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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단

수영 입문기 - 반면교사가 새옹지마로 변하다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실력은 개미 콧구멍 크기만큼씩 나아지고 있다. 갑자기 개그 코너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그건 니 생각이고.' 벼룩 콧구멍 크기만큼씩 좋아지는 걸로 합의를 보자. 개미, 벼룩한테 콧구멍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새벽에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대견하다. 심지어 남들보다 10분이나 먼저 풀에 나와 혼자 연습을 한다. 이제 킥판을 잡고 물위에 떠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지는 된다. 물론 숨을 쉬러 물밖으로 머리를 들면 어김없이 가라앉는 문제는 있다. 나의 사전에 완벽이란 없으니까. 오늘 수영을 처음 배우는 남자 한 명이 새로 왔다. '음 파' 와 물장구를 배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랬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저 단계에서 포기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 더보기
[보물섬] 나는 느림보 "네?! 여보세요?" "잘 안 들려요. 왜 그렇게 빠르게 얘기하는 거예요?" "천천히 좀 얘기해 주시겠어요?" "야, 좀 천천히 가~!" "왜 그렇게 빨리 걷니, 쫓아갈 수가 없잖아." "다음 신호에 건너면 안 될까?" 위의 문장은 제가 자주 지인들에게 하는 말이에요. 반대로 지인들에게는 이런 말을 많이 듣곤 한답니다. "넌 좀 답답한 면이 있단 말이야." "넌 꼭 서둘러야 될 땐 여유부리고 필요 없을 땐 성급하더라." "그렇게 살면 불편하지 않니?"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저는 대꾸 없이 그냥 씩 웃기만 한답니다. 그리고 속으로는 스스로를 가다듬죠. '그런가? 천천히 하면 되지, 뭐~' 근데 그거 아나요? 우린 생각이 다를 뿐이라는 걸. 여러분, 전 느립니다. 참 느린 아이에요. 뭐가 그리 급하신가요?.. 더보기
[만들기놀이] 종이상자를 이용한 손가락인형 오늘은 종이상자를 이용해서 손가락인형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지난 시간보다는 좀 더 어려울 수 있으니 우리 친구들 천천히 잘 따라해 보아요. 힘든 점이 생기면 엄마아빠께 옆에서 도와달라고 부탁드리는 것 잊지 말고요. 준비물 두 개의 과자상자, 포스터칼라(혹은 아크릴 물감), 스카치테이프, 사인펜, 흰 종이카드, 폼폼, 딱풀, 가위 스텝 1 두 개의 과자 종이상자를 준비합니다. 각각 한 쪽 끝의 모서리 부분을 잘 잘라냅니다. 스텝 2 두 상자를 위아래로 포갭니다. 잘른 부분을 평행하게 겹쳐서 아래위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줍니다. 이것은 경첩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과정입니다. 경첩이 뭐냐고요? 경첩은 문을 열고 닫을 때 맞물려 주는 이음매라고 할 수 있지요. 스텝 3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색을 골라 상자의 겉 .. 더보기
'인생게임'의 캐릭터 유형 여섯가지 -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는데 "어? 이게 뭐지?"란 식의 뜻뜨미지근한 반응만 보인다. - 배고프면 일어나서 풀이나 뜯는다. -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조차 잊게 되고 곧이어 게임 속 부속물로 전락한다. 한가하게 제자리를 맴돌다가 머지않아 먹잇감이 되거나 다른 캐릭터의 도구로 전락한다. 게임의 일부로 흡수된 것이다. - 게임부속물이므로 논할 가치조차 없다. - '게임이란 사실을 잊으면 게임부속물로 변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 하지만 게임 한구석탱이 속에서 안주하고 있다. '게으름'이라는 저주의 마법이 걸려 있다. - 노력을 하지 못하고 오직 게임 시스템 탓만 하며 투덜댄다. - 이 부류의 99/100은 평생 그렇게 처박혀 산다. '게으름'의 마법은 웬간해서는 풀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 이미 게임 .. 더보기
[만들기놀이] 패턴그림 오늘은 간단한 패턴그림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정말 쉬우니깐 우리 구니스 친구들 천천히 잘 따라해보세요!! 준비물 세장의 색지, 펀치, 딱풀 스텝 1 두 가지 다른 색의 종이를 길쭉하게 자릅니다. 꼭 자를 대고 반듯하게 자를 필요는 없어요. 가위로 자연스럽게 다른 굵기로 자릅니다. 스텝 2 펀치를 이용해서 가늘게 자른 종이들을 불규칙적으로 구멍을 뚫어줍니다. 스텝 3 다른 종이 위에 딱풀을 이용해서, 구멍을 뚫어 놓은 긴 종이를 붙입니다. 붙일 때 서로 자연스럽게 겹치면 나중에 모양이 예쁘게 나옵니다. 스텝 4 계속해서 아래 판의 종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붙입니다. 자, 드디어 완성되었네요! 멋진 구멍이 난 세로줄 패턴의 그림이 만들어졌어요!! 동전오배건의 평가 우리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패턴과 불규칙적인.. 더보기
