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힐링클래식]6. 첼리스트 양성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양성원을 알게 된 것은 라흐마니노프 베스트 앨범[EMI]을 통해서였다. 첼로 소나타. 활시위를 켜는 첫 음부터 온몸에 전율을 불러일으켰다. 단숨에 빠져들었다. 한달 정도 이 곡만 주구장창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양성원을 더 알고 싶어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적이던 찰나, 때마침 EMI에서 양성원 전집 한정반이 출시되었다는 꿀같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주저없이 서점으로 뛰어가 집어들고, 신주단지 다루듯 집으로 모셔와 오디오에 귀를 묻었다. 양성원만의 매력을 딱 집어 말한다면 남성미 넘치는 현의 군무가 아닌가 싶다. 특히 졸탄 코다이의 첼로 독주는 상당히 독보적이다. 타연주가와 비교해 들어봐도 수준에서나 색깔에서나 부족함이 없다. 활시위를 당길 때마다 뱉어내는 숨소리와 적막 속에 퍼지는 송진냄새가 음반 속에 자욱.. 더보기
[힐링클래식] 5. 하스킬, 박하우스, 안다. 죽음마저도 아름다웠던. 뉴스는 보지 않는다. 날씨 정도만 확인한다. 그 시간에 무한도전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무한도전은 무념무상으로 웃게 해주고, 음악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1. 하루에 세 번 이상은 클라라 하스킬의 모차르트 피협 19번을 듣는다. 신은 인간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아름답다는 말 밖에는. 2. 방해받지 않는 시간, 빌헬름 박하우스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2번 실황 연주를 듣는다. 인간의 마음비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경건하다는 말 밖에는. 3. 며칠 사이 퇴근길, 모차르트 피협 22번을 넘보고 있다. 게자 안다의 지휘 겸 연주 음반을 듣는다. 인간의 참되고 신성한 노력의 힘을 맛볼 수 있다. 꾸준하다는 말 밖에는. 자료를 찾던 중, 세 사람의 인연을 알게.. 더보기
[책보다 알바] 3장. 익숙해진다는 건 익숙함 하나.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인간 모두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그 상황에 적응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보고 ‘익숙해졌다.’라고 말한다. 나 역시 평범한 사람인지라 알바를 하는 동안 너무도 힘들었던 것들에 대해 익숙해져 갔고, 그중 가장 ‘익숙해졌다.’ 혹은 ‘요령이 생겼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설거지였다. 누군가 “설거지가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설거지야 말로 지구상 남아있는 그 어떤 일보다 귀찮고 짜증남과 함께 엄청 힘든 일이라 자부할 수 있다. 아무튼 설거지는 내가 알바 하는 동안 나를 가장 괴롭힌 일중 하나였다. 내가 일하는 곳은 조리실이 작아 식기세척기가 없다. 그래서 음식과 함께 나갔던 그릇들은 고스라니 사람 손을 거쳐 설거지를 해야 한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