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바야흐로 편의점 도시락의 전성시대다. 정확히는 편의점의 전성시대가 맞는 말이지만 편의점의 수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고 언제부턴가 편의점에는 없는 게 없다. 택배, 버스카드 충전 등 다양한 업무도 볼 수 있는데 그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그중 다양한 편의점도시락은 고물가 시대에 대충 한 끼 때우기에 정말 편리한 음식이다.(그래서 편의점인가보다)


전편에 이어 오늘 소개할 도시락은 ‘추억의 도시락’이다. GS25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도시락이며 2천2백 원이라는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으로 눈길을 끄는 도시락이다.

바쁜 이들을 위한 세줄 요약에 들어간다. ‘추억의 도시락’은 햄과 계란프라이, 볶음김치로 구성되어있으며 잘 자르고 섞어 먹으면 괜찮은 식감이다. 그러나 조금 질긴 햄과 계란 때문에 자르기가 쉽지 않고 섞었을 때 밥알이 너무 덩어리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성격이 급하거나 바쁜 사람들에게는 비추천이다. 




추억의 도시락


이 도시락은 이름 그대로 옛날 추억의 도시락을 표방한 편의점 도시락이다. 추억의 도시락은 술집에서 간혹 볼 수 있는데 금색 양은 도시락 통에 햄(분홍 소시지이 정석이다), 볶음 김치, 계란프라이가 들어 있는 도시락이다. 주로 이 도시락은 계란과 햄을 먹기 좋게 자른 후 다시 뚜껑을 덮어 잘 흔들면 멋지게 비벼진다. 나름 흔드는 맛에 종종 술자리에서 먹기도 한다. 이 추억의 도시락을 편의점 스타일로 나온 것이 GS25시의 ‘추억의 도시락’이다. 


구성물을 살펴보면 방금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밥 위에 계란프라이와 볶음 김치 그리고 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토마토케첩과 플라스틱 숟가락이 첨부되어 있다. 


뚜껑에 명시되어 있는 시간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돌린 후 내용과 내용물들을 잘 자른 후 시식했을 때 조금 싱거운 맛도 있지만 괜찮을 식감을 가지고 있다.(사실 조금 귀찮아 대충 비빈감이 있다) 이 도시락은 모든 반찬과 밥을 비벼먹기 때문에 반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찬 없이도 밥을 잘 먹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반찬이 꼭 있어야 한다는 사람도 비비지 않고 함께 동봉되어 있는 케첩을 햄이나 계란에 뿌려 따로국밥 식으로 먹어도 괜찮다. 단, 따로 먹는다면 반찬의 종류나 양이 적을 수 있어 유의해야한다. 더불어 이 도시락에는 젓가락이 없다. 한마디로 흔들어서 비벼 먹으란 소리다. 따로 먹을 때 반찬들을 숟가락으로 잘라 먹던가 아니면 숟가락으로 잘 들어 입으로 베어 먹어야 한다.(숟가락으로 잘라 먹으려했으나 잘 안 잘린다)



사실 비빔류의 밥의 경우 어느 정도의 맛의 보장이 가능하다. 원래 맛이 보장되지 않은 음식점에서 주문이 곤란할 때 비빔밥을 시키면 최소한은 보장되는 것처럼 말이다. 편의점 도시락도 마찬가지다. “와! 엄청 맛있다”하는 감탄사는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는 편이다. 


추억의 도시락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나 편리성에서 조금 떨어진 면이 있다. 우선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추억의 도시락은 흔들어서 비벼 먹는 재미가 있는 도시락이다. 근데 우선 들어있는 숟가락이 플라스틱이다. 거기에 용기도 플라스틱이다. 숟가락과 도시락 바닥을 이용해서 계란을 잘라야 하는데 이게 영 쉽지 않다. 아무래도 용기가 플라스틱이다 보니 물렁물렁해 계란이 잘 안 잘린다. 그래도 계란은 양반이다.