Intro。 안녕! 구니스 친구들!! 구니스가 뭐냐고? 바로 우리 친구들의 엄마아빠가 여러분들처럼 어린 시절에 즐겨봤던 영화라고 할 수 있지. 구니스를 보고 당시의 어린아이들은 모두 모험과 도전을 꿈꿨단다. 구니스는 그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으로 악동클럽이라고 할 수 있어. 참, 나는 애꾸눈 선장 윌리라고 해. 정확히 28년 전 구니스가 내가 오랫동안 숨겨놓은 보물을 찾으러 모험을 떠났었지. 구니스는 성공했단다. 그래서 더 이상 보물지도와 나의 보물들은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2013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번에는 아예 보물을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려고 해. 여러분들은 모두 잘 따라올 수 있을 거야. 우리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한때는 구니스의 친구였다는 것을 잊지 마. 그럼 이제 부모님과 함께 모험을.. 더보기
지하철 현장 르포 2. 지옥철의 군상 현재 시간 저녁 7시 10분. 강남역 2호선은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발 디딜 틈 하나 없다. 줄은 스크린 도어에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단 끝까지 길게 늘어진다. 퇴근길에 늦게 합류한 사람들은 이 기괴한 ‘놀이기구 행렬’에 긴 한숨을 내쉰다. 어차피 러시아워, 버스를 타나 지하철을 타나 꼴은 마찬가지다. 할 수 없이 전쟁같은 사람통에 몸을 맡긴다. 취이잉...‘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낭랑한 녹음멘트와 함께 이중으로 된 기계문이 일제히 열린다. 봇물 터지듯 사람들이 우르르 튕겨 나온다. ‘으어어~’, ‘꺅!’ 여기저기서 비명 아닌 비명을 내지르고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더니 곧이어 그 앞으로 ‘모세의 길’이 열린다. 선두는 해병대다. 자신의 몸으로 육탄방어 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사람들을 .. 더보기
등교 준비 내 등교의 시작은 책가방 챙기기로 시작됐다. 전날 자기 전에 챙겨 놓으면 편한 것을 부지런하지 못한 성격에 맨날 아침에 부랴부랴 싸기 바빴다. 물론 이것도 오전반 일 경우에만 해당하는 사항이었다.우리학교는 학교건물은 크지 않은데 학생은 많아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학교에 갔다. 오전반은 말 그대로 오전에 학교에 가서 오후에 끝나는 반이었고 오후반은 12시쯤 등교해서 5시쯤 끝났다. 이게 한 주마다 바뀌고는 했다. 둘 다 장단점은 있었다. 오전반은 아침잠 많은 나에게는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거기에 책가방 챙기다 보면 항상 시간이 빠듯해진다. 그래도 좋은 건 무엇보다 일찍 끝나서 애들하고 맘대로 놀 수 있다는 거였다. 오후반은 늦게 학교를 가니 늦잠을 잘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었다. 그런데 오.. 더보기
[500원] 산과 바다 같은 사람 높은 곳에 있어 흔한 눈길조차 주지 않아도 산이 좋다.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런 말 들려주지 않아도 바다가 좋다. 산과 바다 같은 그대가 그냥 좋다. 산에 오르면 그 웅장함과 숲의 신비함에 마냥 좋습니다. 산에 가면 내가 좋은 것이지요. 바다에 가면 세상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는 그 위대한 포용력에 그냥 좋습니다. 덕분에 시야가 탁 트이고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며 위안을 받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파도소리만 철썩일 뿐 나에게 아무런 말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는 바다가 좋습니다. 그 사람은 산과 바다처럼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대에게 다가가면 내가 좋았습니다. 산과 바다는 내가 온 것이 반갑다는 말이 없고, 그녀 역시 내가 다가온 것이 좋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더보기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2 앞 이야기 - 특선요리 - 연말 달력 이야기 1 감색양복을 멋지게 입은 사람이 은행창구에 앉아 있어. 맞아. 아까 봤던 달력아저씨야. 이때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네. 은행직원이 마주 웃으며 말을 건네고 있어. 우리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볼까? "상환이 완료되었어요. 축하합니다. A고객님" 이름을 듣지 못해서 급하게 A라고 했어. 괜찮지? 우리 아저씨는 여전히 웃고 있어. 지하철에서의 아저씨가 해준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아마 이때가 은행대출을 모두 갚은 시점인 모양이야. 아저씨 축하해요. 앞으로 탄탄대로만 남았네요. "덕분에 아주 빨리 갚은 것 갚아요. 고마워요." 하고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섰어. 이제 집으로 달려가 아내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일만 남은 거지. 근데 아저씨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