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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4 두 남자의 커피 비긴즈



두 남자의 커피를 마신 기억은 군대를 기점으로 나뉜다.


A(31세): 글쎄, 군대 전에 뭘 마셨는지 기억이 전혀 안나요. 그냥 믹스커피 정도는 마신것 같기도 하고. 그만큼 별 생각이 없던 거겠죠.


B(30세): 대학동기 두 사람과 어딜 놀러가던 중 동료 한 사람이 마트에서 음료수를 사겠다며 뭘 마실지를 물었어요. 그 때 두 사람은 캔커피를 택했고, 저는 베지밀을 선택했죠. 전 군대가기 전까지 한번도 안 마셔본 것 같아요.


두 남자의 커피와의 인연은 군대에서부터 시작된다.


A: 특수한 보직이었죠. 적기를 레이더로 감시하고 보고하는 뭐 그런 보직이라. 새벽12시부터 아침 7시반까지 근무하는 일이 잦았죠. 그 때 마침 에스프레소 정도를 마실만한 육군호랑이가 그려진 컵을 누군가가 줬죠. 아마도 간부였던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땐 에스프레소가 뭔지도 몰랐고. 일단 그 컵에 믹스커피를 진하게 타서 마시면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 마셔봤어요. 실제로 대단하더라구요. 적어도 12시부터 3시반까지는 말똥말똥하게 버틸 수 있게 해줘요. 단 한잔으로 말이죠. 전 사실 카페인의 효과 때문에 마셨어요. 커피라기보다는 각성제의 기능에 더 끌렸다고 해야 하나요?


B: 그 때 처음 커피를 마셨죠. 근데 정확히 말하면 커피를 마신 건 사실 아니에요. 우유에 달달한 무언가를 타서 마신다는 그 자체가 저한텐 더 중요했죠. 그렇게 커피우유는 마셨어도 믹스커피만 즐겨 마셨던 것 같진 않아요.


믹스커피에서 벗어나 프렌차이즈의 커피를 마시게된 배경도 들어보자.


A: 매일 같이 한잔한잔 새벽마다 마셔대니 부사수가 커피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요새 밖에서는 에스프레소 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 이런 커피들이 유행하기 시작했으니까 휴가 나가시면 꼭 드시고 오십시요." 이렇게 말이죠. 하 그런데 왠걸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이 두 개만 기억하고 있던 저는 그만 일병 휴가를 나가서 에스프레소를 시켜버렸어요ㅠㅠ 사이즈도 작은 것이 왠지 모르게 군대에서 먹던 것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마셨는데 엄청나게 쓰더군요. 물릴수도 없고, 쪽팔리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먼 창밖을 보면서 최대한 우아하게 마셔보려고 노력했어요. 아메리카노 마셔볼 생각은 하지도 않고 그냥 부대를 복귀해버렸어요. 그 때가 2004년 4월 정도가 되겠네요.


B: 딱히 이유는 기억도 안나고 모르겠어요. 그냥 제대하고 복학하니 후배들이 우르르 커피 전문점 가길래 따라가서 마셨고. 아, 그 기억이 나요. 후배 한명과 커피숍을 가서 무얼 먹겠냐고 물어서 달달한 것 없냐 물었더니 캬라멜 마키아또를 시켜주더군요. 그게 아마 처음으로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A: 전 달달한 맛보다는 카페인이 얼마나 쎈가를 더 따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진한 아메리카노 이런 것들을 제대 후부터 즐겨마셨던 것 같아요. 근데 자꾸자꾸 마셔보고 여기저기 가보니 똑같은 아메리카노라도 맛이 다른 것도 알겠더라구요. 그때부터 진짜 커피맛을 따지기 시작하고 호불호가 세졌어요. 요새 그 M사가 최근에 자기네들 커피랑 스/커/할과 같은 회사의 커피를 비교해서 맛의 차이 없다라고 말하는데 그건 쌩뻥이에요. 적어도 제 입장에선 말이죠. 분명히 커피 자체를 즐겨마시지 않는 샘플을 데려다가 시음을 시킨거에요. 사람들이 왜 스 회사에서 할인행사한다하면 길게 줄을 서서 끝까지 기다려 마시고 가는 이유가 뭔지. 그건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죠.


Written by 선장

Painted by 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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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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