햄을 자르기 시작하면 고생은 그때부터다. 두껍지도 않은 햄이 생각보다 질겨 잘 안 잘린다. 조금 힘주어 자르다보면 밥을 흘릴 때도 있다. 그렇다보니 귀찮은 거 싫은 남자들은 그냥 대충 잘라 먹으니 섞을 때 잘 섞일 리가 없다.(우선 내가 그렇다) 섞을 때도 약간 불안한 용기(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말랑말랑해져 더 그렇다) 때문에 뚜껑을 닫고 흔들 수 가 없다. 잘못하다가는 김칫국물이 옷을 화려하게 수놓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염려해 숟가락으로 섞으려 해도 숟가락이 플라스틱이라 섞기가 굉장히 힘들다.(밥을 많이 들면 숟가락이 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충 비비게 된다. 그러면 맛이 떨어진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햄도 보면 엄청 얇다. 개인적으로 도시락의 꽃은 돈까스와 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얇은 햄이라니? 차라리 분홍소시지 3개를 넣는 게 좋은 거 같다. 많게 보이려고 얇고 넓은 햄을 넣는 건 도시락에 대한 모욕이다.


햄이 얇다 보니 먹었을 때 햄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무슨 가죽 씹는 느낌이다. 웬만큼의 두께만 됐어도 그렇게 자를 때 힘들지 않았을 거다. 동봉되어 있는 케첩의 경우도 흔들어 먹었을 때는 거의 쓸모가 없다. 


그냥 다 먹은 용기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 뿌려 먹기에는 양이 적고 찍어 먹기에는 젓갈이 없어 찍어 먹기가 힘들다. 케첩의 머리를 굴려도 효율은 떨어진다.


이 도시락을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 도시락이 2천2백 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가격대 효율은 괜찮은 편이다. 반찬걱정 없이 편히 먹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2천2백 원 정도의 밖에는 안 되는 도시락이다. 먹을수록 조금의 아쉬움이 들어나는 도시락이지만 가끔씩 한 번씩 가볍게 먹을 수 있어 좋다.

본인이 급하지 않고 차분한 성격이라면 옛날 추억을 생각하며 흔들어 먹는 이 도시락은 추천, 급한 성격에 귀찮은 것은 싫다는 사람에게는 비추천인 도시락이다.


Tip. 도시락은 젓가락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편의점 도시락의 숟가락은 대부분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반찬을 잘라 먹는 것이 힘들다. 아니면 편의점 도시락을 먹을 때 편의점에 비치되어 있는 나무젓가락을 가져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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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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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당히 도시락을 좋아하는 편이다. 도시락이 음식의 한 종류가 아니니 정확히 하자면 도시락에 담긴 음식을 좋아한다. 학창시절엔 매일 먹던 도시락이었는데 학창시절이 지나니 도시락은 먹기 힘든 음식이 됐다. 소풍을 갈 일도 없어졌고 특별히 도시락을 쌀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에서 먹을 도시락을 쌀 수도 있지만 나이 살이나 먹은 아들녀석이 어머니에게 도시락을 싸달라기엔 너무 민폐고 내가 일찍 일어나 싸기에는 그리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도시락은 먹기 힘든 음식이 됐다.


언제부터였을까? 편의점에 서서히 도시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일본의 편의점 도시락이 항상 부러웠는데 이젠 우리나라에도 도시락이 들어온다니 기대감에 하나 둘씩 먹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편의점 도시락은 다 먹어 본거 같다. 이제는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도시락이 진열되어 있는 곳에 들러 어슬렁거릴 때도 있다.


우리나라 편의점 수가 많은 만큼 도시락 종류도 많이 생겨났다. 일단 대부분의 가격은 2천원에서 4천원 수준이라 한끼 대충 때우기는 괜찮은 가격이다. 지금부터 먹었던 도시락 중 기억나는 몇 가지를 설명하려 한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으로.



