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오히려 추억의 과자가 됐다.


그리고 손걸레와 항상 같이 가지고 다녀야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왁스다. 왁스도 비누왁스도 있었고 물 왁스도 있었는데 나는 비누왁스를 좋아했다. 왁스가 없는 친구는 옆 짝꿍의 왁스를 빌려 쓰기도 했다. 그리고 걸레질 할 때 나무 바닥의 가시가 가끔 손에 박혀 아팠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으로 쫀듸기는 구워 먹어야 맛이다.


written by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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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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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 이제는 굳이 이 키워드를 이야기의 소재로 다루는 것도 참 새삼스러워 지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주의 모든 것을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음과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쇼핑몰’을 검색해보면 각종 사이트, 카페, 블로그 등에서 수도 없이 많은 온라인쇼핑몰들을 접하게 된다. 말 그대로 정보의 홍수이다. 어느 사이트에서 전문화된 상품을 파는지, 어느 곳이 가격이 저렴한지, 신용이 있는지 등 소비자들은 갖가지 정보에 혼란스럽게 되고 온갖 정보의 노출에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다. 방대한 양의 정보는 오히려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꼴이 되고 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허브의 기능을 갖춘 대형 온라인쇼핑몰, 즉 오픈마켓이다.

 

이제는 황금시간대 TV드라마의 광고 중에도 버젓하게 등장하는 옥션, 지마켓, 11번가와 같은 대형 온라인쇼핑몰이 바로 그들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온라인백화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나는 개인적으로 이들에게서 백화점 보다는 오히려 한때 정말 잘 나갔던 용산전자상가의 느낌을 받곤 한다. 왜 그 제품을 선택하고 어떻게 진열했는가에 대한 이유보다는 오직 제품의 다양성, 저렴한 가격에만 중심이 치우쳐진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히려 지나친 경쟁만을 부추겨 판매자들끼리 제 살을 깎아먹는 현상을 보이고 말았다. 소비자도 힘들고 판매자도 힘들게 된다.

 

한편 근래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티켓몬스터, 그루폰, 쿠팡, 위메프 등의 공동구매 방식을 추구하는 소셜커머스는 오픈마켓에서 한 차례 진화된 온라인쇼핑몰이다. 공동구매라는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셜커머스를 통해서 혜택을 소비자에게 준 이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정상가 재구매를 유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차례 혜택을 받고난 소비자는, ‘원래 싼 제품을 왜 평소에 비싸게 파는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반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소셜커머스는 오픈마켓보다 오히려 신뢰성을 갖지 못한다. 이미 수차례 뉴스와 신문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다시피 운영자의 도덕성 문제가 이 사업의 관건이다.

 

이 외에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이 있다. 여기에는 주로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전문 의상쇼핑몰 등을 들 수 있다. 특성화 있고 전문화 되었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격적인 면에서는 경제적이지 못하다. 비싼 가격만큼 혹은 운영자의 이름값만큼 고퀄리티의 제품이 판매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쇼핑몰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3년 1월에 한 차례 더 새롭게 진화된 쇼핑몰이 등장하였다. 바로 ‘이유샵’이라는 이름의 쇼핑몰이다. 이곳은 “물건을 싸게만 판매하는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해당 물건을 싸게 팔 수 있는 이유, 즉 ‘스토리’를 제시하는 신개념 쇼핑몰”이라고 한다. 왜 이 제품이 저렴한지, 제품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지, 판매자들에게는 어떻게 이익이 돌아가는지 등의 이유와 근거를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이 온라인쇼핑몰의 핵심이다. 매일 하나씩 새로운 상품이 공개되는 형식인데, 농수산물, 패션, 여행, 레져, 뷰티 등의 다양한 제품들이 각각 저마다의 이유와 스토리를 갖고 소비자들과 만나게 된다.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 전 평가를 위한 제품,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은 신제품, 기부에 참여하고 싶은 제품,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제품, 과다한 재고 제품, 유통기간 임박 제품,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온 과정부터 제품을 개발하게 된 스토리가 있는 제품, 농어촌 살리기(직거래) 등의 스토리 컨셉이 정해져 있다.

