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부루마블 할 때면 부루마블의 주인이 꼭 가장 먼저 시작을 했다. 뭐 주인장 어드밴티지 같은 거였다. 주인 녀석은 알토란같은 나라에 멈춰 그 나라에 호텔을 지었다. 운이 좋을 땐 더블이 걸려 한 턴에 두 개의 나라를 사기도 했다. 물론 그 나라엔 모두 호텔이 올라갔다.


두 번째로 시작한 녀석은 운도 없이 방금 사논 나라에 걸리곤 했다. 호텔이 올라간 나라에 지불 할 돈은 녀석이 가지고 있던 돈의 절반이다. 나는 그나마 운이 좋아 주인 녀석이 사 놓은 나라엔 걸리지 않았지만 카드를 뽑는 곳에 걸렸다. 나라를 갖지 못한 거다.

초기부터 돈이 가장 많은 주인 녀석은 비싼 유럽 쪽 나라를 사기 시작했다. 스톡홀름, 런던, 뉴욕 등 땅 값만 해도 비싼 이 나라에 호텔을 지었다. 


나도 부지런히 나라를 사 나아갔다. 유럽 같은 좋은 땅은 아니어도 동남아 쪽의 싸고 잘 걸릴 만한 나라도 몇 개도 가졌다. 주인 녀석도, 두 번째로 시작한 녀석도 자주 내 나라에 걸리곤 했다. 유럽처럼 몇 백만 원의 통행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소히 돈을 모아가고 있었다.


주사위가 몇 바퀴 돌았을까 나의 말은 주인 녀석의 가장 큰 나라인 유럽 쪽의 한 나라에 서고 만다. 통행료는 무려 400만원. 동남아 쪽 나라와 시작점에서 받는 월급인 20만원을 열심히 모아 유럽 쪽의 한 나라를 산 나는 400만원이라는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나는 녀석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200백만 원만 먼저 받고 나중에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인 녀석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 그래도 나는 한 번 더 간곡히 부탁했다. 이번 한번만. 딱 한번만 봐달라고 매달렸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나는 결국 지금껏 열심히 모아 산 유럽 쪽의 한 나라를 은행에 매각했다. 그리고 나온 돈은 고스라니 주인 녀석에게 넘겨줘야했다. 주사위가 던져진 시작부터 열심히 노력해 얻은 꿈같은 나라를 한순간의 잃은 순간이다. 


다음 턴. 주인 녀석은 내가 좀 전에 은행에 매각한 유럽의 나라를 내가 준 돈과 본인의 돈을 합하여 구매했다. 이로써 유럽 쪽 라인은 주인 녀석의 독점을 이뤄졌다. 이 라인을 지나기 위해선 더블이 걸리지 않는 한 반드시 어떤 곳이든 통행료를 지불해야했다. 운이 좋게는 100만 원, 운이 나쁘게는 400~500만 원 까지. 주인 녀석은 가끔 인심을 베푸는 듯 자투리 돈은 깎아 줬다. 물론 나머지 통행료를 내기위해선 내가 한푼 두푼 모아 얻은 나라를 팔아야 만 했다.


나라를 하나 둘씩 잃은 나에게 가장 큰 소득은 출발지점을 돌면 은행에서 나오는 월급 20만원이었다. 그 소득도 카드 뽑는 자리에서 ‘세금을 내시오’ 한마디면 몇 푼 남지 않았다. 그리곤 예전 유럽 라인 한편에 내 나라가 있었음을 기억하며 또 다시 주사위를 굴린다. 출발점의 월급만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written by 선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해적단

댓글을 달아 주세요