닭갈비와 모듬튀김 도시락

최근에 먹었던 도시락 중 하나인데 일단 회사에서 야근하다 먹은 도시락이다. 편의점에서 이 도시락을 봤을 땐 사실 별로 땡기지 않았다. 아무리 편의점 레토르트 음식이라 해도 좀 먹음직 스러워야 하는데 좀 그런 편이 못됐다. 

우선 내용물을 살펴보면 닭갈비와 생선까스, 치즈 소시지 2개, 정체를 알 수 없는 돈까스(뚜껑에 따르면 새우가 통째로 든 패티라고 한다) 반쪽, 피클, 타르타르 소스로 구성되어 있다.


뭐 텍스트로만 보면 그럴 사 하다. 근데 근래에 먹었던 도시락 중에 가장 별로였다. 우선 편의점 도시락은 레토르트 식품이라 전자레인지에 돌려야 한다. 근데 튀김류가 전자레인지에 돌고 나면 눅눅해진다. 밥에서 나오는 수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눅눅해진다. 


튀김의 생명은 나름 바삭함이라 느끼기 때문에 일단 눅눅해진 튀김은 식감을 떨어뜨리기 딱이다. 그렇다 보니 생선까스는 바삭하게 씹히는 느낌 없이 그냥 삶은 감자를 먹는 느낌과 비슷하다. 반쪽 들어 있는 패티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나마 소시지는 먹을 만한 상태지만 고작 2개라 들어있어 반찬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다음으로 닭갈비. 사실 먹을 때 닭갈비인지도 몰랐다. 그냥 제육볶음 인줄 알았는데 뚜껑에 내용물을 확인해 보니 닭갈비라고 써 있어 알았다. 근데 이건 양이 문제다. 진짜 이렇게 조금 넣어 줄 바에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정도다. 한 젓가락이면 끝이다.


이 도시락의 가장 큰 문제는 밥이다. 밥이 우선 떡졌다. 뚜껑에 써 있는 시간만큼 전자레인지에 돌렸는데도 불구하고 떡졌다. 나무 젓가락으로 찔러서 들면 들릴 정도로 떡졌다. 떡진 밥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욕 나온다. 뭐 편의점 도시락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도 들지만 이건 좀 심한 편이다.(뭐 내가 샀을 때만 그랬다면 할말 없다)


이 도시락에 또 하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생선까스의 소스인 '타르타르 소스'다. 왜 비좁은 도시락 안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소스(불고기나 마요네즈 뭐 이런 것들)처럼 그냥 뿌려서 먹게 할 수는 없던 걸까?(기술력의 문제라면 할말 없다) 차라리 그 자리에 김치라도 넣어줬다면 튀김류의 느낌함을 조금이나마 줄여줬을 거다. 거기다 도시락은 전자레인지에 한번 돌리고 먹기 때문에 타르타르소스는 수분이 날라가 퍽퍽해진다. 생선까스로 찍으려 해도 수분이 날라간 타르타르 소스는 생선까스로 찍어 먹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피클도 마찬가지다. 차갑게 먹어야 할 피클이 전자레인지에 데워져 따뜻하다. 그래서 도시락엔 따듯하게도, 차갑게 먹어도 맛이 떨어지지 않는 볶음김치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도시락의 최종적으로 평가는 '튀김을 좋아하는 사람은 선택해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로 말할 수 있다. 가격도 3600원으로 다른 도시락에 비해 약간 비싼 정도인데 내용은 좀 부실하다. 거기에 밥의 식감이나 튀김의 식감은 대체로 떨어진다. 밥만 많고 반찬은 좀 적은 유형이다.