 

운영 면에서도 신뢰성이 간다. 인터넷 한국일보를 통해서 직접 기자들이 기사로 다루며 두 눈으로 확인한 제품들이 주로 선정된다.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용을 쌓을 수 있는 공신력이 있는 것이다. ‘착한 쇼핑몰’을 표방하는 이유삽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전략에서 상품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갈 예정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이 새로운 쇼핑몰은 우리 해적단과 같은 배고픈 작가팀에게도 희소식이 될지 모르겠다. 우리들의 책과 잡지가 쇼핑몰에 판매되는 동시에 해적단을 후원해 주는 소셜펀딩의 혜택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글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유샵에서 한우불고기를 구매하려는 찰나, 어라?! 벌써 품절이다.

그렇담 부부굴비로 시켜서 해적단 녀석들이나 불러야겠다.

 

이유가 있는 쇼핑몰, 이유샵: www.becauseshop.co.kr

 

Written by 앵무새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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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이라는 말이 번지기 시작하던 무렵에도 난 커피 마실 줄을 몰랐다. 동네 서점이 있던 자리에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고 플라스틱 컵을 든 사람들이 길거리를 장악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커피를 먹기 시작한 듯 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커피전문점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반강제로 들어간 커피전문점의 방대한 메뉴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도 결국엔 아이스초코나 핫초코를 주문하곤 했으니까. 나는 거의 최근까지도 커피와 카페와 친하지 않았다.

 

백수가 마음 편히 내 일(?)을 할 공간이란 많지 않다. 이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무렵 나는 카페를 빈번히 드나들고 있었다. 자주 가던 밥집이 카페로 변해버려 점심메뉴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무렵이기도 하다.

 

요새는 장난스레 '카페 메이트'라고 부르는 친구와 카페 구석에 쳐박혀 온종일 글을 쓴다. 그러다가 한참동안 영화, 드라마, 소설을 이야기 하곤 한다.

 

문득 카페가 문학과 예술, 철학을 품은 공간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 고흐,보들레르, 랭보, 헤밍웨이가 활약한 파리의 카페까지 갈 것도 없이 이상, 이태준, 이효석, 박태원들의 아지트도 카페였다. 자유, 열정, 화려함 속의 사람들. 내가 누군가의 환생이라는 환상을 품어본다. 달콤한 꿈은 오래가지 않는다. 현실로 돌아온 나에게 밀려오는 건 권태다.

 

자유와 권태의 중간쯤, 이것이 커피와 카페를 사귀며 얻은 것이다.

 

여기 카페를 방황하는 한 청춘이 또 있다. (또하나의 카페 풍경이 궁금하다면, 스타벅스, 구직의 구천을 맴도는 자의 도피처)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같은 대상에 대한 타인의 생각을 아는 일이다. 흥미로움을 더하기 위해 출처를 밝히는 것은 잠시 미룰 것이다.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며 읽어보기를 권한다. 혼란을 주기 위해 약간의 트릭을 썼다는 것을 밝혀둔다.

 

 

 

자유인의 애수의 항구, 한 카페 자유인의 체험기, 그 첫번째

 

현대인의 카페 취미는 담배 하나 피우기 위한 휴게소로 또는 친구나 혹은 용건이 있는 사람을 잠시 기다리는 대합실 정도로 이용된다. 공리적 일면이 있는 이런 분들께는 좋은 홍차나 커피나 또는 좋은 음악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카페의 세속화라고나 할까? 이런 종류의 카페는 서울로 치면 '명과'나 '금강산'에서 종로의 '올림피아', '아세아'가 이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카페의 존재 또는 의의로 본다면 이렇게 순전히 세속적 공리성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른바 카페 취미, 카페 풍류란 일종 현대인의 향락적 사교 장소라는 대 공통의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다.

 

가령 한 친구(또는 2~3사람)와 더불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문학, 예술, 세상의 기이한 사실, 더 나아가 인생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이러한 곳을 선택하는 고급된 카페 애용가도 있을 것이요. 사랑하는 한 이성과 고상한 이야기를 하며 애정의 분위기에 잠기려는 세상의 많은 로맨티스트들도 있을 것이요. 최근과 같이 음악과 영화에 대한 열기가 극도로 팽배한 세대에 있어서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또는 영화의 세계를 찾아 이 카페를 일종의 공동 아지트로 해서 기분좋고 자유롭게 모여들기도 한다.