[Tip] 여기서 편의점 도시락 선택의 팁을 말하자면 튀김류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에서도 말한 것 처럼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나면 대부분의 튀김은 눅눅해진다. 튀김이나 까스류보다는 함박이나 햄버거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김혜자 떡갈비 도시락

김혜자 도시락은 시중에 많이 퍼져있는 편의점 도시락이라 볼 수 있다. 국민엄마 김혜자를 타이틀로 걸고 도시락을 내놓으니 어쩌면 최고의 마케팅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엄마가 해주는 도시락이 최고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김혜자 도시락류는 대부분 가격도 그렇고 맛도 괜찮은 편에 속한다.

이번에 처음 먹어 본 떡갈비 도시락은 떡갈비라는 이름이 들어간 만큼 떡갈비와 감자튀김, 볶음 김치와 볶음고추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도시락의 경우 칭찬할 만한 게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나면 밥이 고실고실한 게 생각보다 괜찮다는 점이다. 일단 밥이 괜찮으니 오십은 먹고 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떡갈비 도시락의 경우 커다란 떡갈비를 자를 수 있게 플라스틱 칼도 들어있어 잘라 먹을 수 있는데 사실 남자의 경우 안 잘라 먹는 게 오히려 편할 수 있다.(도시락이 크지 않으니 자르기가 좀 곤란하다)


주 메뉴인 떡갈비는 실제로 안에 떡이 들어 있다.(그 떡갈비가 아닐텐데) 그래서 씹다 보면 떡의 식감이 함께 느껴지는데 맛은 괜찮다. 약간 느끼할 수도 있지만 볶음 김치와 같이 먹으면 괜찮지만 김치의 양은 많지 않기 때문에 아껴먹어야 한다. 그리고 볶음 고추장의 경우 혹여 반찬이 다 떨어질 경우 대충 밥에 비벼 먹을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하면 생각보다 괜찮다. 사실 숟가락이 없어 비벼 먹기보단 그냥 찍어 먹는 수준이다.

김혜자 도시락은 전체적으로 가격이 착한데 이 떡갈비 도시락도 3천원이다. 위에 설명한 모듬튀김 도시락이 3천 600원인데 비해 가격도 싸고 맛도 괜찮은 편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주 메뉴인 떡갈비에 많은 비율이 치중되어 있어 도시락의 여러 반찬을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없다. 그리고 떡갈비와 밥의 잘 맞춰 먹지 않으면 나중에 밥이랑 고추장만 찍어 먹을 상황이 초래할 수 있다. 

고추장도 나중에 반찬이 없을 때 빼고는 딱히 먹을만한 조화가 나오지 않는 것도 아쉽다. 반찬을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피해야 할 도시락이고 함박류의 도시락이나 하나의 반찬으로도 밥을 잘 먹는 사람에겐 추천할 만한 도시락이다.


[Tip] 김혜자 도시락은 대부분 가격도 싸고 맛도 보통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무엇을 고를지 모르겠다면 김혜자 도시락을 한 번 먹어 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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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3 04:28 신고

    떡갈비 이거 읽고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사서먹었어요 맛있네요 ㅋㅋㅋㅋ

  2. 2013.02.23 04:28 신고

    떡갈비 이거 읽고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사서먹었어요 맛있네요 ㅋㅋㅋㅋ




잠시 새벽일을 한 적이 있다. 새벽일이라면 짐작하겠지만 공사현장에 나가는 거였다. 5시 일어나 차로 부지런히 달리면 7시쯤 현장에 도착한다. 새벽에 일어나본 이라면 알겠지만 씻을 시간도 부족한 아침이다. 

매번 대충 국에 밥 말아 마시듯 먹거나 운 좋게 컨디션 좋아 일찍 일어난 날이면 그나마 밥상 구색 차려 한술 뜨는 게 전부다. 나중엔 체력 딸려 잘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허다해 빈속으로 나가는 게 일수였다. 그래도 나는 부지런한 어머니 덕에 그나마도 잘 챙겨먹은 경우였다.


함께하는 동료들은 대부분 아침을 거르고 출근했다. 전부라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현장엔 아침 해결할 함바집도 있었지만 상태가 군대 짬밥보다 못했다. 그러다 보니 조회 후 식사 대부분은 편의점에서 해결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들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맛도 괜찮다. 인스턴트와 레토르트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한 끼 때우는데 큰 거부감은 없었다.

초반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은 햄버거였다. 봉지 끝 살짝 뜯어 레인지에 잠깐 돌리면 금방 따뜻한 버거를 먹을 수 있었다. 햄버거가 그렇듯 콜라와 조화가 괜찮았다. 햄버거를 먹으며 가장 좋았던 건 굳이 의자에 앉아 먹을 필요가 없단 것이었다. 돌린 햄버거를 들고 아무 곳이나 앉아 먹으면 그만이었다. 뭐, 땅바닥에 앉아 먹는 경우도 있어 보기는 안 좋았을지 모르지만.


햄버거 종류는 많았다. 흔한 불고기버거부터 치킨버거, BBQ버거. 못해도 8가지는 된 듯하다. 오늘은 이거 내일은 저거, 선택해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개인적인 입맛으로는 불고기버거가 가장 먹을 만했다. 하지만 햄버거의 가장 큰 단점은 먹고 난 후의 니글거림이었다.

아침 댓바람부터 빵에 고기를 넣어대니 콜라를 마신다 해도 느끼함은 가시지 않았다. 나중엔 니글거리다 못해 더부룩하기까지 해 그리 오래 먹지 못했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메뉴는 햄버거보단 깔끔한 샌드위치였다. 채소도 많이 들어있고 고기라 해야 베이컨이나 참치 정도라 느끼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었다. 샌드위치도 햄버거 못지않게 종류가 많았는데 참치마요네즈 샌드위치, 케이준 치킨샐러드 샌드위치, 빵만 다른 호밀빵 샌드위치 까지. 들어있는 내용물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이었지만 참치마요네즈 샌드위치는 맛이 꽤 훌륭했다. 참치의 담백함에 마요네즈의 부드러움이 식감을 자극했다. 더불어 레인지에 돌릴 필요가 없어 편리했다.


그러나 샌드위치는 햄버거보다도 오래 먹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샌드위치는 신선한 채소와 빵의 조화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편의점 샌드위치 그렇지 못했다.

빵보다 내용물이 적어 한 두입 베어 먹으면 서너 입은 빵만 먹어야했다. 그래서 두어 입 베어 먹고 나머지 빵 자투리는 피자 끝처럼 버렸다. 그래도 햄버거는 빵이 모자라 버린 적은 없었는데 샌드위치는 그렇지 못했다. 

샌드위치에 들어간 계란은 텁텁하기 일 수였다. 전혀 후레쉬함 따위는 없었다. 특히 식빵 테두리를 떼지도 않은 샌드위치는 악몽이었다. 나중엔 샌드위치 하나 다 먹기 싫어 옆 동료와 하나씩 나눠 먹은 적도 다수다.


샌드위치를 포기 후 나의 아침은 주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빵과 우유가 됐다. 편의점에서 파는 빵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옥수수 크림빵과 옛날 크림빵을 뚱땡이 바나나우유에 먹었다. 지극히 개인적 견해로 빵과 바나나우유는 최강의 조합중 하나인 것 같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빵의 식감을 바나나우유가 커버해주며 부드러움은 유지시켜준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 견해다. 빵과 우유는 괜찮은 대안 책이었으나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인 연유로 빵과 우유로는 힘쓰기가 참 어려웠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아침에 밥을 먹어야지!”라는 고리타분한 이유를 대며 이후 쌀이 들어간 음식에 입을 대기 시작했다. 편의점에서 찾을 수 있는 쌀은 햇반, 삼각김밥, 김밥, 죽 정도였는데 햇반은 반찬이 없어 안됐고, 죽은 무언가 아쉬웠다.