 

여기 서울 시내에 산재해 있는 카페 분포도를 그려보자. 그리고 이 분포도 위에 배치된 지리적 방위와 그 카페 카페가 가지는 독자적인 카페의 개성과 공통성을 염두에 상기하라. 지역적으로 보아 명동 일대가 서울 다방의 총 본영인 감이 있다. 이른바 서울의 카페 거리이다. 이중에서 카페 탐방객이 어느 집 입구를 들어서면 거기에는 공통된 카페 분위기-일종의 카페 체취-를 느끼리라.

 

남쪽 바다의 열대 식물이 있고, 베토벤의 데쓰마스크와 2~3인의 카페 알바녀 또는 알바남과 가급적 좁은 지면을 실용적으로 이용하여 벌여진 테이블과 의자, 소란한 레코드, 여기저기 널려 있는 그날 그날의 신문과 닳은 그달 그달의 취미 잡지, 영화 잡지, 커텐, 몇 개의 그림, 조각상, 탁상 전등 등 그리고 자욱한 담배 연기와 몇 개의 독립된 대사의 교착, 창백한 인텔리급의 청춘 남녀의 분산된 진영 등.

 

그러나 이 공통된 분위기 속에 반영된 세상의 모습이란? 또 그들의 이 순간적 향락 심리란? 계절을 따라 외부 경계의 변화에 따라 지극히 완만하게 때로는 발작적으로 변모되어 간다. 그리하여 자아의 미미한 형상만을 안고 다니는 카페객의 멸렬된 세계에도 하나의 공통된 심적 현상을 환기할 수 있으니, 가령 겨울에서 갑자기 밝은 봄 햇볕의 총애를 받은 그들이라면 그들은 일제히 경쾌한 보조와 명랑한 미소의 얼굴로 습관적인 그 걸음이 어느 카페 한 집을 찾아들어 가벼운 멜로디에 춤의 한 스텝을 사랑할 것도 같다.

 

이 신경적 외부 세계의 감촉이 이제 멀지 아니하여 우리에게도 이르른 듯 싶다. 명명하여 '춘삼월 카페 정조'란 제목이 나에게 제시된 것도 이러한 곳에 연유한 것이리라. 외투가 무거워지고 스프링코트가 생각나는 때, 오히려 처녀들은 단색의 외투나 코트 속에 간직했던 선명한 색채와 단아한 의상을 거리에 해방하는 기쁨을 맛볼 것이다. 수선화는 시들어 늙었고 커피는 너무나 둔탁한 듯, 향기로운 홍차의 부드러운 김이 웃음 띈 그들의 얼굴과 더불어 하나의 명랑한 노래를 짜낸다.

 

말소리가 가볍고 몸의 율동이 생생하고 탄력성이 있어 봄의 향욕과 꿈과 희망을 품은 흰 구름이 그들의 담배연기와 같이 한 공간 속에 가득 찬다. 어디서 카나리아의 봄하늘을 그리는 노래도 있을 듯, 창을 열면 아코디언의 애수 품은 자유인의 한 전율이 들릴 것도 같으나 불행히 여기는 파리의 뒷골목이 아님에 이런 살 속에 숨어드는 예술적 향취를 찾을 바가 없다.

 

 

 

 * 1938년 5월 1일, 삼천리 제10권 제5호에 실린 이헌구의 「보헤미앙」의 哀愁의 港口, 一茶房 보헤미앙의 手記라는 글입니다.

* 한자어와 옛투의 글을 최대한 읽기 쉽게 바꾸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래 의미와 상이한 부분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문이 궁금한 이는 http://db.history.go.kr/url.jsp?ID=ma_16_10_05_0460로 가보세요.

* 원래는 '카페'가 아닌 '다방'이라는 단어가 쓰였어요. 수월한 감정의 이입을 위한 것이니 양해바랍니다. 이 시절 글을 읽어보면 '카페'는 술집에 가까워보입니다.

* 어디에서 눈치채셨나요? 70년 전의 카페풍경이 흥미롭지 않았나요? 이 글의 뒷부분은 빠른 시일 내로 소개할게요. 기다리지 못하시는 분은 위의 링크로 가보시고요.

 

written by 모던피플


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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