편의점 최고의 제품인 삼각김밥은 내가 아침 먹기 위해 편의점을 방문했을 때는 동이 났을 때가 많았다. 그나마 한두 개 남아있는 것도 별로 내키지 않는 맛이었다. 






삼각김밥의 탑은 참치마요네즈, 소고기 고추장, 전주비빔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인정 못 할 수도 있지만 삼각김밥이 우리나라 편의점에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맛들이다. 그만큼 맛은 인증과 보증을 거친 셈이다. 이것들을 그곳에서 일하는 내내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나의 선택도 점차 멀어졌다.

마지막으로 김밥. 편의점 김밥은 진짜 김밥이다. 김과 밥뿐이다. 아! 물론 단무지는 빠지지 않고 잘 들어있어 김과 밥 그리고 단무지와 먹는 것 같았다. 길에 즐비한 천국에서 파는 김밥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천국에서 파는 김밥은 편의점 김밥에 비하면 이름대로 천상의 맛이다. 더불어 비닐 포장이라 전자레인지에 데워먹기도 어딘가 꺼림직 했고 그냥 먹자니 딱딱한 밥을 넘길 수가 없었다. 그 음식을 먹자니 차라리 굶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편의점 김밥은 그냥 쓰레기 수준이다. 같은 김밥인데 삼각김밥과 어쩜 그리 다른지 묻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고 최악이었다. 음식을 그렇게 만드는 건 죄악이다.


김밥에 충격 받아 더 이상 편의점에 먹지 않았다. 그냥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꼭 챙겨 먹었는데 그렇지 못한 나의 동료들은 편의점 음식을 가지고 여러 조합을 시작했다. 조합은 물론 성공도 실패도 있었지만 대부분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다.

한 동료는 굴하지 않고 매일 컵라면을 먹었는데 물론 컵라면 하나만으론 부족했다. 이를 메워줄 무엇인가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햇반’이었다. 

라면이 익는 동안 햇반을 레인지에 돌리고 라면을 먹은 후 국물에 햇반을 말아먹었는데 김밥 혹은 삼각김밥 라면 조합보다 궁합이 좋았다.


혼자 먹으면 양이 많기에 항상 옆 동료와 같이 나눠먹었는데 이 조합은 맛도 포만감도 상당히 높았다. 라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라면국물 밥 조합은 못해도 반타작이었다. 나중엔 이 조합도 부족했는지 계란을 하나씩 넣어 먹기 시작했다.

다른 편의점에도 있는진 모르겠지만 그 현장에 있던 편의점은 낱개 계란을 팔았다. 계란하나와 라면을 사 라면 물 부어 익힐 때 같이 계란을 깨 넣어주면 라면 익을 때쯤 계란이 부드럽게 익는다. 생각해보면 시중에 계란라면이 버젓이 왜 이렇게 먹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컵라면과 봉지라면 맛이 다르듯 이 역시 계란라면과는 사뭇 맛이 달랐다. 맛은 물론 계란라면  만큼이나 괜찮았다. 단, 계란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군가 “도시락은 왜 안 먹었어?”라고 할 수 있지만 늦는 날엔 삼각김밥도 동나는 곳에서 아침에 도시락 먹기란 겨울에 천도복숭아 구하기였다. 아마도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나름 머리 굴려가며 이렇게 저렇게 먹지 않았을 거다. 세상 모든 거 질려도 밥과 물은 안질릴테니 말이다. 


몇 달이라는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시간에 편의점 먹을 수 있는 온갖 음식을 먹어봤고 이것저것 섞어가며 먹어봤다. 누군가 편의점에서 추천을 원한다면 라면과 햇반, 삼각김밥 조합을 추천하고 싶다. 그나마 가장 끼니답고 간단하다. 매일 먹을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부지런해져 집밥 먹는 게 최고라 말하고 싶다. 세상의 최고의 음식은 어머니의 수와 동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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